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쿄 올림픽.
꿩 대신 닭이라고, 게임에서라도 올림픽 기분 내면서 즐겨보도록 하자.


나름대로 구색을 갖춘 오프닝.

게임을 시작하면 국적이나 외형 등을 정하게 된다.
무함마드 깐수 풍의 커스텀을 선택.

처음으로 해볼 종목은 100m 달리기.
A 연타로 대시, 이게 끝? 무슨 조작법이 이리 간단해.

겉만 화려하지 게임 구성은 <하이퍼 스포츠>랑 다를 게 없다.

물론 A 연타가 전부인 게임은 아니다.
라스트 스퍼트도 있고 LB 버튼으로 스타트 대시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도 있다.
<하이퍼 올림픽>에 비하면 뭐가 늘긴 늘었는데, 결국 연타라는 본질은 같다.

LB를 유지하면 몸이 빛나면서 더 빠르게 튀어나갈 수 있다.

100m 달리기와 비슷하지만, 허들 종목은 타이밍에 맞게 누르는 요소가 있음.

달리기는 별 게 없어서 야구 종목으로 빠르게 넘어왔다.
요코하마 야구장을 딸랑 4줄로 간단히 설명하는 장면.

"수비 측이 던진 볼을 공격 측이 쳐 득점을 겨루는 구기."
맞는 말이지만 야구가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닌데?


번트, 도루 같은 복잡한 개념 싸그리 생략하고 배트를 휘두르라고 한다.
어딘가에 용어 해설집이 있겠지 뭐.

올림픽 공식 게임이라길래 현실적일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튜토리얼에서 종목에 대한 설명을 일일히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다면 용어 해설, *올림픽 역사에 대해 따로 가이드 북을 만들던지, 진루, 귀루, 번트 등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게 주석을 달아놨어야 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아무런 부연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명색이 올림픽 공식 게임이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올림픽 야구 위키백과 항목https://ko.wikipedia.org/wiki/%EC%98%AC%EB%A6%BC%ED%94%BD_%EC%95%BC%EA%B5%AC)

'올림픽 게임'으로는 썩 맘에 들지 않지만, 게임이 재밌으면 그걸로 됐다.
아까 그건 달리기니까 단순하게 만든 걸 거야. 야구 같은 복잡한 종목은 다르겠지.

2루타성 타구를 날려도 주자가 알아서 진루하지 않는다.
"그럼 연타하면 진루하나?"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매뉴얼을 살펴봤더니 LT + Y키를 누르면 진루한다고 한다. 그런데...
ⓐ 주자 1, 2루 상황에서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 주자가 알아서 2, 3루로 이동한다.
ⓒ 3루에 멈춘 주자를 LT + Y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 3루 주자는 움직였지만 2루 주자가 3루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게 정녕 야구 게임인가.
여기 나오는 투수들은 놀랍게도 4가지 구종을 구사하는 팔색조들이다. 패스트볼을 보고 반응할 수 없으니 구종을 찍어야 한다. 150km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110km 커브를 던지고, 심지어 100km짜리 슬로우볼을 던진다. 이놈의 투수들은 죄다 잭 그레인키라도 된단 말인가. 여기에 '쳐봤자 내야 땅볼'인 필살 투구까지 섞어쓴다. 심리적 선택지가 너무 많다. CPU는 그런 내 고민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는 듯이 공략해온다.

단순하게 만들 생각이었다면 아케이드 게임처럼 상쾌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상쾌함이라 함은 다음을 지칭한다. *규칙의 직관성 *즉각 보상 *끊기지 않는 흐름. 이 작품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미묘하다.


야구 종목에서도 150대 소녀가 170km(필살기)를 던지질 않나. 이게 정말 공식 올림픽 게임인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공식 올림픽 게임이 현실성 없는 건 그렇다고 치자. 중요한 건 "필살기가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었는가"다.

