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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성 드라큘라 X 월하의 야상곡 (1997) 나는 음반을 모으는 걸 좋아한다. 음악을 듣는 걸 원체 좋아하기도 하지만, 음악을 틀어놓은 채 앨범의 커버를 감상하고, 수록곡을 확인하고, 가사를 감상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전부 사랑하기 때문이다. 실은 게임에게도 통용되는 문장이다. 게임이 로딩되는 동안 커버를 들여다봤다. 수려한 장발의 미남이 검을 든 채 근엄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중세의 고딕 화풍을 연상시키는 그림. 인물의 너머로 성의 실루엣이 보인다. 아마 드라큘라의 성일 것이다. 그런데 성의 물리적인 공간의 깊이감보다는 인물의 아우라와 강인한 의지가 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배경의 표면에는 거친 질감이 느껴지고 그 위에 무언가를 덧칠한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는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중세 성화 속 인물들처럼 희로애락을 초월한 존.. 2026. 10. 25.
별의 커비 슈퍼 디럭스 (1996) 게임을 켜자 식당 메뉴판을 보는 것 같았다. ‘봄바람과 함께’, ‘하얀 날개 다이나 블레이드’, ‘격돌! 먹보 레이스’, ‘동굴 대작전’. 스테이지를 고르는 화면 같기도 하고, 작은 게임을 묶어놓은 합본 같기도 했다. 각자 제목이 있고 시작하는 화면도 따로 있었다. 나는 초보자 추천 메뉴 ‘봄바람과 함께’를 골랐다. This Korean-language review of Kirby Super Star (1996) is based on the original Japanese Super Famicom version. It explores how learning a Copy Ability’s different moves opens up new ways to race, hunt for treasure, and.. 2026. 10. 19.
데몬즈 블레이존 (1994) ‘게임을 종료합니다.’ 나는 그 항목을 고르지 않았다. 《데몬즈 블레이존》의 게임 오버 화면에서는 재도전하거나 월드맵으로 다시 나갈 수 있었다. 정 어려우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됐고, 해볼 만하다 싶으면 몇 번이고 부딪혔다. 내게는 끝까지 해내겠다는 마음뿐이었다. For English readersThis is a Korean-language review of Demon's Crest (1994), known in Japan as Demon's Blazon, for the SNES / Super Famicom. I discuss how new crests and abilities change combat and reward revisiting earlier stages, alongside the frust.. 2026. 10. 18.
악마성 드라큘라 X 피의 론도 (1993) 스테이지 2를 끝내고 3에 도착했다. 그런데 스테이지 선택 화면을 열어보니, 새로 열린 스테이지가 옆자리에 없었다. 1과 2는 나란히 붙어 있는데 3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2에 커서를 놓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지역을 가리키는 표시가 나왔다. 1 아래에도 다른 길이 있었다. 분명 앞으로 나아가며 보스를 쓰러뜨렸는데, 나는 어느새 옆길로 새고 있었던 모양이다. This Korean-language review revisits the original PC Engine CD version of Castlevania: Rondo of Blood. I explore hidden routes, discover Maria’s agile playstyle, and return to Richter to see how.. 2026. 10. 17.
로켓나이트 어드벤처 (1993) 단 3점. 《로켓나이트 어드벤처》에 내가 내린 결론이다. 로켓을 다루는 재미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게임이다. 적은 수의 버튼으로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날아가고, 벽에 튕기면서 당구공이 된 기분을 경험하거나, 무적 판정을 앞세워 적에게 돌진하는 재미가 탁월했다. 그런데 후반에는 구간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모든 기회를 소진했다. 첫 스테이지부터 다시 기어 올라오면서 지치고 좌절감이 늘어갔다. 기술이 재미있어도 끝까지 가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For English readers:This is a Korean-language review of Rocket Knight Adventures (1993) for the Sega Genesis / Mega Drive. It explores how Spa.. 2026. 10. 16.
악마성 드라큘라 (1991) 샹들리에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오르간이 울렸다. 우아한 선율인데도 복도를 걷는 동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방에 들어서자 한순간의 정적, 거대한 샹들리에가 삐걱거리며 좌우로 흔들렸다. 뒤이어 현악과 피아노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화려한 음악 아래로 삐걱거림이 계속 들렸다. 샹들리에가 가장 높이 올라가 방향을 바꿀 때면, 길게 이어지던 삐걱거림에 턱 막히는 듯한 소리가 섞였다. 화음이 바뀌는 순간과 이 끊김이 자주 겹쳐 들렸다. 중간에는 조금 어긋나기도 했다. This Korean-language review revisits Super Castlevania IV through its swinging chandeliers, rotating rooms, and eight-directional w.. 2026. 10. 5.
악마성 드라큘라 (1986) 《악마성》에서는 채찍이 닿는 거리에 적이 들어왔다고 안심할 수 없다. 공격이 빗나가면 그 동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적에게 얻어맞으면 넉백으로 낭떠러지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채찍을 휘두르는 법은 금방 익혔다. 어려운 것은 언제 어디에서 휘둘러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아는 일이었다. For English readers :This is a Korean-language review of the original Castlevania for Famicom/NES. It examines how whip timing, enemy movement, and the risk of being knocked into a pit make the choice of where to fight matter, and ho.. 2026. 10. 4.
별의 커비 꿈의 샘 이야기 (1993) 게임을 켜고 화장실을 다녀오자 커비가 적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입에 넣은 적을 꿀꺽 삼키더니 갑자기 불을 뿜었다. 화면 아래에는 커비가 불을 내뿜는 그림과 함께 FIRE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셀렉트를 누르면 능력을 버릴 수 있었고, 다른 적을 흡수하면 검을 휘두르거나 몸에서 전기를 뿜었다.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나도 따라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A Note for English ReadersThis Korean-language review revisits the Famicom/NES game Kirby’s Adventure (1993) more than thirty years after the author first encountered it. Rather than summarizing .. 2026. 9. 19.
별의 커비 (1992) 높은 곳에서 떨어진 커비가 얼굴부터 바닥에 처박혔다. 철푸덕. 쿠션을 떨어뜨린 것처럼 엎어졌다가 살짝 튀어 오른다. 저렇게 떨어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다시 몸을 일으켜 걷는 모습을 보니 우스워 보였다. 동그란 몸에 짜리몽땅한 팔다리를 붙인 이 녀석은 움직일 때 더 귀여웠다. A Korean-language review of Kirby’s Dream Land (Game Boy, 1992). Kirby’s first adventure is short and welcoming, but Extra Mode made me relearn enemies I thought I knew. I look at those changing attack patterns, the charm and frustrations .. 202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