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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하급생 2 (2004)

by 눈다랑어 2021. 11. 9.

하급생의 히트 후 7년만의 후속작. 업계를 선도하던 과거와 달리, 2000년대 elf는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히루타 마사토, 칸노 히로유키 등 핵심 인력의 이탈과 함께, 자사의 히트작에 매몰되어 게으른 리메이크를 거듭했다. 이 무렵 90년대 히트작의 후속작이 등장한다. 바로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 2이다.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은 아니었으나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충분한 녀석이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이런 상황에서 하급생의 후속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급생 2가 발매되자 사람들은 분노했다. 어떤 사람은 CD를 반토막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온갖 루머가 퍼지면서 소문이 확대되었다. 하급생 2는 한동안 흑역사로 취급되었으며, 쓰레기 게임을 꼽을 때 빠짐없이 언급되곤 했다.  

 

* 이 리뷰는 하급생 2의 핵심적인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elf 게임들의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동급생 2의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 장문 주의 (하급생 2의 스크립트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급생

<하급생>과 <하급생 2>, 가장 도드라지는 차이는 화풍이다.

 

하급생 2

눈동자나 눈썹이 비슷하긴 하지만, 예전보다 뺨과 이마가 돌출형으로 바뀌었다. 하급생 시리즈의 작화는 모두 카도이 아야가 담당했다. 변한 화풍은 기존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뭐 어쩌겠는가, 본인이 그렸다는데 그냥 할 수밖에.

 

하급생은 개발사의 전작 동급생 시리즈와는 달랐다.

<하급생>은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영향을 받아, 플레이어가 데이트를 주도적으로 잡고, 공략 기간이 2주에서 1년으로 늘어났으며, 여러 히로인을 동시공략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 <하급생>은 문어발 연애 + 시뮬레이션 요소를 극대화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꼭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어발 연애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개개인의 이야기가 빈약하다는 소리다. <동급생>은 짧은 기간(2주)을 다루지만 <하급생>은 1년짜리 게임이다. 1년을 채우기에는 히로인과의 대화, 데이트 패턴이 많지 않았다. 부족한 회화 패턴을 메우려고 문어발 연애를 내세웠겠지만, 정사 씬조차 비슷한 대화 패턴이 반복되니 "그 여자와 몇 번 자고나면 더 이상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부실한 대화 패턴의 가장 큰 피해자가 모치다 마호코다.

 

접근성이 높은 히로인, 마호코

빠르면 여름, 늦어도 가을이면 마호코 얘기는 다 볼 수 있다. 남은 건 계절 이벤트 뿐이다. 마호코와 연애를 즐기려 해도 새로운 패턴이 없다. 자연스레 다른 히로인으로 갈아타면서 마호코는 수 개월 방치되는 신세가 된다. 불쌍한 친구 같으니.

 

2021.11.05 - [게임 비평] - 하급생 (1996)

 

하급생 (1996)

elf는 이제 없다. 슬슬 주름을 걱정하는 아저씨나 기억하고 있을 추억의 회사이지만, 현재까지도 성인게임계에 미친 영향은 건재하다. 2000년대 이후의 연애 게임들과 전성기 엘프 게임들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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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생 2>는 이런 단점을 상당 부분 해결했다. 우선 전화, 대화, 데이트 패턴 등이 보강되었다. 모든 패턴을 다보기까지 많은 만남이 필요하고, 호감도가 정점에 다다르는 시점이 늦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스케쥴이 굉장히 빡빡하다.

 

<하급생>은 문어발 연애의 끝, 전 캐릭터 동시 공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지만, <하급생 2>는 개개인의 볼륨을 충실했다. 2~3명만 공략해도 분량 상 문제가 없을 정도다. 히로인과의 밀접한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대체 어떤 이유로 <하급생 2>가 흑역사로 낙인찍힌 것일까? 이질적인 작풍 문제는 동의하지만, 그게 본질적인 문제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하급생 2>의 주요 비판점은 메인 히로인 타마키에게 몰려있다. 양다리, 어장관리, 비처녀, NTR 등 자극적인 키워드가 보통 많은 게 아니다. 우선 마을 지도부터 보자.

 

<하급생 2>는 직접 이동할 수도 있고, 지도를 열어 자동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기존 elf사 게임에 비하면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2004년쯤 되면 편리하다고 보긴 어렵다.

