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90년대, 철저한 내수용 게임이 3년 만에 110만장을 팔았다. 또한 이 게임과 관련된 매출이 5년 만에 100억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바로 도키메키 메모리얼 이야기다.
도키메키 메모리얼은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미연시라는 표현은 아마 이 게임에서 따온 용어일 가능성이 크다. 흔히 '미연시'는 미소녀와의 연애를 소재로 한 소설 형식의 게임을 지칭한다. 그러나 '연애 시뮬레이션'와 '미연시'는 엄밀히 말해 다른 용어인데, 리뷰에 앞서 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주인공 케이마는 미소녀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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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 게임 장르 전반을 아우르는 표현은 없을까?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통칭 미연시라는 표현은 이상합니다.
흔히 미연시라고 부르는 게임 중에 시뮬레이션적 성격이 있는 게임은 거의 없거든요. 대부분 일러스트와 보이스, 글과 선택지만 존재할 뿐이죠. 그렇다면 미연시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게임은 없을까요? 완벽한 시뮬레이션은 아니지만 <도키메키 메모리얼>이 그런 게임입니다. 정해진 이야기를 밟아가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데이트 약속, 날짜, 장소, 대상을 선택할 수 있고, 주인공의 스테이터스를 자유롭게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런 식의 게임들은 극히 소수입니다.
한 편 '비주얼 노벨'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텍스트가 화면을 덮어버린다고 해서 부르는 명칭이죠. 투하트가 비주얼 노벨에 딱 부합하는 게임입니다. 그럼 <클라나드>는 어떨까요? <클라나드>는 <투하트>와 동일한 장르로 봐도 무방하지만, 텍스트가 화면을 덮어버리는 게임은 아닙니다.
<제절초>나 <카마이타치의 밤>은 어떨까요? 분명 화면을 덮어버릴 만큼 스크립트가 많은 게임이지만, 미소녀와의 연애가 중심이 아니죠. 비주얼 노벨은 <시즈쿠>에서 출발한 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따져보면 <카마이타치의 밤>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즉, 장르로서의 의미보다는 마케팅적 성격이 강한 용어입니다. 더 포괄적인 개념인 텍스트 어드벤처도 있지만, 이것도 장르 전반을 다 아우르진 못합니다.
<드래곤 나이트 4>는 RPG에 성적 요소를 섞은 게임입니다. 시뮬레이션이 아니니 미연시로 분류할 수도 없고, 텍스트 어드벤처라 부를 수도 없죠. 그렇다면 성인게임 혹은 에로게(야겜)로 부르는 건 어떨까요? <클라나드> <도키메키 메모리얼> <러브플러스> 같은 게임은 전연령 대상 게임입니다. 미연시, 성인게임, 텍스트 어드벤처, 비주얼 노벨... 그 어떤 표현도 <클라나드> <도키메모> <드래곤 나이트 4>를 같은 장르로 묶을 수 없습니다.
일본에선 에로게나 갸루게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갸루게란 걸 게임, 즉 소녀가 나오는 게임을 말합니다. 여성향 게임이나 30-40대 여성이 나오는 게임들은 갸루게가 아닌 걸까요? 롤플레잉, 플랫포머, FPS 같은 장르명과 달리 소녀가 나오는 게임(갸루게, 걸 게임)이라는 분류 방식은 이상합니다. <구루민>의 주인공은 소녀지만 아무도 이 게임을 갸루게로 보진 않죠.
그럼 연애 게임이나 연애 어드벤처 같은 표현은 어떨까요?
<동급생> <투하트> 같은 게임은 몰라도, <노노무라 병원 사람들> <이사쿠>를 연애 게임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연애가 가능하다고 해서 연애 게임으로 분류한다면 <매스 이펙트 2>도 엄연한 연애 게임입니다. 이 분류는 여러모로 이상하지요.
반례가 하도 많아 '미연시'를 포괄적으로 부를만한 용어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미연시, 갸루게를 쓰자니 용어 자체가 모순이지요. 앞으로는 이런 게임을 언급할 때 미연시라는 표현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텍스트 어드벤처, 연애 어드벤처, 연애 게임, 성인 게임, 미소녀 게임 등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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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메키 메모리얼>(이하 도키메모) 이전까지 연애 시뮬레이션은 생소한 장르였지만, 그 이전에 연애게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성인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꾼 <동급생>, 육성 게임이자 연애가 들어간 <프린세스 메이커>, 문제아를 졸업시키는 게임이지만 연애가 들어간 <졸업> 같은 게임들이 있었다. 그러나 <도키메모>와 가장 유사하다고 느낀 게임은 따로 있었는데, 테크모폴리스에서 출시된 <첫사랑 이야기, 1992>라는 게임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자신을 육성하여 첫사랑에게 고백하는 게임'
<첫사랑 이야기>는 컨셉이 기똥차지만 내용물은 형편 없는 게임이었다. <첫사랑 이야기>는 웹에서 정보조차 보기 힘든 전형적인 '잊힌 게임'이지만, 같은 컨셉을 내세운 <도키메모>는 전설이 되었다.
<도키메모>는 시뮬레이션 게임 만큼의 현실성과 자유도는 없지만, 다른 연애게임에 비해 공략성이 높아 시뮬레이션적 성격이 뚜렷하다. PC엔진 소프트 중 미소녀 게임이 잘 팔리길래 착안했다는 게임, 어떻게 연애게임 같은 마이너 장르로 빅 히트를 칠 수 있었는지 그 원동력을 알아보기로 하자.
이 시절 PC엔진이 한 물 가긴 했어도 애니메이션 표현 만큼은 훌륭했다.
게임샵 전시용 최적화 콘솔.
PC엔진 시절에도 입소문이 돌던 게임이지만,
PS1의 높은 보급률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한 버전이다.
국내에서는 <두근두근 메모리얼>이라는 이름으로 PC판이 정발되었으며, PS1판을 베이스로 한 버전이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한국어 더빙에 무난한 번역을 보여줬지만, 어떤 이유인지 잘 팔리진 않았던 모양이다. 1994~95년에 나온 게임을 1998년에 수입한 탓이었을까, 홍보가 안 됐던 걸까.
