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포켓몬 GO는 전례 없는 대성공을 이뤘다.
포켓몬 GO는 직접 거리에 나가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기존의 포켓몬스터 게임이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했다면 포켓몬 GO는 현실에 있는 지역, 예를 들어 일산 호수공원 앞에 가면 물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포켓몬을 포획하고 포켓몬과 함께 여행하는 것, 포켓몬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꿀만한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엄청난 메가 히트를 기록한 게임이지만 한국에선 <포켓몬 GO>를 플레이할 수 없었다. <포켓몬 GO>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인데, 한국은 지도 반출이 금지되어 있어 구글 지도를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나라가 즐기는 걸 손 빨고 보고 있어야만 하는 신세.
이때 속초에서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다. 많은 포덕들이 속초로 떠났고, 속초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하면서 이병선 속초시장까지 직접 나서 포켓몬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잘 만든 ip 하나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0368996#home
<포켓몬 GO> 서비스 초기, 집에서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하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포켓몬이 있는 곳으로 나왔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곤 했다. 미국의 산타모니카 비치에서는 희귀 포켓몬 신뇽이 등장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반면 <포켓몬 GO>의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스마트폰에 몰두한 나머지 교통사고가 나는가 하면, 포켓몬을 잡기 위해 백악관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포켓스탑이 몰려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포켓몬 ip 하나가 거대한 사회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2017년 1월, 드디어 한국에서도 <포켓몬 GO>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때마침 설이라 한가한 자녀들이 떼로 몰려나왔다. 심지어 게임을 안 할 것 같은 50, 60대도 포켓몬을 잡으러 다녔다. 가는 곳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검지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는 사람들. 이런 현상은 처음 봤다.
그러나 <포켓몬 GO> 유저는 빠르게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 내에서 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분명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이 당시 출시된 포켓몬은 1세대 뿐이었고 체육관 격파와 포켓몬 수집 말고는 할 만한 컨텐츠가 없었다. 종로나 보라매, 정릉으로 포켓몬 잡으러 다니는 것도 한 두번이지, 계속 비슷비슷한 포켓몬만 출현하는데 재미있을 리가 있나.
이 시절 체육관은 럭키, 잠만보 투성이였으며 지금보다 돌파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포켓몬 GO>의 체육관 시스템은 방어 포켓몬의 체력이 두 배가 되는 방식이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럭키는 체력과 특수방어력이 높은 대신 물리공격에 취약한 포켓몬이었지만, <포켓몬 GO>는 포켓몬의 스탯을 체력, 방어력, 공격력 세 가지로 단순화하면서 물리공격에 약하다는 단점은 사라지고, 체력이 많은 장점이 체육관에서 빛을 발했던 것이다.
괴력몬을 제외한 격투 포켓몬은 성능이 별로였고, 괴력몬으로도 럭키를 때려잡을 때 힘에 부칠 때가 많았다. 어렵게 럭키를 뚫어도 럭키가 나온다. 진절머리가 난다. 괴력몬이 없으면 공격이 어려웠고, 럭키나 잠만보가 없으면 방어하기가 어려웠다. 럭키, 잠만보는 희귀 포켓몬이기 때문에 너도나도 쓸 수 있는 포켓몬은 아니었는데...
GPS(위치정보)를 조작해 높은 개체값을 가진 럭키를 찾아 잡는다. 덕분에 럭키는 개나소나 가진 포켓몬이 됐다. 엄선된 품질의 럭키를 *뚜벅이가 무슨 수로 돌파하겠는가? 이 현상은 2세대 업데이트 이후 더 심해졌다. 럭키의 진화 형태 해피너스가 공개되었는데, 해피너스를 잡을 격투 포켓몬은 추가되지 않았던 것이다. 괴력몬이 없다면 궁여지책으로 강챙이나 부스터를 키워야 했다. 이걸 어느 세월에 잡는담.