 

맵에 히로인의 위치가 보이고,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투하트 2)

<하급생 2>는 마을지도를 열어 워프할 수는 있어도, 히로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이 점이 오히려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고 생각하지만, 연애게임이 정형화된 2004년에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급생 2>의 방식은 구닥다리처럼 보여도, 맵 구성을 이해하는데는 이만한 게 없다.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구와 마주칠지 기대하는 재미 말이다. 그러나 카즈키가 비에 쫄딱 맞는 장면을 빼면 동선을 활용한 이벤트가 없고, 마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의 임팩트가 적은 편이다. <하급생 2>은 연적이 없고, 조연 캐릭터(남성)의 역할조차 미미하게 구현되었다.

 

조연 캐릭터는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플레이어에게 경쟁심을 유발하는 장치다. (동급생 2)

 

킥복싱 동호회 부실

<하급생 2>의 허술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컨대 킥복싱 동호회 설정은 무의미하다. 이 장소는 부실이라기보다, 히로인과 만나는 장소로 쓰였다. 동호회 매니저 역할인 타마키는 종종 부실에 들러 주인공을 케어하지만, 유리가 첫 만남 때 지갑을 돌려주러 왔던 것, 나나세가 주인공을 만나러 찾아왔던 것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활용되지 못했다. <도키메모>의 부 활동과 달리, 주인공은 아무리 부 활동에 전념해봤자 얻는 것이 없다. 왜 신체를 단련하는지, 대회는 왜 안 나가는지, 축제 때 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동호회 부실은 그저 집 밖에서 히로인과 만나기 위한 편의 시설일 뿐이다. 

 

메인 히로인 사이몬 타마키

주인공의 오랜 친구이자, 킥복싱 동호회의 매니저.

 

부 활동을 하는 주인공을 위해 매니저를 자처한 타마키.

킥복싱엔 관심도 없는데 사서 고생이다.

 

혼자 사는 주인공을 틈틈히 찾아와 주기도 하고,

 

연휴중에 알바하느라 고생한 주인공에게 요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가끔 빨래도 해주고 현모양처가 따로 없다.

 

 

선택지 :

ⓐ 대화한다.

ⓑ 전화번호를 묻는다.

ⓒ 애인이 있는지 묻는다.

ⓓ 생일을 묻는다.

ⓔ 데이트를 한다.

 

전작과 동일하게 개인정보를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애인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 대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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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타마

타마키) 뭔데?

로마) 아... 역시 됐어. 들을 필요도 없고

타마키) 도중에 그만두지 마. 신경 쓰이잖아?

로마) 어차피 듣지 않아도 알고 있고

타마키) 그런 건 들어봐야 알겠지?

로마) 음... 그렇지만

타마키) 말해보세요

로마) 그럼 물어볼게. 너, 사귀는 사람 없지?

타마키) 있어

로마) 그래. 그런 애 없지?

타마키) 그러니까 있다고 하잖아

로마) 이야~ 시간 낭비였다. 듣기 전부터 알았다구. 네게 사귀는 녀석이 있다는 것은... 

         아니 뭐라고!!

 

타마키) 사귀기 시작한 건 봄 방학. 여기서 아르바이트 할 때 알게 됐어. 나이는 3살 연상. 의학부 학생으로 똑똑하고 굉장히 의지가 되는 사람. 이름은... 뭐, 따로 알려줄 필요 없겠지


로마) ...

타마키) 역시 들어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로마) 하아...

타마키) 왜? 한숨이나 쉬고

로마) 아니 뭐. 좀 놀라서 그랬어

타마키) 그래

로마) ...

타마 녀석 남자친구가 있었나, 뭔가 좀 소외된 느낌이야.

 

대부분의 연애게임들은 이런 전개를 넣지 않는다. elf는 남자 경험이 있거나, 다른 남자를 좋아하거나, 남자친구가 있는 히로인을 자주 다룬 회사였다. 그러나 메인 히로인에게, 심지어 학원물 장르에서 남자친구를 붙여준 사례는 최초였다. 남자친구가 있는 메인 히로인은 정녕 금기일까? 일단 스토리를 감상해보자.

 

데이트 제안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회화가 발생한다.

타마와 데이트라고?
핫하하. 바보 같은 말 하지마. 나와 타마는 남매 같은 관계야.
라기보다 누이와 동생인가? 뭐, 그런 것은 어찌 됐든 좋아.
어쨌든 그런 것이니까, 데이트를 하는 관계가 아닌 거야.