PC엔진과 PS1판은 게임성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오프닝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난이도다. PS1판은 폭탄이 생겨도 약속을 잡으면 약속 날까지 폭탄이 안 터지지만, PC엔진판은 약속을 잡아도 폭탄이 터질 수 있어 일정 관리가 빡빡하다.
버전 별 주요 특징
ⓐ 높은 난이도, 원본을 선호한다면 PC엔진
ⓑ 가장 기준점이 되는 버전은 PS1, 한국어판도 PS1을 기준으로 한 버전이다.
ⓒ 추가 요소가 많고,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버전은 새턴.
* 이 리뷰는 PC엔진판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첫 화면에서 이름, 별명, 생일, 혈액형을 정할 수 있다.
디폴트 네임은 나가야마 카즈히로, 별명은 토시린이 되었다.
* 일부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내 이름은 나가야마 카즈히로
이곳 사립 키라메키 고교의 신입생이다.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1지망 학교에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
기분 최고야. 짝사랑하는 후지사키 시오리와 같은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으니까.
「 사실 그녀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꿉친구이고, 집도 가까웠었는데...
나와 비교하면 천지 차이. 그래서 아직까지 친구 이상의 관계는...
「 이봐,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난 사오토메 요시오, 잘 부탁해
여자A :
「 아 왔다!
여자B :
「 멋져~
사오토메 :
「 뭐지? 갑자기 여자들이 소란스러운데
「 제군. 기다리게 했군
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사장의 핏줄인 이주인 레이다
같은 클래스의 남성 제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뭐, 사이좋게 지내자구
사오토메 :
「 이주인이라니, 그 부자인가...
싫은 클래스에 와버렸구만
후지사키 :
「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이름은 후지사키 시오리입니다
취미는 음악감상으로 클래식 같은 걸 좋아합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사오토메 :
「 귀, 귀엽다. 후지사키 시오리라..
이 클래스라서 다행이야
앗, 지금 네 쪽을 봤어. 쟤랑 아는 사이야?
나가야마 :
「 알고 자시고 소꿉친구인 걸
사오토메 :
「 헤에 그랬구나...
쟤 생일은 며칠이야?
나가야마 :
「 12월 24일
(플레이어가 시오리의 생일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사오토메 :
「 혈액형은?
나가야마 :
「 O형
사오토메 :
「 취미는?
나가야마 :
「 음악감상이라고 말했잖아
사오토메 :
「 앗, 그렇구나
쓰리 사이즈는?
나가야마 :
「 그런 거 몰라
사오토메 :
「 좋아, 체크다 체크
나가야마 :
「 너, 그 메모장. 여자들에 대한 정보로 가득 차있네...
사오토메 :
「 뭐, 여자들에 대한 정보라면 나한테 연락해.
힘이 되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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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성학 박사 사오토메 요시오 선생과 함께 신나는 고교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게임을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건강, 문과, 이과, 예술, 운동, 잡학, 용모, 근성, 스트레스를 관리하면서 여성들과의 관계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 활동, 데이트, 시험, 문화제, 수학여행, 체육대회, 전국체전이 있고 최종적으로 장래를 결정하는 선택도 하기 때문에 고교 시뮬레이션이라고 봐도 문제없을 것 같다.
이렇게 말했지만 내 고교시절에 여자친구는 없었다.
애초에 남고였는걸...
체육 계열은 매달 3주째 일요일에 부 활동을 꼭 해야 한다. 안 가면 짤리니 주의.
부 활동을 하면 여러 혜택이 있는데, 가장 체감되는 건 능력치를 올리기 쉽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상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 데이트를 불러낼 수 있다. 이는 다른 연애게임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며, <도키메모>가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이트를 신청하려면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아야 한다. 전화번호가 없다면 사오토메에게 전화번호를 얻어야 한다. 번호를 알려준 적 없는 남학생이 우리집으로 전화를? 소름 끼치는 일이지만 게임 속에 그런 묘사가 없다.
데이트 약속을 잡을 때 운이 나쁘면 약속이 있다며 거절하는데, 이 게임은 저장 타이밍이 제한되기 때문에 재시도를 하려면 오래 전 데이터를 불러와야 한다. 따라서 세이브 로드를 반복해 최상의 결과값을 얻는 게 부담스럽다. 전화를 하면 주말 일정을 소모하게 된다. 데이트 제안에 까이면 다음주에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한다. 연속으로 까이면 일정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표정과 대사로 데이트 만족도를 알 수 있다. 데이트는 약간의 대사와 선택지(호감도에 영향)만 나오는 정도로 상당히 심심하지만, 특정 조건을 맞추면 데이트 도중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인공 스탯도 찍고 데이트도 하다보면 이렇게 체육대회가 찾아온다.
이인삼각, 이어달리기, 기마전 등의 종목 중에서 이어달리기를 선택. A B 버튼을 차례로 눌러 앞으로 진행하면 된다. 보기에는 쉬워보이는데 1등은 따놓은 당상 아닐까?
근성 스탯을 올려야 체육대회에서 입상할 수 있는데, 시오리랑 놀러다녔더니 꼴등을 하고 말았다.
학교 모양 커맨드(빨간 원)를 실행하면 부 활동을 할 수 있다.
취주악부에서 신바람이 난 주인공. 열심히 스탯을 갈고닦자.
후지사키 :
「 앗, 카즈히로 군. 돌아가는 거야?
시오리와 주인공은 서먹한 사이처럼 묘사되지만, 성이 아닌 이름을 불러주는 걸 보면 아직 희망은 있는 것 같다. 혹시 이거 그린라이트 아닐까?
① 함께 하교할래?
② 그래. 그럼 이만
당연히 ①을 선택하자. 시오리도 이 정도는 받아주겠지.
후지사키 :
「 함께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소문날까봐 부끄러운데...
하교조차 거절하는 철벽녀 시오리.
이 대사를 보고 시오리의 안티가 되거나, 오기로라도 시오리를 정복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당황스럽지만 시오리 공략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자.
이번주 일요일 시간 비냐고 물어보는 시오리.