(*뚜벅이 : GPS 조작을 하지 않고 직접 걸어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사람)
<포켓몬 GO>는 수집을 빼면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었다. 교환, 대전 요소는 아예 없었고 본가 시리즈와 달리 싱글 컨텐츠도 전무했다. 포켓몬 GO는 오랜기간 신규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고, 가뜩이나 적은 컨텐츠가 오래 방치되면서 금새 바닥을 보였다. 여기까지가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포켓몬 GO>일 것이다.
포켓몬 GO가 출시된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그동안 조금씩 하긴 했지만, 게임으로 접근하기보다 포켓몬 ip를 사용한 휘트니스 앱이라고 생각하며 플레이했다. 운동하기 싫을 때 "나가서 포켓몬이나 잡는 김에 산책하자"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업데이트가 쌓이면서 <포켓몬 GO>는 단점을 보완하고 꾸준히 파고들 수 있는 컨텐츠를 추가했다. 요즘 <포켓몬 GO>는 어떤 게임일까?
포획은 예전이랑 크게 변한 게 없다. 볼을 누른 상태에서 빨간 원이 작아졌다가 커졌다를 반복하는데, 작은 원 상태에서 볼을 정확히 집어넣으면 포획률이 오른다.
예전과 비슷하지만 같은 포켓몬을 배치할 수 없으며 능력치 책정 방식이 달라졌다.
포켓몬이 오래 수비에 성공하면 최대 50 포켓코인을 받는데, 포켓몬코인으로 캐쉬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어 무과금과 과금 유저 간의 격차가 굉장히 적은 편이다.
해피너스는 여전히 튼튼하지만, 괴력몬이 없다고 못 뚫을 포켓몬은 아니다. 체육관에 같은 포켓몬을 배치할 수도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포켓몬이 약화된다. 괴력몬 외에 쓸만한 격투 포켓몬도 많이 생겼다. 체육관 진입 장벽이 확연히 낮아진 것이다.
이 게임은 과금을 할 필요는 없지만, 해서 나쁠 건 없다.
대부분 과금 요소는 편의성 개선에 집중된 편.
코인이 필요할 때 "단돈 천원쯤이야" 라는 마음으로 사게 되는 포켓코인.
200코인으로 포켓몬 박스, 인벤토리 50칸을 추가로 제공하며, 치장템을 구입할 수도 있고, 실리 추구형 플레이어가 살만한 구성품도 있다.
평소 체육관 방어로 코인을 모아서 사도 되고, 이삼천원 쯤 써서 사도 된다. 이벤트로 레이드패스를 줄 때도 많다. 가방 확장과 함께 무과금러도 많이들 찾는 과금 아이템이다.
레이드패스는 레이드 포켓몬이 등장한 곳에 직접 가서 사용하면 레이드에 입장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다. 예전에는 레이드 컨텐츠를 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레이드 장소까지 걸어가야 했다.
리모트 레이드패스는 레이드패스의 원거리 버전이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출시된 아이템으로, 인근 1km 근처에 출몰한 레이드를 멀리서 도전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친구가 레이드를 초대했다면 수천km 떨어진 곳에서도 레이드를 할 수 있다. 예전의 <포켓몬 GO>는 해당 지역의 오픈카톡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레이드를 즐기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커뮤니티에서 친구 코드를 교환하거나, 공개 방에 접속하는 유저들이 많아져 레이드를 즐기기가 훨씬 편해졌다.
공개방을 파서 인원을 모집하면 큰 문제가 있다. 전설급 레이드는 인원수로 밀어야 하는데 공개 방에 접속하는 사람들은 대개 스펙이 낮다. 대충 묻어가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레이드패스는 레이드 방을 만들거나 참여했을 때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레이드 포켓몬과 전투하는 화면으로 넘어가야 영구적으로 소모된다. 인원이 안 모이면 120초가 다 되기 전에 "도망간다"를 선택해 레이드패스를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공개방은 4인팟으로 전설 레이드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인원이 적게 모이면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생긴다. 여기까지도 문제될 게 없다. 정말 큰 문제는 레이드 5초 전에 나가버리는 사람들이다. 5인이 모여 레이드를 강행했는데, 막상 게임화면에 들어가니 3명밖에 없다. 이 게임은 참가자가 빠졌다는 걸 실시간으로 표시해주지 않는다. 참가모집 30초 전에 빠져주면 고마운데, 5초 전에 빠지면 도망갈 틈도 없이 레이드패스를 소모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레이드에 실패했다면? 믿고 기다린 사람만 바보되는 것이다.