 

데이트 제안을 주인공이 묵살해버린다.

다음에 다시 데이트 제안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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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타마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니까.
꼬마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신 것도 단 것도 다 안 오래된 부부와 같은 관계라고?
...
뭐 확실히, 타마 녀석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도 몰랐지만.
어쨌든 타마는 가족 같은 사람으로, 남자라든지 여자라든지 그런 것이 아니다.
알겠어?


데이트 제안 (3번째)
타마보다 다른 여자를 꼬시는 게 좋지 않을까?
꽤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편이 결실이 있다고 생각해.

데이트 제안 (4번째)
어쩔 수 없군.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하지 뭐.
단, 데이트라든지 그런 게 아니고, 함께 놀러갈 뿐이니까.

 


로마) 타마, 내일 데이트하지 않겠어?


타마키) 데이트? 내가, 너와?


로마) 아, 아니야 타마. 그런 게 아니라


타마키) 아하하, 알았다. 최근 어울려주지 않으니까 외로웠던 거구나
응, 어쩔 수 없네. 그렇다면 사랑스러운 타마키 짱이 같이 놀러가줄게

 

뭐 괜찮나. 잘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함께 놀러다니고 있었고, 이상하게 의식한 내 쪽이 이상한 거지.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임자 있는 여자를 꼬시기로 마음 먹은 셈이다.

 

다른 여자와 데이트하던 도중 타마키를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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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어라? 타마 녀석...인가?
그렇다면 정면에 있는 남자가 전에 말했던 남자친구인 것인가...
음...  왠지 타마 녀석 긴장하고 있는 거 아냐? 묘하게 표정이 딱딱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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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앗!!!

미카) 오~ 대단하네! 저기 있는 커플. 이렇게나 밝은데ㅡ 우와!

로마) 바보, 그렇게 소리 지르면...

미카) 아, 알겠다구요... 

정말이지 미카 녀석...

확실히 타마가 신경 쓰이지만, 지금 내 상대는 미카야.
이 녀석에게 분명하게 집중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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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타마 

타마키) 응? 뭐야? 

로마) 너 일요일에 어디 갔었어? 

타마키) 아, 응. 갔었어. 

로마) 혹시 데이트인가? 

타마키) 헤헤헤~ 놀이공원에 가버렸다 

로마) 그래... 

타마키) 응? 무슨 일 있어? 

로마) 아니, 아무 것도 아냐 

타마키) 그래 

로마) ... 
그렇다는 건 즉,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란 거지. 
뭔지 모르겠지만... 좀 외롭구만 

 

타마키 본인에게 "나 애인 있어"라고 듣는 것과 실제로 목격하는 건 전혀 다르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타마키가 아직 내 여자는 아니지만, 미래의 여자친구한테 집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네토라레(NTR)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급생 2>만 이런 요소가 등장하는 걸까?

놀랍게도 <동급생> <동급생 2> <하급생> 모두 빠지지 않고 이와 유사한 전개가 등장한다. 특히 <동급생 2>에서는 타마키가 남자친구와 깨볶는 상황은 선녀로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터진다. 플레이어 입장에서야 분통 터지겠으나 남녀가 사귀니 당연히 벌어질 일이었다. 다만 주인공이 타마키 커플을 발견할 때의 상황은 작위적인 느낌을 받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웠다. 다른 방법으로 연출할 순 없었던 걸까.

 

첫 등장부터 "얘가 곧 사고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든다.

<동급생 2>는 심각한 범죄 행위가 등장한다. 그걸 하필이면 메인 & 소꿉친구 히로인 시나리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소꿉친구 히로인의 위기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목격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동급생 2>가 나쁜 평가를 받는 게임일까?

 

요즘 같으면 NTR이 있다고 미리 알려주겠지만, elf 전성기에 나온 게임들은 대부분 NTR 요소를 차용했다. 지금도 이를 문제삼는 이는 별로 없다. (동급생 2, YU-NO, 드래곤나이트4 등)

 

동급생 2의 NTR는 하급생 2의 NTR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하급생 2>에서는 타마키 외에는 *NTR을 볼 일이 없지만, <동급생 2>는 어떤 루트를 진행하더라도 소꿉친구에게 NTR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방치했다가 엔딩에서 뒤통수를 세게 맞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NTR = 남의 애인을 빼앗는 행위)

 

<동급생 2>의 NTR은 메인 히로인보다는 소꿉친구 히로인 토모미에게 집중되었다. 토모미는 게임 초반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캐릭터다. 그런 중요한 캐릭터가 NTR을 당한다. 토모미를 공략하지 않아도 이런 상황과 맞딱드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메인 히로인조차 심하게 희롱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서브 히로인도 NTR 전개가 있을 정도다. 충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동급생 2> 쪽이 월등하다. 만약 <동급생 2>가 2004년에 발매되었다면 좋은 평가를 못 받았을지도 모른다.