조건을 갖출 때마다 새로운 히로인이 출연한다.
새로운 히로인이 출연할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니 주의.
근성 스탯을 올리던 도중 니지노 사키와 알게 되었다.
니지노 :
「 게임 센터에 가지 않을래?
거절하면 사키한테 찍힐 것 같고, 거절 안하자니 시오리 공략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
일단 데이트 약속에 응하기로 하는데...
데이트 할 때 옷을 어떻게 입고올까 기대하는 즐거움이 있다.
미흡한 도트 그래픽을 보고 있자면 코나미가 이 게임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 사람들도 이렇게 대박날 거라곤 상상도 못 했겠지.
같이 하교하자는 말에 흔쾌히 받아주는 사키.
시오리가 아니라 사키를 공략했어야 했나?
니지노 :
「 그러고보니 곧 문화제네
히로인과 하교하면서 문화제, 시험 등등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얻을 때가 있다.
① (문화제에) 여학생과 함께 갈까?
② 혼자서 간다
①을 고르고 시오리와 함께 가보도록 하자.
문화제는 문예부처럼 볼 게 없는 곳이 있고, 볼거리가 풍성한 부도 있다.
예를 들어 연극부를 가면 아예 연극을 통째로 보여준다. 예쁜 소꿉친구랑 연극도 보고 잘났어 정말.
이과 스탯을 올리다가 히모오 유이나가 나타났다.
첫 만남부터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유이나.
미술 스탯을 올리다가 카타기리 아야코가 등장.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영어를 섞어쓰는데, 역전(前) 앞이나 예뻐, 뷰티풀!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소가 나온다.
문과 스탯을 올리다가 키사라기 미오가 나타났다.
전형적인 문학소녀. 히로인이 많이 등장하니 재밌어질 것 같지만, 내가 대시하는 히로인 외엔 다 방해물일뿐.
시오리는 보통, 유이나/아야코/사키는 약간 나쁨 상태이다.
여기서 자신이 알고 싶은 히로인의 정보를 캐묻으면,
전화번호, 생일, 혈액형, 부활동, 쓰리 사이즈까지. 사오토메 자식 대체 뭘 캐고 다니는 거야.
사키는 운동부의 아이돌로 취미는 요리. 운동을 하는 것보다 보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어떤 스탯을 얼마냐 올렸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그동안 운동만 죽어라 했는데 왜 체육시험은 안 보냐고~
3등 : 후지사키 시오리
31등 : 키사라기 미오
38등 : 히모오 유이나
41등 : 이주인 레이
106등 : 카타기리 아야코
121등 : 나가야마 카즈히로 (주인공)
130등 : 니지노 사키
197등 : 사오토메 요시오
사오토메보다 성적이 좋은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이주인 가의 저택에서 파티가 열린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고 입구 컷 당하는 주인공.
나가야마 :
「 메리 크리스마스!!
아아, 즐겁다
너무나 즐거운 혼자만의 크리스마스.
새해가 밝았다.
혼자서 새해 첫 참배를 갈 순 없지. 시오리와 가자.
후지사키 :
「 미안해. 옷을 입는데 시간이 걸려서...
신사에 가서 학업운, 연애운 등을 빌 수 있는데 우선 연애운을 올려보기로 했다.
시오리랑 잘 되게 해주세요.
후지사키 :
「 함께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소문날까봐 부끄러운데...
연애운을 빌면 잘 될 줄 알았는데 시오리가 철벽녀이긴 한가보다.
분명 데이트도 잘 받아주고 행실 바르고 잘 대해주고 다 좋은데, 왜 하교할 때만 냉혹한 걸까? 겉과 속이 다른가?
이주인 :
「 오늘은 발렌타인이군.
너에게는 당할 수 없겠지만, 나도 조금 받았어
아니, 이 인간이 진짜.
초콜릿을 먹고 상태를 레포트로 제출하라는 유이나.
대체 초콜릿을 뭘로 만든 건지 두려워진다.
손수 만든 초콜릿을 받았다.
친하지 않아도 사키의 친절함이 묻어나오는 대목.
미오에게 초콜릿을 받았다.
표정 보니 의리로 줬네... 에잉.
의리 초콜릿이라고 못 박는 아야코.
많은 초콜릿을 받았지만 시오리에겐 의리 초콜릿조차 받지 못했다...
후지사키 :
「 최근 지성이 얼굴에 배어나오는 것 같아.
학업 커맨드를 실행해서 전부 성공하게 되면 시오리가 등장해 칭찬을 해준다.
이렇게 말하면서 데이트는 받아주고, 하교는 까이고, 초콜릿은 안 주고...
사오토메 집에 전화하면 여동생이 먼저 받기 때문에, 여동생의 등장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사오토메 유미는 어린애 같으면서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다른 히로인 공략에 방해가 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유미를 아예 등장하지 않게 막아버리기도 그렇고, 환장하겠네.
코시키 유카리는 부잣집 딸래미로, 말투가 굉장히 나긋나긋하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고자 이랬던 모양인데, 말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좋겠다. 답답하다.
"요즘 학교에서 이상한 소문이 도는 것 같다" 라는 메시지가 돌면 이제부터 본게임 돌입이다.
사오토메에게 전화하면 폭탄이 그려진 캐릭터가 있는데, 스샷에서는 시오리에게 폭탄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폭탄을 방치하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히로인의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 어떻게? 데이트를 하면 된다.
시오리에게 붙은 폭탄을 제거했더니 유이나, 아야코, 사키에게 폭탄이 생겼다.
바로 이 점이 이 게임의 딜레마다.
나는 분명 시오리와 잘 되고 싶은데, 다른 히로인에게 폭탄이 생기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니지노와 데이트하면 당연히 니지노의 호감도가 오른다. 호감도가 높아지다 보면 자연스레 시오리 공략이 멀어지게 된다.
* 이 다음부터는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핵심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인연이 별로 없는 히로인이라도 폭탄이 생긴다. 왜 삐친 거지? 접점 자체가 별로 없거늘...
폭탄이 생긴 히로인과 데이트하려고 해도 전화번호가 없으면 말짱 꽝. 사오토메에게 전화번호를 얻어야 한다.