리모트 레이드패스는 포켓몬고의 주된 과금요소라 헛되이 소모하면 매우 짜증이 난다.
레이드는 협력 컨텐츠라 내가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다 때려잡을 수는 없다. 레이드 컨텐츠, 다 좋은데 공팟 문제는 보완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강화 시스템은 진절머리 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 게임 강화는 돈이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다.
포켓몬을 잡으면 별의 모래가 쌓이며, 피카츄를 잡으면 피카츄의 사탕이 생긴다. 피카츄를 강화하려면 별의 모래와 피카츄의 사탕을 소모해야 한다. 다른 모바일 게임 같았으면 ①하루에 잡을 수 있는 포켓몬을 제한하거나 ②얻을 수 있는 몬스터볼을 제한했을 것이다.
<포켓몬 GO>는 스태미너(피로도)가 없고 일일퀘스트 개념도 약하다.
게임을 숙제하는 기분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포켓몬을 마음껏 잡아도 과금할 필요가 없다. 강화 시스템이 있어도 과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차피 강화 시 성공률이 있는 게임도 아니고, 가챠로 뽑은 중복 캐릭터를 합쳐 각성하는 시스템도 없다. 애초에 가챠 자체가 없다. 모바일 게임의 어두운 면이 보이지 않는 '착한 게임'이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기술을 4개 배울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최대 3개까지 배울 수 있다.
다른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 기술머신을 사용해, 그 포켓몬이 배울 수 있는 기술 중 무작위로 기술을 배워야 한다. 과금 모델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그런 게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 몇 가지 악용 예시
<포켓몬 GO> → 좋은 기술의 습득률을 의도적으로 낮추지 않는다.
악용 사례 → 좋은 기술이 나올 확률을 0.3%로 만든다.
<포켓몬 GO> → 기술머신은 레이드에서 구하며, 꼭 높은 난이도가 아니더라도 곧잘 드롭된다.
악용 사례 → 기술머신을 제한적으로 풀되, 가챠에서는 많이 얻을 수 있게 한다.
레이드는 각자 1인분만 해줘도 4명 정도면 충분히 깰 수 있지만, 공개 방에서는 마치 대학교의 조별 과제 같은 참사가 벌어지곤 한다. 특히 크레세리아처럼 튼튼한 포켓몬이면 더더욱 때려잡기 어렵다.
레이드 포켓몬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하면 그 포켓몬을 포획할 기회를 얻게 되고, 모래, 기술머신, 이상한 사탕 등을 얻는 등 전리품이 짭짤하다.
체육관, 레이드 배틀은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려서 노멀 무브를 하고, 빨간 원 안의 게이지가 꽉 차면 터치해서 스폐셜 무브를 사용할 수 있다.
볼트체인지가 노멀 무브, 와일드볼트가 스페셜 무브다. 제일 위에 적혀있는 기술이 노멀무브다.
와일드볼트 오른쪽 빨간 원에 노란색 막대기가 보이는데, 막대기는 노멀 무브로 공격하면 채워진다. 막대기 숫자가 많으면 스페셜 무브를 자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포켓몬스터 X, 포켓몬스터 Y(2013)에 추가된 개념으로 기존의 진화를 초월하는 진화 방식이다.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2019)에서 메가진화가 삭제되면서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이 많던 찰나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메가진화를 하면 일시적으로 강해지고 모습이 바뀐다. 배틀에 참여하면 같은 타입의 기술 위력이 증가한다. 전설 레이드를 공략할 때 효과적이지만, 메가진화가 없다고 해서 레이드를 공략하지 못한다?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메가진화보다는 머릿수 많은 게 더 도움이 된다.
본가와는 달리 메가진화를 배틀에서 쓸 수 없어 밸런스 논란은 불거지지 않을 전망이다.