 

2021.11.03 - [게임 비평] - 동급생 2 (1995)

 

동급생 2 (1995)

동급생의 주인공 타쿠로는 방학 동안 여자들과 새콤달콤한 추억을 쌓고자 한다. 청춘이란 어린 시절을 떠나보내고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주민등록증이 나오고 운전면허도 딸 수 있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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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2>의 입장을 변호하자면, <동급생 2>의 NTR은 어느정도 회피할 수 있다. 반면 <하급생 2>의 타마키 루트는 NTR을 회피할 수 없다. 타마키가 남자친구랑 연애하는 장면은 피할 수 있지만, 타마키 루트를 진행하면 애인을 빼앗는다는 전개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고민에 빠진 토모미

타마키는 처음부터 애인 유무를 알려주고, 주인공 스스로가 데이트를 거부한다. 두 사람을 데이트하게 만든 건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다만 플레이어가 선택하게 만들었더라도, 주인공과 타마키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

 

남자친구와의 애정 행각은 NTR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애인 있는 여자에게 대시했으니 어쩔 수 없는 사태처럼 보인다. (키스로 끝냈으면 모를까, 그 이후의 상황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그런 점이 아쉽다.)

 

물론 이를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연애 게임은 성적 판타지에 기반한 것이며, 굳이 현실적인 문제를 게임에 끌고올 필요가 없지 않냐고 말이다. 비현실적인 모습에서 위로를 찾는 건 당연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판타지가 되는 건 곤란하다. 너무 허무맹랑하게 만들면 캐릭터가 진실하지 않고, 상황에 몰입하기 힘들다. 현실성을 너무 고려하면 오히려 개연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현실은 개연성 따위 기대하기 어렵다.) 보는 사람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아 흥행에 지장이 생긴다.

 

이는 연애 게임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현실성을 중시하면 반발이 크겠지만, <하급생 2>는 현실에 매몰된 게임이 아니며, 남성향 판타지를 철저하게 배제하지도 않았다.

 

<하급생 2>의 비처녀 요소는 90년대라면 큰 문제가 없을만한 소재였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비처녀라는 점에, 이 시대 오타쿠들은 분개했다. <하급생 2> 이후의 게임들은 순 어거지 이유로 처녀 캐릭터를 창조한다. 멀쩡히 남편이 있는데 처녀라는 둥... 비처녀를 밀어붙인 <하급생 2>이 어떤 꼴이 됐는지 다들 봤기 때문이리라. 처녀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캐릭터가 그럴 필요는 없다.

 

동급생의 치하루. 충격적인 설정임에도 인기가 좋았다.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이 인기를 끌면서 오타쿠 문화가 확산되었다. 90년대 말 즈음 모에 코드가 생겼고, <투하트, 1997>가 발매되면서 학원물 성인 게임의 표준이 확립되었다. <센티멘탈 그래피티, 1998> 이후로 미소녀 게임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면서,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은 오타쿠 위주로 재편되었다. 에로를 무리하게 넣어서 분위기를 망치느니, 모에와 이야기에 집중한 게임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PS판 <투하트, 1999>였다. 성인게임으로 출발했지만, 온가족의 플스로 넘어가면서 성적 요소를 빼버리자 히트작 요상한 물건이었다.

 

<투하트>의 성공으로 시스템보다는 캐릭터, 시나리오에 몰빵하는 경향이 굳어졌다. 원화가, 프로그래머, 시나리오 라이터 1명씩만 있어도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굳이 게임 메커니즘을 어렵게 만들 필요도 없다. 이 무렵의 성인게임은 모에와 감동적인 이야기에 치우치거나, 작정하고 에로에 집중한 게임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성인게임의 활황은 금세 꺼지기 시작한다. '소설 같은 게임'을 만들었더니 라이트노벨에 치이고, '에로'에 집중하자니 코믹마켓, AV 시장의 확대로 설 자리를 잃었다. 많은 유저들이 이탈하면서, 소수 정예 오타쿠의 구매력에 의존하는 시장으로 재편되었다.