문제는 사오토메에게 전화한 순간 한 턴이 날아가기 때문에 데이트 제안은 그 다음주에나 가능해진다. 힘들게 데이트를 제안해도 히로인이 약속이 있다고 데이트를 거부할 수도 있다. 운이 나쁘면 이럴 수도 있다.
ⓐ 폭탄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됨
ⓑ 사오토메에게 전화해 누가 폭탄이 생겼는지 알아냄
ⓒ 폭탄이 생긴 히로인이 2명 이상인데 둘 다 전화번호를 모른다면 큰일이다. 한 번에 전화번호 한 개만 알려주기 때문.
ⓓ 폭탄 1호의 전화번호를 알아냄 (1주 경과)
ⓔ 폭탄 2호의 전화번호를 알아냄 (2주 경과)
ⓕ 폭탄 1호와 데이트 약속을 잡는데 거절 당함 (3주 경과)
ⓖ 폭탄 1호와 데이트 약속을 또 잡는데 거절 당함 (4주 경과)
ⓗ 폭탄 1호와 데이트 약속을 잡음 (5주 경과)
ⓘ 폭탄 1호와 데이트를 한다 (6주 경과)
ⓙ 폭탄 2호와 데이트 약속을 잡는데 거절 당함 (7주 경과)
ⓚ 폭탄 2호와 데이트 약속을 잡는데 거절 당함 (8주 경과)
ⓛ 제한 시간이 다되서 폭탄 2호의 폭탄이 터짐 (9주차)
초대 PC엔진판 기준으로 폭탄은 대충 2개월 뒤에 터진다고 보면 된다.
나중에 나온 이식작들은 데이트 약속을 잡으면 폭탄이 터지지 않지만, 초대판에서는 기간이 지나면 데이트 약속을 잡았더라도 폭탄이 터진다. 초대작이 어렵다는 게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3등 시오리, 14등 주인공.
성적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이제 연애전선만 사수하면 되겠다.
이놈의 폭탄을 어쩌지?
여름 방학 때는 못 가보던 곳도 갈 수 있고, 요시오가 불러내기도 한다.
그것도 여자 두 명과 함께.
요시오 :
「 와서 다행이지? 감사하라고
유원지에는 관람차, 제트 코스터, 유령의 집이 있고 각각 자신이 원하는 히로인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세 선택지 모두 시오리를 선택. 시오리는 유독 제트 코스터가 좋은 것 같다. 청룡열차 재밌지.
수학여행도 갈 수 있다.
교토&나라, 오키나와, 훗카이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자유행동 때 같이 다닐 히로인을 선택할 수 있다. 당연히 시오리를 선택.
수학여행 중에는 턴제 RPG 스타일의 전투가 발생하는데, 부활동을 열심히 했다면 오의를 써먹을 수도 있다.
시오리와 데이트도 하고,
프로레슬링 하는 곳에 끌려왔다. 원치 않는 데이트도 감수해야 하는 주인공.
카가미 미라와의 첫 만남.
어떻게 하면 이렇게 넘어져요?
미라는 주인공의 용모(외모)가 높아지면 출연한다.
외모와 몸매가 가장 뛰어난 캐릭터로, 여왕님 컨셉에 자뻑이 심한 편이다.
능력치를 높여 이주인 가의 파티에 초대받았다.
고등학생인데도 스펙 낮으면 초대도 못 받는 세상.
파티에서 시오리도 만나고,
눈 감을 때 찍어서 이상하게 나왔다.
시오리와의 데이트.
얼굴을 붉히는 걸 보니 이거 완전 넘어왔구만.
후지사키 :
「 앗, 그러고보니 이 공원 아니야?
엄마 몰래 멀리 공원에 간 적이 있었잖아
그런 적 있었어. 잘 기억하고 있으니까.
예를 들면 큰 연못에 빠질 뻔했던 것이라던가...
소꿉친구 캐릭터성을 어필하는 장면.
이처럼 데이트 장소, 시기에 따라 특별한 이벤트를 경험할 수도 있다.
ⓐ 진학
ⓑ 취업
ⓒ 다른 사람의 진로를 조사한다
진로 희망도 정해야 한다.
어렴풋이 고교 시절이 생각나는 장면.
선생 :
「 네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류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거다
예술 커맨드를 눌렀더니 시오리가 보인다.
이처럼 자기 개발에 매진하면 시오리가 옆에서 응원해줄 때가 있다.
후지사키 :
「 멋진 그림이네. 완성되면 보여줘
(미술 공부를 잘 해냈을 때)
후지사키 :
「 최근 잘생겨진 것 같네
(용모 가꾸기를 잘 해냈을 때)
은연 중에 시오리 공략의 포인트를 본인이 알려주는 셈.
그새 생긴 폭탄.
아야코, 미라는 데이트를 별로 안 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우호도가 높다.
어쨌든 유이나, 유카리, 유미의 폭탄을 제거하는 게 우선.
이번주 일요일 시간 비냐고 물어보는 유미.
폭탄 생겨서 난감했는데 마침 잘됐네.
갑자기 해괴한 머리를 한 여학생과 부딪혔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리를 피하는 그녀. 모르는 여자가 음성 메시지를 남길 때가 있는데, 목소리가 수수께끼의 여학생과 똑같다. 대체 뭐하는 처자일까.
카가미 :
「 이런 장소는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은 용서해줄게
말투, 행동 하나하나 여왕님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히로인들의 우호도를 체크. 시오리가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빨간 테두리)
그런데 미라의 상태가 좀 이상한데? (녹색 테두리) 이 게임의 진짜 무서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도키메모>는 자신이 히로인에게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히로인에게 고백을 받는 게임이다. 가장 호감도가 높은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고백하는데, 과연 잘 될런지...
드디어 문화제. 이번엔 연극부의 공연을 보러왔다.
당연히 시오리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내용이 우스꽝스럽게 바뀌었다.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지켜보는 자잘한 재미가 있음.
후지사키 :
「 기억나?
