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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스카이 로드 (1993)

by 눈다랑어 2021. 7. 9.

 

인터넷으로 무료 통화가 가능하다고?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 스카이프의 등장은 일대 혁신이었다. 지금은 디스코드를 많이 사용하지만, 디스코드도 스카이프가 없었다면 지금 같은 형태로 개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스카이프의 제작자들은 블루문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블루문에서 가장 유명한 히트작이 오늘 소개할 스카이 로드(1993)다.

 

<스카이 로드>는 <코스모나우트, 1990>의 리메이크 게임으로 출발, 단순히 옛 유산을 답습하는 선에서 끝내지 않고 아예 새로 만든 수준으로 게임플레이를 향상시켰다. 당신이 90년대 중후반 PC 게임을 즐긴 세대였다면 한 번쯤은 해봤을 가능성이 높다. 프리웨어였기 때문에 보급률이 높았고, 영어를 몰라도 될 정도로 규칙이 직관적이다. 게이밍 환경이 열악한 국내에서도 흥행 조건은 다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클리어 횟수를 알려주는 기능

Red Heat부터 Druidia까지 총 30개의 스테이지가 있고, 스테이지를 깨면 옆에 ●가 하나 늘어난다. 즉, The Earth의 2탄까지 클리어한 것. The Earth 3, Druidia 1, 2, 3의 난이도는 제 정신이 아니다. 게임을 깨는 것만이 그 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못 깰 수도 있지.

 

언뜻 보기에는 레이싱 게임 같지만 실제로는 플랫포머 게임이다. 

연료와 산소가 떨어지기 전까지 전진 & 점프를 통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규칙.

 

저 반원 안에 정확하게 들어가야 골인이다.

만약 반원 위로 점프해서 도착점에 도달한다면 얄짤 없이 재시작이다.

 

Road Completed = 클리어!!

영어로 된 게임이지만 언어는 전혀 몰라도 상관 없다.

어차피 스토리도 없다. 

 

키 설명

상하좌우 스페이스만 사용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파랑 

- 연료, 산소 공급

 

옅은 녹색 

- 속도가 빨라짐 

 

진한 녹색 

- 속도가 느려짐

 

진한 회색 

- 좌우 조작이 불가능.

이미 좌우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블럭에 닿게 되면 닿기 전에 누르고 있던 방향으로 미끄러짐

 

옅은 빨강 

- 닿으면 폭사

 

조금씩 맵이 복잡해져 간다.

슬슬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시작하는 시점.

 

모르면 죽어야 하는 곳

이쯤부터 난이도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힌트를 주지만 속도를 유지하면서 지형지물, 계기판 등을 보고 쉽게 알아채기란...

 

 

* 스테이터스 설명

GRAV O METER 위의 숫자 = 중력 (스샷에선 500으로 표기)

: 중력에 따라 점프의 폭이 달라진다. 심한 경우에는 점프가 불가능한 스테이지도 있다.

 

O2 = 산소

: 산소가 부족하면 그 시점에서 게임 오버다. 

너무 천천히 가면 산소가 다 떨어질 수 있다.

 

FUEL = 연료

: 연료가 부족하면 그 시점에서 게임 오버다.

대부분의 경우 연료가 부족하진 않지만, 이를 이용한 악랄한 스테이지가 몇 개 있다.

연료 공급 발판을 밟아줘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JUMP O MATSER = 점프 마스터 시스템

: 닿지 않을 것 같은 거리를 가까스로 넘거나, 넘어갈 것 같은 거리를 가까스로 착지할 때 점프 마스터 위의 IDLE 표시가 IN USE로 바뀐다. 이 시스템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원리를 알기 어렵다. 

점프 마스터가 타임어택(최소 시간으로 클리어) 같은 것에만 쓰인다면 몰라도 상관 없겠지만, 최종 맵인 DRUIDIA에서는 필수로 써야하는 테크닉이다.  

 

암기가 필수적인 게임

진입로가 세 개나 있지만 하나만 정답이다.

 

난이도가 미쳐버리는 분기점 (디 어스 3)

산소가 빠르게 소진되서 도중에 충전해야 한다. 산소를 충전할 수 있는 발판은 양 사이드에 하나씩 번갈아 가며 나온다. 좌우로 와리가리를 해야 산소가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데, 지형이 일자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점프하지 않으면 위로 넘어갈 수 없다. 

 

이 맵은 중력이 강해 낮은 점프만 가능하다. 언덕을 넘어가는 것조차 버겁다. 여기에 속도 저하 발판까지 있다. 다른 맵이었다면 이게 뭐 대수냐 싶겠지만, 이 맵에서는 일정 속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산소 발판을 밟기 전에 산소가 소진된다. 이전 맵과는 차원이 다른 매운 맛을 보여준다.

 

모든 스테이지가 개방되어 있어, 처음부터 최종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도 있다. 

<스카이 로드>는 조작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마치 입력 지연(인풋 딜레이) 같은 현상이 느껴지는데, 엄밀히 말하면 입력 지연이라기보다 점프 후딜이 큰 관계로 점프 입력이 무시되는 문제가 크다.

 

분명 재미 없는 게임은 아니다.

좌측 맵까지는 꽤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몇 번 죽기 시작하면 벌써부터 심술이 난다. 모르면 죽는 레벨 디자인, 점프 후딜로 인해 점프가 불가능한 특정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까지. 어느 순간 내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건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지 모르게 된다.

 

 

 

 

평가 점수 : 

3D 게임이 별로 없던 시절, 3D 공간 감각을 느끼게 해준 게임.

단순하고 재미있지만, 어느샌가 스트레스가 재미를 넘어서는 순간이 있다.

 

난이도가 어려워도 좋은 게임은 수두룩하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가 않다.

처음부터 모든 스테이지가 열려 있으니 ''뒤에 뭐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다. 어차피 스토리도 없다. 난이도로 악명이 자자한 게임들과 비교해보자. <악마성> <마계촌> <닌자용검전> 같은 게임들은 어렵지만, 패턴을 익히면 1코인으로 게임을 깰 수 있게끔 디자인되었다. 반면 이 게임은 패턴을 숙지해도 무수히 죽는다. 체력 개념 없이 한 번의 실수가 게임 오버로 직결되는 데다가, 입력이 씹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이 게임을 노다이로 깨는 사람이 있긴 있을까?

 

Druidia Roads 3는 점프 마스터 활용이 필수적이다. 

자유자재로 쓰려면 리듬감 있게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그러나 리듬게임의 올 퍼팩트 같은 것을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화면을 보고 플레이하면 반응이 밀린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칼 타이밍 입력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감에 의존하는 플레이란... 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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