 

<하급생 2>가 흥행에 실패한 결정적인 원인은 오타쿠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내지 않았던 점이다. 그들에게 히로인 캐릭터는 마치 그들이 현실의 아이돌에게 바라듯, 남자 경험은 커녕 남자와 손 잡아본 적도 없는 순결한 캐릭터여야 했다. 메인 히로인에게 남자친구가 있고, 남자 경험도 있다. 그녀를 남자친구에게서 빼앗아 내 여자로 만들어야 한다. 주요 고객층의 성격이 변했으니 <하급생 2>가 실패하는 건 당연하다.

 

디지캐럿, 1998

90년대 말 <디지캐럿> <시스터 프린세스, 1999> 같은 모에 노선의 서브컬쳐가 등장하면서, 오타쿠 현상은 예전보다 훨씬 좁은 의미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기존의 대중문화와 차별화되어 미소녀와 모에에 열중하는 사람들. 방구석 히키코모리 취급을 받는 사람들. 오타쿠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덕후가 축덕, 밀덕처럼 마니아를 지칭할 때도 쓰이지만, 지금도 일본 사회는 서브컬쳐 전반에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오타쿠는 강력한 배타성으로 무장하여 사회와 분리되어 있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런 사람들의 눈에 <하급생 2> 같은 게임이 아니꼬운 건 당연하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온건파와 강경파가 대립하면 강경파의 주장이 귀에 들어오기 마련. <하급생 2>는 물어뜯기 좋은 먹잇감이 됐다. 현재까지도 <하급생 2>의 현지 평가는 매우 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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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atwiki.jp/gcmatome/pages/1359.html

意外性を突き過ぎたメインヒロインの柴門たまきのストーリーで、プレイヤーの多くが嫌悪感を覚え、批判が高まった。

의외성이 지나친 메인 히로인 사이몬 타마키의 스토리로 많은 플레이어가 혐오감을 느껴 비판 여론이 많아졌다.

 

システムの親切さとしては続編として相応しいが中身は凡作で、エルフの捲土重来を託すには役者が足りなかったと言える。少なくとも『2』独自の魅力には乏しい。
前作のファンや、既存のゲームジャンルに囚われないかつての作風を期待していた往年のエルフファンからは「守りに入っている」などと苦言を呈された。
さらに色々と抱えた柴門たまきがメインヒロインという、トンデモ変化球のお陰で実態以上の悪評を被ることになってしまった。
本作以降エルフブランドから恋愛系タイトルの新作がほぼ出なくなったことからもエルフブランドに与えた影響は大きく、これをもって「エルフブランドの終焉」などと呼ぶ向きもある。

시스템의 편의성은 속편으로 적합하지만 내용은 범작이었고, 엘프가 권토중래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했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2만의 독자적인 매력이 부족하다. 전작의 팬이나 기존 게임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이전의 작풍을 기대하고 있는 왕년의 엘프 팬에게는 수비를 굳히고 있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또한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던 사이몬 타마키가 메인 히로인이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변화구 때문에 실제 이상의 악평을 받게 됐다. 본작 이후 엘프 브랜드로 연애 타이틀 신작이 거의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엘프 브랜드에 준 영향이 크고, 이것을 보고 엘프 브랜드의 끝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물론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하급생 2>의 친구들은 동급생 시리즈의 카즈야, 아키라와 달리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고, 시나리오의 질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타마키의 심리 묘사는 다른 시나리오와 비교해봐도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함이 많은 타이틀이었지만,  <하급생 2>에 쏟아진 비난은 상상을 초월했다.

 

어떤 이는 CD를 자르고 타마키가 비처녀라는 점을 비판하는 프린트를 게시하였다. 이 일은 큰 파장을 불러오게 되었다. elf가 시장 변화를 못 따라간 건 사실이지만, <하급생 2>의 실패는 오타쿠 문화 특유의 배타성 또한 한 몫 하고 있었다.

elf 전성기 때 나온 게임들은 대부분 NTR 요소가 들어 있었다. 남의 애인을 뺏는 행위는 수 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사회적 구속력이 강해진 요즘도 근절하지 못한 게 현실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제일 것이다. 그런 현실을 배제하고 성적 판타지만을 탐닉해야 하는 걸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판)

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섬세한 감정 묘사와 절제미, 평생 한 번 뿐인 사랑에 중점을 두었다. 불륜을 미화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불륜이라는 소재에만 집중해 이 소설을 폄하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소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걸 잘 보여주는 작품. 