나도 이제야 생각이 난 건데... 확실히 이쪽
나가야마 :
「 이봐 시오리. 어딜 가는 거야
후지사키 :
「 앗, 있다
후지사키 :
「 이거 기억나?
10년 전에 같이 키 쟀던 흔적이야
후지사키 :
「 그 때는 언제나 함께 놀았었는데, 언제부터일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겠지. 또 그때처럼...
부르지 않아도 시오리가 찾아왔다.
후지사키 :
「 실은 나, 신님에게 용기를 달라고 빌었어
왜냐하면 졸업할 때...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이제 돌아가자.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거리.
무사히 시오리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후지사키 :
「 아, 토시린. 잠깐 학교 뒤쪽으로 와줬으면 해.
히로인과 사이가 좋아지면 주인공을 별명으로 불러준다.
나가야마 :
(이 장소라면 혹시, 초콜릿 이외에 무언가를...?)
후지사키 :
「 그게 말이지...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여기서 잠깐 기다려
미키하라 :
「 미키하라 메구미라고 해요
이, 이거 받아주세요...
초콜릿을 주고 부리나케 도망치는 메구미. 그동안 시오리랑 잘 되고 있어서 기대했는데, 학교 뒤켠으로 가보니 친구를 소개시켜 준단다. 시오리가 왜 이런 짓을? 그동안 그린라이트인 줄 알았는데 나 혼자 상상 속에서 시오리와 연애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여기 있는 건 어찌 알았는지 미라가 찾아와 초콜릿을 줬다.
초콜릿을 줄 때도 당당한 여자.
시오리 :
「 앗, 토시린.
아까는 미안해. 친구에게 부탁 받아서
「 이거, 모양이 썩 좋진 않지만
「 학교에서는 부끄러워서 건네줄 수 없었어
주인공 :
「 어째서?
시오리 :
「 그게...
특별한 마음을 담은 초콜릿이니까
주인공 :
「 어? 그러면...
시오리 :
「 그럼 이만, 또 보자
밀당 수준이 장난 아니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시오리를 믿어도 되는 건가?
대학입학시험,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만큼 결과는 따놓은 당상이다.
이제 장래는 정해졌고, 남은 건 시오리인데...
시오리와 데이트 도중 관람차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다.
무서워서 팔짱을 꼭 껴오는 시오리.
관람차가 다시 움직이자 주인공이 아쉬워한다.
요망한 여자. 선수네 선수.
드디어 고교 생활 3년이 훌쩍 지나갔다.
오늘은 졸업식, 사오토메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쑥스러워하지?
사오토메 :
「 실은 유이나와 사귀기로 했어
방구석 연애 전문가가 아니었구나 요시오.
나도 결실을 맺어야 될텐데.
졸업식이 끝났다
교장 이야기가 너무 길었어
나가야마 :
「 어랏, 책상 안에 편지가 들어있네
누가 보낸 거지?
[전설의 나무 밑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나가야마 :
「 이름은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군
그럼 빨리 가볼까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뛰어가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가즈아ㅡ!!
나무 옆에서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그녀.
드디어 3년간의 결실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밑에서부터 위로 쭉 올라가는 카메라 워크.
두근두근.
나가야마 :
「 카, 카가미 씨...
카가미 :
「 이런 곳으로 불러내서 미안해
나가야마 :
「 설마 카가미 상이 사과할 줄은
카가미 :
「 그렇게 놀랄 것까지는...
하지만 괜찮아, 내 이야기를 들어줘
.......
카가미 :
「 나, 중학교 때 이 마을에 왔어
전에 살던 마을에서 남자에게 몇 번이고 차여서...
그래서 이 마을에 왔을 때 다시 태어나자, 좀 더 모델같은 여자가 되서 남자들에게 복수를 해주고 싶었어
고생한 덕분에 남자들의 눈을 끄는 여자가 됐지
일부러 거만한 척 하면서 남자들에게 복수한 거야
주인공 :
「 그, 그랬구나...
카가미 :
「 처음엔 재미있었어
남자들에게 떠받들려지는 게 기뻤지
하지만 그런 걸로는 내 마음을 만족시켜주지 못했어
당연한 거였어, 자신을 속여가면서 마음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지
널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널 알게되고부터 이 사람이라면 지금의 내 모습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난 그때 자신을 버릴 용기가 없었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야 겨우 용기가 생겼어
네게 이런 여자라고 오해받은 상태로 졸업한다는 건 참을 수 없어
몇 십명의 남자들보다 너만 곁에 있어주면 돼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너뿐이니까
좋아해,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줘, 부탁이야
나가야마 :
「 그랬구나...
카가미 :
「 역시 난 안 되는 거구나
주인공 :
「 나로 괜찮다면...
카가미 :
「 정말! 기뻐
드디어 진정한 나를 되찾을 수 있어
주인공 :
「 근데 다른 남자들한테 미움받을 것 같은데...
카가미 :
「 괜찮아, 내가 선택한 사람인 걸. 아무도 불만은 없을거야
주인공 :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좀 걱정인데
이렇게 해서 나의 고교생활 3년은 막을 내렸다
생각해 보면 운동 뿐인 고교생활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졸업해서 다행이야
일류대학에 합격도 했고, 뭐 딱히 할 말이 없네.
카가미는 모델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녀는 인기가 많을 것 같아 걱정되기는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 것이다
이 학교의 전설이 영원한 것처럼 우리의 사랑도 영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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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때 느낀 감정이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전설의 게임으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다.
주인공은 시오리를 쫓아 입학했고, 오프닝에서도 시오리가 잔뜩 등장하며, 내가 뭘 해도 시오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시오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푸쉬, 대부분의 유저는 이 캐릭터를 한 번쯤은 공략해봤을 것이다.
막상 시오리를 노리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전설의 나무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다른 사람이었다.
나는 시오리를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의 고백을 거절할 수 없다. 새치기 고백을 당한 것이다.
<도키메모>는 내가 히로인을 공략하는 것 같지만, 히로인이 나를 공략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많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분명 시오리와 분위기도 좋았고 호감도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미라의 호감도가 시오리 이상으로 높았던 걸까? 다시 도전해보자.