레이드에서 메가거북왕을 쓰러뜨려면 거북왕을 잡을 수 있고 거북왕의 메가 에너지를 얻게 된다.
메가진화를 하면 이전의 CP와는 상관없이 최대 CP로 보정되는 등 여러가지 혜택이 있다.
예를 들어 메가 독침붕은 CP 3383, 메가 피죤투는 CP 3680이 된다. 독침붕과 피죤투가 이런 말도 안되는 스탯을 찍을 수 있다니, 격세지감이다.
레이드에서 메가진화 포켓몬을 쓰고 싶다면 메가진화를 한 상태에서 레이드패스를 사용해야 한다.
체육관에서 레이드에 5명이 접속 중이라는 걸 확인한 후, 체육관을 벗어나 포켓몬 화면으로 가서 메가진화할 포켓몬을 고른 후 진화시킨다. 한 번도 진화시킨 적이 없는 포켓몬이라면 도감에 등록되는 화면까지 봐야한다. 이 과정에서 1분 가까이 소요된다.
레이드 모집 시간은 총 120초, 방에 들어가기 전까지 몇 초가 남았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과 약속한 레이드가 아니라, 공개 레이드 방 같은 곳에서는 메가진화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메가진화 하다가 모집시간이 끝난다면 애꿎은 메가에너지만 날린 셈이니 말이다. 그냥 레이드 대기화면에서 메가진화할 수 있게 만들면 아무런 문제가 없잖아? 왜 이리 불편하게 만들었담.
알은 포켓스탑을 방문하거나 친구와 선물을 주고받아 획득할 수 있다.
정해진 거리를 이동하면 부화하기 때문에 설렁설렁 걸으면서 포켓몬도 잡고, 소소한 운동도 하고, 알도 까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그야말로 휘트니스 앱에 딱 맞는 기능이다.
포켓스탑의 색이 검게 변하거나 하늘에 검은 기구가 등장했다면 GO로켓단과 만날 수 있다.
GO로켓단은 조무래기와 간부 3인방이 있으며, 조무래기를 6번 잡아야 간부와 싸우는 방식이다. 로켓단 포켓몬은 CP가 매우 높기 때문에 방어상성을 신경쓰면서 공략하도록 하자.
비주기는 아무때나 싸울 순 없고 퀘스트를 통해 만나야 한다.
GO로켓단과의 대결은 대전 룰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걸로 적응하고 대전도 해보라는 소리겠지.
GO로켓단을 이기면 그림자 포켓몬을 포획할 수 있는데, 개체값이 좋은 녀석을 구하기가 어려워 *레거시 스킬과 함께 진입장벽 역할을 톡톡히 한다.
(*레거시 스킬 : 지금은 구할 수 없는 기술. 패치로 특정 스킬을 얻을 수 없게 삭제했거나, 커뮤니티 데이에서만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원성이 자자했는지 가끔씩 예전 스킬을 배울 수 있게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함.)
비주기를 이기고 그림자 스이쿤을 얻었다!
스페셜 리서치를 달성하면 환상의 포켓몬을 만날 수 있다.
기간 한정으로 진행되는 리서치도 있지만, 대부분의 스페셜 리서치는 평소에도 도전할 수 있다.
폴리곤을 몇 마리 잡아라, 폴리곤을 진화시켜라, 폴리곤을 박사에게 보내라 등등.
타 게임의 일일 퀘스트랑 비슷한 면이 있다.
대발견에선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포켓몬을 만날 수도 있고,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대발견 보상은 기간마다 다르므로, 공지사항을 보고 맘에 드는 녀석이 나왔다면 일일 퀘스트를 꾸준히 하도록 하자. 어려운 퀘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제자리에서 30초 만에 할 수 있는 리서치도 많다.
고래왕자의 진화 장면
고래왕으로 진화했다!
초창기에 비해 포켓몬이 많이 늘어, 도감을 수집하는 재미가 좋아졌다.
