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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아이돌 팔견전 (1989)

by 눈다랑어 2021. 8. 11.

이전 리뷰에서 나카야마 미호의 도키메키 하이스쿨(이하 나카야마 미호)을 살펴봤다. 나카야마 미호는 아이돌을 제대로 활용한 최초의 게임이지만, 현실의 탤런트를 사용한 탤런트 게임인만큼 아이돌 게임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면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돌 게임은 무엇이 원조일까? 바로 아이돌 팔견전이다.

 

2021.08.10 - [게임 비평] - 나카야마 미호의 도키메키 하이스쿨 (1987)

 

나카야마 미호의 도키메키 하이스쿨 (1987)

요새는 아이돌 게임이 하나의 장르처럼 굳어진 것 같다. 예쁘장한 캐릭터, 성우, 노래. 다양한 미디어 믹스 전개. 심지어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해 홀로그램 콘서트를 연다. 나 역시 "저게 대체 뭐

daisy1024.tistory.com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금융 재벌 토미코 회장.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세 딸들 중 후계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토미코 :

「 사랑하는 내 딸들아, 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석 달 동안 최선을 다해 자기 분야에서 빛을 발한다면 좋겠구나.

내 재산은 너희들 중 가장 재능 있는 사람에게 물려줄 것이다.

 

장녀 시즈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십 개의 회사를 경영한 뛰어난 사업가.

후계자는 바로 나라며 도발성 멘트를 날린다.

 

차녀 레이카.

수많은 특허와 박사학위를 가진 천재 학자.

언니에 지지 않을 트래시 토크를 선보인다.

 

그리고 우리의 에리카 짱은......

 

에리카 :

「 나는 언니들 같은 재능이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노래를 부르는 것 정도밖에...

 

「 그거예요 아가씨!

  노래로 세계를 움직이는 슈퍼 아이돌을 노리는 거예요!

에리카 :

「 노래......

  슈퍼 아이돌?'

 

뜬금없이 아이돌에 도전하게 된 에리카.

 

1:40초~

아이돌의 공연 무대를 보는 듯 짜여있는 구성.

비록 시대적인 한계로 노래가 들어있진 않지만, 브금만 들어도 흥겹다.

 

「 그 눈이다!

  너야말로 공전절후의 아이돌 스타가 될 것이야

 

눈만 봐도 원석을 판단할 수 있는 이치로 신지츠 선생.

에리카의 재능이 피어나기 위해선 7인의 동지가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 일어판으로 진행하다가 히라가나에 알러지가 생겼다. 원활한 독해는 한자가 섞여있어야 쉬운데, 이 게임은 한자가 없어 독해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빠른 진행을 위해 영어 패치를 감행했지만, 원어의 뜻을 제대로 못 살린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썩 맘에 들진 않아도 히라가나로 진행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 외국어 게임 팁 :

더보기

LINE 메신저의 화면 캡처 → 번역 기능을 사용한다.

번역 기능을 사용해 텍스트를 따온 후, 파파고를 사용하면 번역이 더 매끄럽게 된다.

패미컴 게임은 LINE이 폰트를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

명령 선택 방식의 어드벤처

사용할 수 있는 커맨드는 다음과 같다.

 

보다

말하다

취하다

사용하다

에리카

동료들

이동하다

 

명령어 '에리카'를 누르면,

 

노래하다

춤추다

미소짓다

시침을 떼다 가 나온다.

커맨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위기를 탈출하면 됨

 

'노래하다' 커맨드를 사용했다

'에리카의 노래가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춤추다 커맨드를 사용.

"이쪽을 봐주세요~" 를 춤으로 표현한다.

왜 뜬금없이 춤추고 노래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련을 이런 식으로 돌파하는 저 세상 게임이다.

에리카가 움직이는 장면이 귀엽게 표현됨.

 

동료가 될 사람을 만나면 영입 제안을 한다.

단칼에 거절당하는 상황.

 

바로 한 곡 뽑자마자 바로 동료로 영입하게 된다.

 

주인공답게 다양한 일러스트를 뽐낸다. <아이돌 팔견전>은 <나카야마 미호의 도키메키 하이스쿨>처럼 퍼즐 파트가 있지만, 보통 퍼즐이라 함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합리적 해결법을 추론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 팔견전>의 퍼즐은 퍼즐이 아니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니.

 

게임이 끝나면 패스워드를 알려준다.

패스워드를 입력해 액트 첫 부분부터 진행할 수 있다.

 

많은 아이돌 게임들이 리듬 장르로 출시되지만, 이때는 리듬 게임이라는 장르가 없었다. 따라서 이 시대에 아이돌과 음악을 결합한 게임메카닉은 시기상조였다. 용량 문제나 기기 자체에 제약이 컸기 때문에, 요즘 같은 풀 보이스 음성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소닉 더 헤지혹, 1991>의 첫 장면

"SE~GA~"라고 외치는 짧은 음성이 전체 용량의 1/8을 차지했다.

 

2022.08.13 - [게임리뷰] - 소닉 더 헤지혹 (1991)

 

<아이돌 팔견전>은 한정적인 용량에 어떻게든 때려 박아, 에리카가 노래할 때마다 딱 맞는 브금이 흘러나오게끔 디자인되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된 결과물이지만 브금은 묘하게 흥겹다.

 

2D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라는 점 또한 당시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파격적인 시도를 보여준 게임이지만, 이 게임이 나온 시절에는 혹평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럴 만한 게 '총알 피하고 쏘고 점프하는' 아케이드적 요소가 아예 없다. 텍스트를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데 퍼즐을 논리적으로 풀 수도 없다. 닥치는 대로 시도하다 얻어걸리는 걸 퍼즐, 추리 게임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하도 시나리오가 엉뚱해서 예상이 안 된다. 문제 해결 방식도 납득하기 어렵다. 심지어 에리카의 가사마저 우스꽝스럽다. 연예계에 투신해서 다른 가수들이랑 자웅을 겨룬다던지, 아이돌로서의 성장과정을 잘 보여주는 게임이 아니다.

 

트러블이 일어나면 에리카의 노래, 춤, 미소, 재치 등을 사용해 즉흥적으로 극복한다.

"싸우지 말아요 사이좋게 지내요~" 노래를 부르면 싸움을 멈추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 이해가 될 듯 말 듯 황당한 유머로 꽉 찬 게임이다.  마이클 잭슨의 <Beat it, 1982> MV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게 아닐까.

 

 

 

 

평가 점수 : ★★★

당대 게임에 비해 분량이 적은 편이다. 하루 30분씩 4일만 투자해도 깰 수 있을 정도.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가 지금보다 낮았던 시절, 꼬마들이 푼 돈 모아 구입하기에는 부적합한 게임이다. 이 점은 <나카야마 미호의 도키메키 하이스쿨>도 비슷하지만...

 

그나마 있는 퍼즐도 머리로 푸는 것들이 아니었으니, 당대 게이머들에게 낮은 점수를 받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시나리오가 매우 엉뚱하고 콩트처럼 진행되지만, 시시한 유머로 가득차 있어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 옛날 아이돌 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추천하지 않음.

 

<아이돌 팔견전>은 아이돌 주인공, 브금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 에리카의 다양한 표정 변화, 유쾌한 시나리오, 가상의 2D 아이돌 같은 다양한 시도들이 가득하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고 현대의 아이돌 게임과는 다르지만, 아이돌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독특한 게임이었다. 게임으로서의 기본기가 부족하긴 하지만, 혹평을 늘어놓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 팔견전>의 노래 가사 모음집

http://www5b.biglobe.ne.jp/~bakin/idol/so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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