 

화이트 앨범

주인공은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멀어지게 된다. 순애물 같으면서도 바람 피우기를 권장하는 기묘한 게임이지만, 다양한 미디어로 확대 재생산되어 빅 히트를 기록한 리프의 대표작이다.

 

플레이어는 멀쩡한 커플을 갈라놓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다. 플레이어는 손해볼 게 없다. 내가 바람을 피는 거지 내 여자를 빼앗기는 게 아니니 말이다. 사람들이 <화이트앨범, 1998>에 박수를 보낸 건 시대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문제였을까? 

 

다시 타마키 시나리오로 돌아오자.

 

더보기

로마) 

내일은 한가해?

타마키) 

...

로마) 

혹시 시간 비면ㅡ

타마키) 

저, 저기... 로마

로마) 

응?

타마키) 

이런 거, 좀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로마) 

자제하다니, 뭘?

타마키) 

그러니까 그... 함께 놀라가는 거라던가

로마) 

...혹시 남자친구가 뭐라고 했어?

타마키) 

응. 조금...

로마) 

그렇군

타마키) 

그러니까 당분간 이런 일은...

로마) 

알았어. 나도 널 귀찮게 하고 싶은 게 아니고, 당분간 그만둘까

타마키) 

미안해

로마) 

신경 쓰지 마

타마키) 

 

-----------------------------------------------------

 

 

데이트를 거듭하면 타마키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아무래도 타마키의 남자친구에게 주인공 얘기가 들어갔나 보다.

이 상태에서 데이트를 권하면 어떻게 될까?

 

 

-----------------------------------------------------

 


좀 더 자제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뭐, 일단 권해 보지만...

 


로마) 

내일 예정은 어때? 혹시 한가한가?

타마키) 

으응. 내일은 다른 일이 있어

로마) 

그런가

타마키) 

뭐야? 중요한 일?

로마) 

아, 아니.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냐

타마키) 

그래. 혹시 정말로 중요한 일이 있다면 말해. 예정 어떻게 해볼테니까

----------------------------------------------- 

음... 당분간은 무리 아닐까?
뭐, 일단 말을 걸어보지만...

 


타마키) 

로마

로마) 

으악!

타마키) 

어? 왜, 왜 그래?

로마) 

아무 것도 아냐. 좀 타이밍이 나빴을 뿐

타마키) 

그, 그래...

로마) 

신경 쓰지마

타마키) 



로마) 

그래서, 무슨 이야기였지?

타마키) 

어?

로마) 

뭔가 말하려고 했던 거지? 아까

타마키) 아, 응

로마) 

자, 말해봐

타마키) 

응... 있잖아, 내일 예정이 비어서 그러는데, 어디 좀 데려가주지 않을까 해서

로마) 

...

타마키) 

혹시 바빠?

로마) 

아, 아니 그런 거 없어

타마키) 

아하하. 다행이다

로마) 

그래도 괜찮아?

타마키) 

응? 뭐가?

로마) 

남자친구 말야. 나랑 놀러가면 또 무슨 소리 듣는 거 아냐?

타마키) 

괜찮아 괜찮아. 너에 대해 소꿉친구라고 잘 설명해뒀으니까

로마) 

그런가

타마키) 

아님 뭐야? 소꿉친구라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짓까지 하려고 생각하는 거야?

로마) 

하아?

타마키) 

아하핫. 아무것도 아닙니다~

로마) 

정말... 잘 모르겠어 이 녀석

타마키) 

그래서 내일은 어디에 갈 예정이야?

 

놀랍게도 타마키 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플레이어가 데이트 명령을 선택하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데이트 자제령을 내린 뒤 약 3주 정도 시간이 흘렀을 무렵이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생각했을 수도 있고, 스스로 깨닫진 못해도 주인공을 의식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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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앗, 로마

로마) 

오오, 타마. 뭐하는 거야?

타마키) 

헤헤헤~

로마) 

아... 알았다. 말하지 마

타마키) 

질투 안 난다 질투 안 난다

로마) 

누가 질투한다는 거야

타마키) 

아하하하

로마) 

그런데 그 상대는 어디에 있지?