매월 한 번씩 진행되는 커뮤니티 데이에서는 특정 포켓몬이 대량 발생한다. 폴리곤은 평소에 보기 어려운 포켓몬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잘 써먹는 게 좋다. 돌아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포켓몬도 잡고, 리서치도 깨면 된다.
커뮤니티 데이 기간에는 이로치가이(색이 다른 포켓몬) 등장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같은 포켓몬이라도 능력치가 다르고, 크기나 무게, 성별이 다르고, 색이 다를 수도 있다.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함. 이외에도 친구끼리 포켓몬을 교환하는 등 초창기 <포켓몬 GO>에 부족했던 부분들이 다수 추가되었다.
온라인 게임은 이벤트와 업데이트가 꾸준해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법.
초창기에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다른 사람과 대전하는 컨텐츠가 없다는 것이었다.
<포켓몬 GO>의 체육관, 레이드 배틀은 매우 단순하다. 그걸 감안하면 "대전이 추가되어 봤자 별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스페셜 리서치에 대전 미션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플레이하게 됐다. 아니 이게 물건이었네?
포켓몬 리그는 크게 슈퍼, 하이퍼, 마스터 리그로 나뉘어져 있으며, 리그마다 쓸 수 있는 포켓몬이 제한된다.
슈퍼리그에선 CP 1500 이하의 포켓몬만 사용할 수 있다. CP 1500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된 초보자도 즐길 수 있을 정도.
6-4은 6마리의 엔트리를 상대에게 보여주고 그 중 4마리를 선택해 배틀에 임하는 방식이다.
상대가 어떤 포켓몬을 낼 지 예상하는 수싸움이 재미있고 운 요소가 비교적 적다. 반면 포켓몬고는 예비멤버 없이 3마리만 선택해야 하며, 상대에게 엔트리를 보여주지도 않고, 파티를 새로 짜지 않는 한 선발 포켓몬을 계속 고정해야 한다.
공식 포켓몬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2020 Pokémon Oceania International Championships: VGC Masters Division Finals)
상대 엔트리를 못 본 상태에서 선발 싸움, 엔트리 싸움을 해야하기 때문에 운적인 요소가 너무 크다.
상대가 랜덤 매칭으로 걸리고, 엔트리를 보여주지도 않는데 무슨 수로 예측한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트레이너 배틀은 의외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트레이너 배틀은 스페셜 무브에 대항해 실드를 2번까지 사용하여 공격을 막을 수 있다. 상대 포켓몬이 누구인지,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는 보기 전까지 알 수가 없어, 상대 스킬을 예측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실드가 없고 약점을 찔렸다면 절망적이다.
메더에게서 돌 떨구기가 날아오겠군.
실드가 없다면 용 포켓몬이 냉동육이 되는 참사를 지켜봐야 한다.
스페셜 무브는 강력하지만, 실드에 막힐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상대방의 실드를 소진시키고, 상대 약점에 맞춘 스페셜 무브를 꽂아넣어 배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모든 포켓몬은 해방을 통해 기술을 하나 더 보유할 수 있다.
해방 기술이 있다면 미러매치나 불리상성을 뒤집는 등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해방한 포켓몬은 두 개의 스페셜 무브(풀묶기, 와일드볼트)를 보유할 수 있다.
스타팅 포켓몬은 해방에 드는 비용이 낮아 육성이 편하다. 알로라 라이츄는 전형적인 유리대포 포켓몬으로 체육관이나 레이드 배틀에서는 영 좋지 않은 편이다. 최대 CP도 낮고, 화력만 높은 포켓몬이라 유지력이 안 좋기 때문.
그런 포켓몬이 대체 왜 배틀에서 쓸모있는 걸까?
와일드 볼트는 방어력이 크게 하락하긴 하지만 기술 위력이 매우 높다.
볼트체인지를 쓰면서 와일드 볼트 2스택을 쌓고, 상대 포켓몬 하나를 확실하게 제압한다. 와일드 볼트 2번을 연속으로 사용했을 때 버틸만한 포켓몬은 매우 적은 편. 와일드 볼트를 사용한 뒤 라이츄를 바로 교체해도 되고, 와볼 1스택을 쌓은 후 불러들였다가 상성이 맞는 적이 나오면 풀묶기나 와일드 볼트 등으로 제압할 수도 있다. 교체는 쿨타임이 길어 본가 시리즈 만큼 자주 사용할 순 없지만, 어떤 타이밍에 교체하느냐에 따라 게임 양상이 완전히 바뀐다.