아무래도 시오리의 호감도를 효과적으로 올리지 못했던 게 패인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호감도를 쌓을 수 있을까? 혹시 클럽 활동을 같이 할 수도 있나?
이곳저곳 다 돌아다녔으나 시오리가 보이지 않는다.
남은 곳은 수영부 뿐. 설마 여기도 없는 건 아니겠지.
시오리가 있다!
그래 열심히 하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일석이조.
합숙 훈련에서는 욕탕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도키메키 메모리얼>은 전연령 게임이지만, 이 당시의 연애, 육성게임은 성인게임과의 경계가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았다. 프린세스 메이커 2(1993)가 딱 그렇지 않은가. 여기서 엿보기를 선택하면 소속 클럽에 있는 히로인의 호감도가 까인다. 공략을 생각하면 안 하는 게 좋겠지만, 호기심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럴지는 의문스럽다.
이런 경치가 펼쳐지기도 한다.
오매......
문화제에서 시오리와 함께 취주악부도 보고,
영화관 데이트, 매번 상영되는 영화가 다르다.
애니메이션 토라에몽이 상영되고 있다. (만화 도라에몽의 패러디)
수수께끼의 소녀 :
「 앗, 미안해요
얘는 대체 누구길래 눈도장을 찍는 걸까?
내용은 참 별 거 없거늘...
시오리 :
「 앗, 카즈히로 군
최근 컨디션이 좋네
주인공 :
「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
힘들었던 훈련도 별로 안 힘들게 되었고
시오리 :
「 어때? *인터하이는?
(*일본의 전국고등학교종합체육대회)
주인공 :
「 갈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네
시오리 :
「 힘내서 같이 가자
이주인네 연말 파티에 가봤지만, 초대장이 없다고 입구컷 당한다.
이주인에게 비밀로 해달라며 들여보내주는 집사.
수영으로 단련된 몸짱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낀 것. 어쩐지 등 뒤가 싸하게 느껴진다.
시오리의 우호도가 순조롭게 오르고 있지만, 어느새 3명에게 폭탄이 생겼다.
우선 니지노 사키부터 폭탄을 해제하기로 하자.
식물원에서 사키와의 데이트.
표정이 굳어있다.
수제 햄버거를 싸왔다.
니지노와 친밀해지면 매번 도시락을 싸오는데 정성이 굉장한 것 같다.
훗날 <도키메모>의 파생작으로 <도키메키 메모리얼 드라마 시리즈>가 발매되었다.
Vol.1 무지갯빛 청춘(1997)의 히로인은 니지노 사키. 사키가 첫 번째 히로인이 된 것은 그녀의 헌신적인 모습에 매료된 유저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코나미는 <도키메모>의 성공으로 온갖 파생작, 미디어 믹스를 생산하게 된다. 드라마 시리즈는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확장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메탈 기어 시리즈, 데스 스트렌딩(2019) 등을 만들어낸 코지마 히데오가 제작을 맡았다.
1회차에 비해 빨리 등장한 메구미.
수줍음이 많고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된다.
같이 하교할 거냐는 물음에,
ⓐ 좋아, 함께 가자
ⓑ 부끄러우니까 됐어
같이 안 가면 상심도가 쌓일까 걱정이고, 같이 가자니 호감도가 오를까봐 걱정이다.
어느 쪽을 택해도 손해인 이지선다.
결국 메구미에게 폭탄이 달려 도서관에서 데이트하기로 했다.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열심히 부활동을 해서,
수영부 오의 대해술을 마스터했다!
수학여행에서 시오리와 자유행동 중에 마주친 불량배.
다른 히로인과 달리 시오리는 "그만둬!" 같은 공자님 같은 소리만 한다.
번장이 출현했다.
수영부 오의로 밀어버리는 주인공.
승리하면 새로운 번장이 되었다, ~ 아이템을 얻었다고 나오지만 별 거 없다. 그냥 이벤트성 로그.
아야코 폭탄을 제거하다 우연히 이벤트도 보고,
기말고사 1등도 해보고,
시오리 공략할 땐 얘가 제일 무서운 것 같다.
보면 생리적인 혐오감이 들 때가 종종...
수영부 전국대회 결승전의 날이 밝았다.
나가야마 :
「 좋아, 우승이다!
이제부터 나를 물의 귀공자라 불러줘
미키하라 :
「 저기... 함께...
돌아가지 않을래요...?
아니 왜 자꾸 따라오는 거야 무섭게.
나는 일편단심 시오리라니깐.
시오리와 부활동을 하며 3년이 흘렀다.
분량 상 생략했지만 참 길고도 힘든 세월이었지.
졸업식 날, 전설의 나무에서 기다리겠다는 편지가 왔다.
이번에야말로 시오리겠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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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구미에게 사랑받지 않는 미래는 없는 것일까...
시오리에게 접근하려면 유미와 메구미 정도는 넘고 와야지~
시오리 :
「 앗, 카즈히로 군
이 부에 입부한 거야?
이번에는 연극부다.
운동부는 매월 3주차 일요일에 연습경기가 있지만, 연극부는 스케쥴이 자유로운 편.
연습이 잘 안 되는 날엔 땀을 흘리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면서 능력치가 잘 오르지 않는다.
그런 날도 있는 거지.
키요카와 :
「 나, 매일 아침 50km 로드워크를 거른 적이 없으니까
새로운 히로인 키요카와 노조미.
아무리 게임이라도 그렇지 20km도 아니고 50km가 뭐여 ㅋㅋㅋ
1학년 때 문화제에서 선보인 연극.
내용이 엉뚱해 보는 맛이 있다.
또 부딪힌 수수께끼의 소녀.
주인공이 저번에도 부딪혔다고 지적하자,
수수께끼의 소녀 :
「 엣, 그랬나?
하지만 잊어버렸는 걸.
그럼...
계절 한정 데이트 장소도 있다.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괜찮네. 원판이 예뻐서 그런가?
8월 한정 이벤트 컷.
ㅗㅜㅑ...
2학년 때 문화제에서 선보인 연극.
전에 했던 연극은 겉보기엔 정상이었는데, 이번 연극은 대놓고 이상하다.
