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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 (2019)

by 눈다랑어 2021. 8. 8.

"거위가 사람한테 장난을 친다고?"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샘솟는 컨셉이다. 이 게임이 나왔던 2019년은 흥미로운 게임들이 많았다. 이 해에는 묵직한 AAA급 게임 대신, 다소 특이한 게임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 개의 매체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한 작품이자, 인디 게임의 홍수에서 가장 캐주얼한 게임,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제목 없는 거위 게임(이하 구스 게임)

원제 : Untitled Goose Game

 

간단한 튜토리얼이 끝나면 '할 일 목록'을 볼 수 있다

 

'할 일'을 해결하는 게 엔딩을 보기 위한 조건.

우선 '정원사의 옷 적시기'부터 해보자. 

 

정원사를 호스 근처로 유인하고 수도꼭지를 돌리면,

 

ㅋㅋㅋㅋㅋㅋ

 

정원사는 거위가 자기 물건을 들고 도망가면 쫓아온다.

 

물 속으로 도망가면 따라오다가 물에 젖는다.

'정원사 옷 적시기'를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움.

 

얄궂은 거위가 되다.

안경을 가로치면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안경을 찾는다. 엎드린 사이에 울음소리로 놀래킬 수 있고, 공을 맞춰 벌벌 떨게 만들 수도 있다. "어때? 인간, 꼴이 우습게 됐지?"

 

빗자루를 두고 줄다리기를 해 빗자루를 망가뜨릴 수 있다.

 

빗자루를 창고에 숨기면,

 

아줌마가 찾으러 온다.

 

이틈에 가둬버리자

거위가 장난을 친다는 발상은 참신하다. '할 일 목록'에 없는 장난도 가능하다. 그러나 상호작용은 적고, 답은 제한적이다. 도중에 새로운 규칙을 덧붙여 게임을 보강하는 일도 잘 없다.

 

퍼즐의 정답은 하나뿐이어도 된다. '할 일 목록'에 없더라도, 어쨌든 장난만 칠 수 있다면 상관없는 일 아니겠는가.  그래, 그게 문제다. 이 게임은 '장난을 치는 거위'가 콘셉트다. 장난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데, 애초에 갖고 놀 장난감이 부족하다. 몇 개 없는 장난에 싫증날 때면, 얄짤없이 '체크리스트'를 수행해야 하는 꼴이 된다. 자유로운 샌드박스형 게임을 상상했는데, 정작 할 게 없는 현실이라니. 에잉, 내 유쾌한 거위를 돌려다오.

 

멀티 없는 거위 게임

2인 플레이는 있는데 온라인은 미지원이다? 원 세상에...

그나마 리모트 플레이(스팀)가 대안으로 보인다.

 

시선을 끌고, 모자를 훔치다.

거위가 양동작전을 펼치며 재미있는 그림이 나온다.

예로부터 콘텐츠 부족은 멀티가 약이었다.

 

 

 

 

평가 점수 ★★★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은 샌드박스형 게임이 아니다. 처음에야 웃고 즐길지 몰라도, 30분~1시간쯤 플레이하면 슬슬 게임의 밑천이 드러난다. 그렇다곤 해도, 컨셉과 시스템의 불일치는 게임을 어색하게 만든다. 플레이어가 변수를 만들면 '장난'이 되고, 게임이 정답을 지정하면 '숙제'다. 장난이란 일탈과 우연에서 나오는 것 아니었던가.

 

아니, 정정할 필요가 있겠다. 장난과 숙제는 정말 반대말일까? 좋은 게임 디자인이란 숙제를 장난처럼 만드는 기술이 아닐까? 이 작품은 한 번도 완전한 샌드박스를 약속하지 않았다. 그런데 컨셉과 연출, 상황 설정이 자연스럽게 "마음껏 사고치는 거위 놀이"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실제 설계 범위보다 더 큰 자유를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가 꺾일 때 "이건 컨셉 원툴이네"라는 반응으로 돌아온다.

 

좋은 코미디 시뮬레이션이란 무엇일까. 작은 장난이 연쇄 반응을 낳고, NPC가 상황을 오해하고, 뜻밖의 결과가 쌓이고, 플레이어가 그걸 보고 다시 개입하게 만드는 구조를 상상하게 된다. 그런데 <구스 게임>은 대부분 장면 단위의 짧은 반응으로 끝난다. 즉, 소동이 커지기보다 미리 설계된 작은 꽁트에 머무르는 경향이 크다. 

 

<구스 게임>은 좋은 컨셉이 너무 큰 기대를 불러와 스스로를 손해보게 만드는 게임의 전형이다. 컨셉 게임들은 대개 짧은 분량으로 단점을 감추려 한다. <쇼트 하이크>가 좋은 사례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압축된 경험을 제공하니까. 그러나 <구스 게임>의 사정은 다르다. 굉장히 이른 시점부터 코미디의 추진력이 빠지고, 체크리스트 노동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짧지만 완결된 작품"으로 부르기 어렵다. 인상은 강해도, 속은 한없이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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