반면 테오키스처럼 해방 비용이 엄청난 포켓몬도 있다.
별의모래는 포켓몬을 잡다보면 자연스럽게 쌓이지만, 테오키스의 사탕 만큼은 쉽게 구할 수가 없다.
포켓몬의 사탕은 해당 포켓몬을 포획했을 때, 해당 포켓몬을 파트너로 삼고 돌아다닐 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테오키스는 포획 기회가 적고, 파트너로 삼아도 10km를 이동해야 사탕 1개를 받는다. 이래서 *이상한 사탕이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 되는 것이다.
(*이상한 사탕 : 어떤 포켓몬의 사탕이라도 얻을 수 있다)
더 이상 IV GO 같은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개체값 확인을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포켓몬은 체육관, 레이드에 적합하지 않지만, 슈퍼리그, 하이퍼리그에선 사정이 다르다.
슈퍼리그는 CP 150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켓몬을 골라야 한다. 대전에서 공격력은 미러매치에서 선제 공격권을 결정하지만, 데미지를 직접적으로 증가시켜 주진 않는다. 따라서 방어, 체력 스탯이 공격 스탯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방어, 체력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포켓몬일까?
예를 들어보자.
방어 15, 체력 15 개체값을 가진 CP 1471 포켓몬이 있다. 한 번 더 강화하면 CP 1503이 된다. 슈퍼리그는 1500 이하 포켓몬을 사용해야 하니, 실질적인 스펙은 CP 1471인 셈이다. 방어, 체력 수치가 더 낮은 포켓몬이라면 오히려 CP 1500에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 따라서 능력치가 더 낮은 포켓몬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물론 CP 제한이 없는 마스터리그는 해당되지 않지만, <포켓몬 GO> 배틀의 묘미는 바로 이런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스페셜 무브를 쓰더라도 어떤 기술을 썼는지 알려주지 않아 심리전이 걸린다.
5초 동안 실드를 쓸 것인지 결정한 후 "무장조가 불새를 썼다!" 라고 나온다. 타이밍을 잘 맞춰 포켓몬을 교체하면 상대 기술을 역상성으로 받아내면서 유리한 상황을 가져갈 수도 있다. 교체 플레이는 쿨타임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하기 어렵지만, 성공하면 리턴이 매우 크다.
만타인의 스페셜무브 거품광선은 데미지가 낮지만, 노멀무브를 몇 번 안써도 스페셜무브 게이지가 금방 차기 때문에 자주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실드를 무시하는 공격력 디버프를 걸어, 상대의 교체를 강요하고 지속 전투로 끌어갈 수 있다.
스페셜 무브의 속성에 따라 아이콘이 나오는 위치, 패턴이 크게 바뀐다. 땅속성은 좌우로 파도타기를 하듯 눌러주면 된다. 아이콘을 많이 터치할수록 Nice, Great, Excellent 순으로 메시지가 나온다.
메가니움, 고우스트, 슬리퍼, 트로피우스, 이상해꽃, 캐스퐁, 파비코리, 니드퀸 등 본가 시리즈의 대전에서 볼 수 없었던 포켓몬이 대거 등장하는 게 슈퍼리그의 묘미다. 상대적으로 육성이 쉽고, 다양한 포켓몬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는 배틀 리그. 슈퍼리그의 환경은 마릴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봐도 큰 과장은 아닐 것 같다.
CP 1500 포켓몬 중에서 마릴리 만큼 공수, 기술폭의 밸런스가 좋은 포켓몬은 드물다.
따라서 슈퍼리그에서는 마릴리를 쓸 것이냐, 대응할 것이냐 정도는 당연히 검토해야 하며, 풀속성 포켓몬이 많이 쓰이는 것도 마릴리를 필두로 한 물속성 포켓몬의 강세 때문일 것이다.