대답을 잘못하면 오늘은 지쳤다면서 언짢은 표정을 짓는다.
어차피 폭탄 제거용으로 만난 거였으니 별 상관없지.
코시키와 함께 하교하게 된 주인공.
니지노와의 데이트를 기다리던 도중 뜬금없이 나타난 소녀.
아니 난 댁이랑 약속한 적이 없는데요?
수수께끼의 소녀 :
「 앗... 미안해요.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아요
어째 패턴이 변하질 않는다.
니지노 :
「 기다렸지?
청록색 머리 소녀는 왜 자꾸 나타나는 걸까?
어쨌든 니지노와 공원 데이트를 즐기러 가자. 폭탄 제거하려면 어쩔 수 없지.
노조미가 같이 하교할 것처럼 다가오더니, 이내 가버린다.
평소의 씩씩한 운동 소녀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수줍음이 많다.
이번주 일요일 시간 있냐는 시오리.
과연 이번에는 시오리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시오리의 호감도가 높고 여름일 때 귀갓길에 발생하는 이벤트.
좀처럼 보기 힘든 이벤트인데 운 좋게 걸렸다.
나카야마 :
「 우산 안 가져왔어?
후지사키 :
「 응...
나카야마 :
「 괜찮다면 함께 가지 않을래?
후지사키 :
「 엇, 우산 가지고 왔어?
나카야마 :
「 당연하지. 평소 행실이 좋으니까
후지사키 :
「 그래서 비가 왔나보네. 우후훗
나카야마 :
「 뭐, 같이 가지 않아도 괜찮지만
후지사키 :
「 앗, 농담이야
함께... 가고 싶어
나카야마 :
「 그래? 그럼 갈까
후지사키 :
「 역시 좀 부끄럽네
후지사키 :
「 연인 사이처럼 보일까...?
나카야마 :
「 시오리와 나는 천지 차이니까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거야
후지사키 :
「 그,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데...
나카야마 :
「 그, 그래?
그렇다면 기쁘긴 하지만...
후지사키 :
「 잠깐 공원에 가지 않을래?
나카야마 :
「 어, 그래. 좋아
(잠깐이라도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어서 기쁘다...)
3학년 때 선보일 연극은 로미오와 줄리엣.
어느덧 마지막 해가 저물고 있다.
후지사키 :
「 올해는 드디어 평범한 연극인 것 같아 다행이야
나카야마 :
「 지금까지 발표했던 건 좀 이상한 것 뿐이었지
후지사키 :
「 응. 그래서 연습할 때도 기합이 들어갔어
나카야마 :
「 키스 씬이 없어서 유감이야
후지사키 :
「 응, 유감...
나카야마 :
「 뭐?
후지사키 :
「 으음, 아무것도 아니야
앗, 이제 준비하지 않으면
부활동에 따라 다양한 대화패턴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
줄리엣 앞에서 독을 마시고 쓰러진 주인공.
줄리엣 :
「 Zzz
로미오 :
「 일어나 줘, 줄리엣
결국 이것도 멀쩡한 연극은 아니었다.
후지사키 :
「 후ㅡ, 어떻게든 끝냈네
나카야마 :
「 관객의 반응도 좋았고 말야
후지사키 :
「 최후의 작품이 잘 되서 좋았어
이주인 가 파티에서 만난 메구미.
보기만 해도 복통이 오는 것 같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피해야 할텐데...
차례차례 눈도장을 찍는 히로인들.
유미에게 초콜릿을 받았다.
도키메키 상태가 된 복병들.
전설의 나무 밑에 엉뚱한 사람이 올까봐 벌써부터 겁난다.
체력 153 문과 445 이과 142
예술 205 운동 238 잡학 145
용모 116 근성 124 스트레스 31
이 정도면 일류대학에 진학할 수 있지만, 유명극단에 들어가는 걸로 진로를 정했다.
[전설의 나무 밑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이름은 쓰여있지 않군.
이번에는 진짜 시오리겠지. 설마...
빨간 머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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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딩을 보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던가.
나카야마 :
「 시, 시오리
후지사키 :
「 미안해, 이런 곳으로 불러내서
오늘 너한테 꼭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나카야마 :
「 말하고 싶은 거라니, 뭔데?
후지사키 :
「 나 지금까지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어
「 하지만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야
「 나도 남자와 사귀어보고 싶었고 러브레터 같은 것도 잔뜩 받아봤어
하지만 도저히 사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
나카야마 :
「 어, 어째서...
후지사키 :
「 네가... 네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네가 소꿉친구일 뿐이라고 생각했었어
아니, 너한테 내 본심을 들키는 게 무서워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하지만 졸업을 하게 되는 지금, 영영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지금에 와서야 겨우 내 마음을 알았어
창피해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지만, 이제 단순한 소꿉친구는 싫어
한 명의 여자로서, 나만을 바라봐줬으면 해서 용기를 내서 말할게요
좋아해요,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좋아해요
나카야마 :
「 사실은... 나도 시오리가...
후지사키 :
「 분명 기쁠텐데 눈물이 나버렸다
정말? 정말 믿어도 되는 거지?
나카야마 :
「 물론이야, 좋아해 시오리
후지사키 :
「 기뻐,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줘
드디어 길고 긴 시오리 공략이 끝났다. 이 게임의 좋은 점을 짧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치기 고백을 당하는 모습, 시오리 공략을 동기부여 삼아 끝까지 도전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시행착오 끝에 시오리 공략에 성공했을 때, 그 성취감이 말할 수 없이 크다.
바로 이 점이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전설적인 연애 게임으로 만든 이유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연애 게임들은 이렇게 공략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또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연애 게임 분야는 더더욱. 그러나 이 게임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대단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오랜만에 플레이해서 그런지 시오리 공략에 3회를 소모하긴 했지만,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언젠가는 깬다. 만약 다크 소울 시리즈가 어려움 뿐인 게임이었다면 지금 같은 인지도를 쌓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시오리 외의 히로인들은 공략 난이도가 낮은 편으로, <도키메모>를 어려운 게임으로 보기도 애매하다.