타마키) 

통화 중

로마) 

그렇군

타마키) 

앗, 돌아왔다

로마) 

그럼 방해꾼은 물러가야 하나

타마키) 

아하하, 미안해

로마) 

신경 쓰지마

 

 


...
그럼 나도 어디론가ㅡ

 

 

 


타마키) 

잠깐만!

로마) 

어?

타마키) 

다행이다. 돌아가지 않아서

로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타마키) 

저기, 시간 있어?

로마) 

뭐?

타마키) 

괜찮다면 같이 영화 보러 가지 않을래?

로마) 

영화 보러 간다니 너, 데이트라며? 나 같은 건 내버려두고 남자친구한테 잘 좀 해

타마키) 

아핫, 돌아가버렸다

로마) 

하아?

타마키) 

뭔가 볼일이 생겼대

로마) 볼

일이란 게 데이트보다 중요한 일이야?

타마키) 

응 뭐, 바쁜 사람이니까. 너와 달리

로마) 

뭐라고!

타마키) 

아하하... 그래서 어때? 나와 함께 영화 보고 가지 않을래? 

티켓이라면 이미 2인분 샀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로마) 

그렇군... 
음. 혼자 두면 타마가 불쌍하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돌봐준다. 

타마키) 

누가 불쌍하다는 거야

로마) 

핫하하

타마키) 

그럼 갈까

로마) 

 


----------------

 


타마키) 

후우...

로마) 

재밌었어 타마

타마키) 

엣? 그런가

로마) 

재밌었어. 뒤로 돌아서서 몹시 울적한 주인공이 최고로 웃겼어

타마키) 

웃겼다니, 그렇게 느낀 사람 너 혼자 뿐이었다고?

로마) 

그러고 보니 그렇네. 어째서지?

타마키) 

어째서라니, 재미없기 때문이 아닐까

로마) 

그런가?

타마키) 

그래

로마) 

흠. 즉, 웃음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거야

타마키)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로마) 

그래서 어떻게 할까? 이후에 네 남자친구 대신에 집까지 에스코트하면 되냐

타마키) 

아, 응. 거기까진 안 해줘도 괜찮아

로마) 

그런가

타마키) 

정말 고마워. 덕분에 티켓을 낭비하지 않았어

로마) 

음. 신경 쓰지마

타마키) 

그럼 이만.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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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어이 타마

타마키) 

앗 로마

로마) 

이런 데서 뭐하는 거야

타마키) 

아하하하. 왜 이런 곳에 있을까

로마) 

그렇게 말해도 말야

타마키) 

어? 혹시 몰라?

로마) 

알 리가 없잖아

타마키) 

그럼 퀴즈로 하자. 적당히 대답해 줘

로마) 

...그런데 너 한가하구나?

타마키) 

앗, 들켰어?

로마) 

당연하지

타마키) 

아하하하. 뭐 그런 거니까. 조금만 어울려 줘

로마) 

나 참... 어쩔 수 없군

타마키) 

그래서 다시 질문.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을까요?

로마) 

글쎄... 약속 때문에?

타마키) 

딩동댕. 정답

로마) 

누구랑 왔는데? 반 친구?

타마키) 

헤헤헤~ 그건 말이야

로마) 

아 기다려. 그 긴장감 없는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타마키) 

아, 그래

 

 


삐롱삐롱삐롱 (휴대폰 벨소리)

 

 


타마키) 

앗, 미안

로마) 





타마키) 

여보세요? ...아, 네

 

 


흠. 아무래도 남자친구에게 온 전화인가봐.
방해 되면 미안하니, 나는 물러가는 게 좋을까?

 

 


타마키) 

...네? 무슨 일이에요? ...네 ...네 ...네 ...네...

 

타마키) 

알겠습니다. 힘내요. 네. 실례하겠습니다.


로마) 

무슨 일이야?

타마키) 

어? 아, 아직 있었구나

로마) 

그래

타마키) 

...

로마) 

혹시... 또 취소된 거야?

타마키) 



로마) 

그렇구나...

타마키) 

...

 

 

 

타마 녀석 꽤 풀이 죽은 것 같아
데이트 바람 맞는 거 이번이 두 번째 아닌가?

 

 


로마) 

나 참, 어쩔 수 없군

타마키) 

네?

로마) 

내가 대신 어울려 줄테니 힘내라

타마키) 

대신 어울려 준다니, 남자친구 대신이라는 거야?

로마) 

그래. 나로는 역부족일지도 모르지만

타마키) 

아하하하. 역부족이긴 하지

로마) 

뭐?