수영은 좌우 아날로그 스틱을 번갈아 리듬에 맞춰 위(↑)를 입력해야 된다. 자유형에서 왼팔 오른팔 번갈아 젓는 동작을 게임으로 형상화한 것이겠지만,

엑스박스 컨트롤러는 좌우 아날로그 스틱 위치가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은 구조다. 듀얼쇼크라면 모를까, 엑박 패드를 쓰는 사람이 어떻게 수영에서 좋은 조작감을 느끼겠는가? <2020 도쿄 올림픽>은 PS4 뿐만 아니라 스위치, 엑스박스로도 발매되었는데, 스위치 컨트롤러(조이콘, 프로콘) 역시 비대칭이다. 패드마다 느낌이 전혀 다른데 왜 이렇게 세팅한 걸까? 해결법은 간단하다. 디폴트 키를 LB, RB로 해놓거나, 게임 내에서 몇 가지 프리셋을 제공하면 됐다.

키 설정을 하려면 종목에서 나가 메인 화면까지 되돌아 와서, 마이 데이터 ☞ 키 설정에 들어가야 한다.
종목마다 최적화된 키 값이 다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종목에 들어간 상태에서도 바꿀 수 있게 만들었어야지, 프리셋도 몇 개 제공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무성의함에 화가 난다.

이거라도 없었다면 정말 할 이유가 없는 게임이다.

레프트 아날로그 스틱 = 레프트 펀치
라이트 아날로그 스틱 = 라이트 펀치
복싱 또한 키 비대칭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났다.

키 값이 이상해서 그렇지 게임 자체는 정상적이다. 공방 심리전이 격투게임과 유사함. 공격은 횡으로 피하거나 가드할 수 있고, 필살기는 통짜 무적이 달려있어 상대가 내밀 때 공격 판정을 무시하고 카운터 칠 수 있다. "이게 복싱인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럼 어때. 이미 현실성은 포기했다.

심리전 하면 이걸 빼놓을 수 없다.
그나마 재밌었던 유도.


인터넷 매칭도 가능하지만 상당히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21~24시까지는 탁구/농구/400m 계주 말고 플레이할 수 없다. 온라인 인원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이래 만든 것 같은데, 스팀 무료 플레이 때 돌려봐도 잘 잡히진 않았다. 유저가 없어 단체 종목은 꿈도 못 꾸고 개인 종목만 몇 판 해봄.

단식, 복식을 구분하면 20개까지 늘어난다. 경쟁작인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 올림픽, 2019>은 *총 34개의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 이래서야 경쟁이 될까?
(*총 34개 = 2020년 21개, 1964년 10개, 드림경기 3개)

스포츠 클라이밍은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다.
주변 환경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연출을 쭉 봤는데,



분명 한 바퀴 둘러보긴 하지만 '도쿄 올림픽의 현장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장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오는 길의 풍경이 어떻게 되있는지, 도쿄 시내가 어떤지, 주변에 호텔이나 관광 명소가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드론으로 로드뷰를 쭉 보여줬다면 훨씬 나았을 것 같다.

<북으로>만 못한 도쿄 올림픽 게임이라니.
| * <북으로>란 어떤 게임? 주인공은 여름을 훗카이도의 한 친척 집에서 보내기로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사랑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북으로는 훗카이도의 실제 명소, 가게 이름을 사용했으며, 이 게임을 끝내면 진짜 훗카이도를 여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도쿄 올림픽 2020>이 가야 할 노선이 바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 어차피 <마리오와 소닉>이 있는 이상 올림픽 파티 게임으로서의 경쟁은 힘들다. 캐릭터 파워에 기댈 수도 없고, <마리오와 소닉>에는 있는 스토리 모드조차 없다. 미니게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허접한 게임 메카닉을 바꿀 생각도 없다.
그렇다면 도쿄 올림픽의 종목을 구현하는 데 집착할 게 아니라, '도쿄 올림픽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어야 했다. <북으로>가 해낸 마당에 <도쿄 올림픽>이 고민해볼 문제 아니었을까.
평가 점수 ★★
미니게임 모음집으로서는 그럭저럭 할만한 게임. 올림픽 공식 게임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다. 싱글 컨텐츠도 부실하고, 게임도 허접하고, 도쿄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살리지도 못했다.
몇몇 게임들은 재미있지만, '스포츠 룰 자체가 재미있을 뿐 게임이 흥미롭게 만들어졌다' 는 인상은 거의 받지 못했다. 테니스, 탁구에서 공을 주고 받으며 치열하게 듀스 싸움을 하는 즐거움. 그런 건 게임의 재미가 아니라 스포츠 본연의 재미일 뿐이다. 게임의 역할은 스포츠를 흥미롭게 포장하는 것이다. 그게 안 되는 게임을 애써 감쌀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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