수많은 연애 게임들 중에서도 후지사키 시오리 만큼이나 어려운 히로인은 매우 드물다. '시오리는 능력치로 사람을 보는 여자'라는 둥 안좋은 소리도 많지만, 시오리의 살벌한 난이도가 이 게임의 유례없는 성공을 이끌었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친근한 이미지의 시오리가 최종보스급 난이도를 보여주는 이 역설적인 상황은, <동급생 2, 1995>의 나루세가와 유이 ▶ <도키메키 메모리얼 2, 1999>의 아소 카스미 같은 기믹을 낳았고, 시리즈의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시오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2021.11.03 - [게임 비평] - 동급생 2 (1995)
그래서 준비한 게 타테바야시 미하루다. 분명 주인공은 미하루를 공략할 수 없다. 가끔 랜덤하게 등장하는 것 외엔 약속을 잡을 수도 없고, 생일 선물을 줄 수도 없다. 플레이어 스스로 마주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미하루의 컨셉은 히로인이 주인공을 공략하는 것이다. 미하루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어떤 히로인과도 이어지지 않아야 하고, 미하루와 복도에서 한 번 이상 마주쳐야 하며, 미하루의 랜덤 난입 이벤트를 얼마나 봤느냐에 따라 최후의 순간에 확률로 미하루가 고백하는 전개가 발생하는 것이다.
공략에 실패해서 절망할 때, 전설의 나무 밑에서 미하루가 등장한다면?
미하루는 일종의 구제책으로 마련된 히로인이다. 노리고 공략하면 어렵고, 잘 모를 때는 종종 엔딩을 볼 수 있는 그녀. 인기녀가 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또 한 명.
목소리를 들어보면 여자가 남자 목소리를 내는 느낌을 준다. 레이라는 이름은 남녀 공용으로 사용되는 이름이기 때문에 이 이름을 보고 의문을 품은 사람도 많았던 것 같다.
시오리가 마음에 안들더라도 다양한 히로인이 존재하고, 미하루, 레이 같은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코나미는 유저들이 빠져나갈 수 없는 거미줄을 겹겹이 설치했던 것이다.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발매는 음지의 장르가 대중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다. 코나미는 <도키메키 메모리얼>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을 만들어냈고 엄청난 돈을 쓸어담았다.
게임 캐릭터에게 돈을 쓰는 시대가 오면서 오타쿠를 노린 문화산업이 엄청나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의 게임산업은 오타쿠 층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기술을 발달시키기보다 더 매력적이고 예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상황. 이쪽이 투자 대비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도키메키 메모리얼> 붐이 이어진 90년대까지는 창의적인 게임들이 제법 등장했지만, 00년대 이후엔 텍스트 어드벤처, 비주얼 노벨 스타일이 장르의 주도권을 쥐었다. 이런 게임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게임'으로서는 퇴화했고 비슷한 게임들이 범람했으며, 소수의 마니아 취향을 노린 게임만이 출시되었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닌, 매력적인 캐릭터나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던 세기말. 그 역시도 중요하지만,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장르 발전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센티멘탈 그래피티, 1998>를 기점으로 연애게임 붐은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 후에도 <러브 플러스, 2009> 같은 사회적 현상을 일으킨 게임이 나왔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급격히 사그라들었고 오타쿠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자리를 메웠다.
간혹 <하급생 2, 2004> 같은 "오타쿠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을 만드는 것 보다, 나 하고 싶은 걸 만들겠다" 식의 게임도 개발되었지만, 장르의 주 고객층이 된 오타쿠들은 이런 게임을 좋게 보지 않았다.
2021.11.09 - [게임 비평] - 하급생 2 (2004)
코나미가 시도한 시오리의 사이버 아이돌화(化)는 당시만 해도 선구적이었고, 꽤 괜찮은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훗날 <아이돌 마스터>가 게임,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실황 라이브를 하는 거대 산업으로 발전한 데에는 이런 토대가 있었던 것이다. (<도키메모> <사쿠라 대전>의 영향)
문제는 이런 영향들이 연애, 아이돌 장르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쭉 보면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데, 예전에는 다양한 시청자를 대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면 현재는 상당히 많은 애니메이션이 오타쿠 층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다. 잘 만든 캐릭터가 가져다 주는 부가 어느 정도인지 다들 인식했기 때문이다.
오타쿠 입맛에 맞는 컨텐츠는 장점도 있지만, 갈수록 연애게임 시장은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되었고 더 이상 대중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 탓인지 어떤지는 증명할 길이 없지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의 게임시장은 2000년대 이후 게임업계의 주도권을 많이 내주어야 했다. <도키메모> 붐으로 인한 후폭풍이 일본게임의 갈라파고스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평가 점수 : ★★★★★
연애게임의 마스터피스. 성인게임이라는 굴레에 묶여있는 <동급생>과 달리, <도키메모>는 대중성을 갖춘 혁신적인 게임이었다. 당시로서는 놀라웠던 풀 보이스 지원에 높은 자유도, 플레이 내내 긴장감 넘치는 폭탄 시스템, 학원물 장르의 정립, 공략하는 재미 등등 여러모로 놀라운 게임이다. 폭탄 때문에 다른 히로인과 데이트해야하는 상황은, 게임의 볼륨을 효과적으로 늘리면서도 공략 대상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는 시스템으로 작동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히로인 공략법을 알아내고 결국 최종 보스를 쓰러뜨린다. 그 때 느낀 성취감은 다른 연애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대한 피날레와 같았다. 리뷰를 준비하면서 <도키메모>를 다시금 플레이해보니, 발매된 지 25주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시대의 풍파를 빗겨 맞은 것처럼 느껴졌다.
코나미는 <도키메모>의 성공으로 미디어 믹스 산업을 키우며 캐릭터 산업의 잠재력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들이 보여준 '적은 투자로 얼마만큼 우려먹을 수 있는가' 는 향후 일본의 문화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도키메모>는 혁신적인 게임이었지만, 이후에 등장한 게임들은 장르 확장성이 떨어져, 결국 유저층이 고립되고 게임적 퇴화를 겪는 아픔을 겪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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