처음엔 스페셜 리서치 때문에 반 강제로 PvP를 시작했다. 포켓몬이 쓰러져도 치료약이 필요하지 않고, 별의모래, 기술머신, 이상한 사탕 등을 퍼준다. 생각 이상으로 대전에 깊이가 있고, 대전용 포켓몬을 조합하고 육성하는 재미가 있어 꾸준히 할 맛 나는 핵심 컨텐츠라 할 수 있겠다.
나만의 조합, 숨겨진 꿀 포켓몬을 찾는 즐거움이 있다.
쓸 수 있는 포켓몬이 다양하고, 육성이 쉽다는 게 특징.
슈퍼 리그에 적응했다면 하이퍼 리그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하이퍼 리그는 CP 2500 이하의 포켓몬만 사용할 수 있으며, 기라티나의 성능이 월등하게 느껴져 기라티나를 중심으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는 모양인지, 새로운 포켓몬의 추가와 배틀 밸런스의 변화로 기라티나도 왕좌에서 내려오는 모양새다.
계속 변화하는 대전 환경, 대체로 비슷비슷하게 흘러가는 본가 시리즈와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게 재미있다.
이외에도 전설, 환상 불가로 진행되는 프리미어컵이나, CP 제한이 없는 마스터 리그가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슈퍼리그나 프리미어컵 정도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포켓몬 본가 시리즈도 그렇지만 '제한 없는 초전설 배틀'이라고 해서 대전이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았기 때문이다. 마스터 리그의 특성 상 상대적으로 과금에 취약한 문제도 있고...
평가점수 ★★★★
서비스 초창기엔 너무 적은 포켓몬의 수, 교환, 대전 같은 문제들이 많아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당히 할 만한 게임이 되었다. 게임 초반에는 포켓몬을 포획하는 재미가 중점이 되며, 슬슬 새로운 포켓몬을 잡을 수 없게 되면 게임이 아니라 휘트니스 앱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레벨이 낮으면 어차피 체육관 공략도 힘들고, 레이드는 언감생심처럼 여겨진다. 트레이너 레벨이 20~30쯤 되어야 본격적인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이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니 문제다. 30레벨을 달성하면 레이드도 뛰고 대전도 해야하는데, 그 포켓몬들을 육성할 만큼의 자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게임들처럼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도 없다. 결국 돈보다 노력과 시간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트레이너 배틀은 분명 재미있지만, 재미를 느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육성 과정이 지루하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스마트폰 게임이 착한 수익모델에 이 정도 재미면 됐지 더 뭘 바라나" 하는 마음도 든다. 스마트폰 게임에서 패키지 게임 같은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엄청 재밌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냥 할 만한 수준의 게임인 것이다. 스마트폰 부분유료화 게임 중에선 추천할 만한 게임이지만, '게임'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초중반 구성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부분유료화 게임은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뽑기로 한 탕을 제대로 챙긴다. 캐릭터 게임은 더더욱 그렇다. 그에 비해 <포켓몬 GO>의 과금 체계는 순한 양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세상에 뽑기 없는 모바일 캐릭터 게임이라니, 이런 걸로 무슨 돈을 벌겠다는 걸까?
포켓몬 ip와 <인그레스, 2012>의 결합은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DDR, 1998>의 등장이 '더 이상 게임은 모니터 앞에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못 박았듯이, <포켓몬 GO>는 아이, 부모님, 어르신은 물론 모니터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밖에서 교류하게 만든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잘 모르는 동네 곳곳을 탐방하는 즐거움, 인근 주민과 만나 수다 떠는 즐거움, 여행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상 생활이 된다. 오직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 말이다. 웬만한 구 단위 지역 커뮤니티 정책보다도 효과적이다. <포켓몬 GO>는 오랫동안 접었다가 복귀해도 부담없이 접속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아는 한도에선 없다. <포켓몬 GO>는 단순히 '게임'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일상 생활에 녹아들어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게임이다. <포켓몬 GO>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으로 남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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