타마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 데이트는 클래식 콘서트인데? 그래도 괜찮아?

로마) 

크, 클래식!?

타마키) 

응... 아, 티켓은 있어. 이미 사놨으니까

로마) 

그래...

타마키) 

무리하지 않아도 돼

로마) 

걱정하지 마. 남자에게 두 말 없다

타마키) 

그래?

로마) 

이봐, 빨리 가자구. 결심이 흔들리기 전에

타마키) 

응. 고마워

 

 

 


로마) 

후아아아암

타마키) 

잘 잤나보네

로마) 

으악. 타마...

타마키) 

응?

로마) 

미안해. 잠에 빠져서

타마키) 

아핫. 괜찮아. 네가 클래식을 얌전히 감상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았으니 말야

로마) 

으음

타마키) 

로마

로마) 

응?

타마키) 

오늘 어울려줘서 정말 고마워

로마) 

아, 아니. 별 것도 아닌 걸

타마키) 

그래도 고마워

로마) 

으, 응

타마키) 

그럼 나 이제 그만 돌아갈게

로마) 

집까지 데려다주지 않아도 되나?

타마키) 

아하하. 거기까진 안 해도 된다니까

로마) 

그렇군. 그럼 또 보자

타마키) 



로마) 

...

응? 왠지 비싸보이는 차가 타마의 뒤를 쫓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뭐 기분 탓이겠지.

 

----------------------------------------------------- 

 

 

남자친구가 두 번째 펑크를 내서 데이트를 대신하게 된 주인공.

데이트를 마치고 타마키의 뒤를 쫓아가는 차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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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어라?

타마키) 

뭐? 무슨 일이야?

로마) 

너 왠지 뺨이 빨개진 것 같다?

타마키) 

뺨? ...아앗!

로마) 

어딘가에 부딪히기라도 한 거야? 맞은 것 같기도 한데...

타마키) 

뭐,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니까.

로마) 

...

별 일 없으면 도망갈 거 없잖아? 

 

 

녹지공원에서 타마키를 발견했다.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눈가가 촉촉하고 기운이 없어보인다. 
타마키가 하도 침울하게 있자, 네 웃는 얼굴을 좋아한다고 기운을 차리라고 하는 주인공.

결국 타마키가 웃어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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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미안해, 걱정하게 해버렸네

로마) 

정말, 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말하게 해놓고선... 덕분에 아직 등 뒤가 가려운걸

타마키) 

아하하하. 나는 좀 찡~하게 느껴졌다
왜냐면, 그렇게 상냥한 말을 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로마) 

벼, 별로 상냥하게 할 생각은ㅡ

타마키) 

고마워

 


 


타마키) 

아하하핫. 또, 또 보자

 


왜 그런 건지... 놀랬어.
뭐,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깜짝 놀랐지...

 

 

-----------------------------------------------

 


타마키) 

있잖아. 이전에는 그... 갑자기 그런 일 해버려서...

로마) 

그런 일? 아, 쪽~ 했던 거 말이군

타마키) 

자, 잠깐!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지 말라고

로마) 

이봐, 네가 오히려 눈에 띄고 있다고

타마키) 

아...

로마) 

뭐, 신경쓰지마. 싫다고 하는 게 아니니까

타마키) 



클래스의 여자) 

아~, 오리야가 타마키를 괴롭힌다~

로마) 

시끄러! 괴롭히지 않는다고!

클래스의 여자) 

꺄악!

로마) 

정말...

타마키) 

아핫, 폐를 끼친 것 같네

로마) 

그래. 그러니까 너는 항상 웃으란 말야

타마키) 

응. 그렇게 할게

로마)

...

왠지 요즘 나답지 않은 소리만 하는 것 같아.
혹시 나 이상한 거라도 먹은 거 아니야?

 

 

남자친구냐, 주인공이냐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점점 주인공을 의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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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르르릉

 


타마키) 



로마) 

응?

끼이익

로마) 

...

 

 


뭐지? 이 화려한 스포츠 카는

 

 


타마키) 

미안. 로마

로마) 

응?

타마키) 

나, 좀 볼일이 있어서

로마) 

볼일?

타마키) 

정말 미안해. 그럼 이만

 

 


타마는 화려한 스포츠카에 달려가,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자와 무엇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낮은 엔진 소리에 파묻혀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았다. 표정만 봐도 그다지 좋은 분위기는 아닌 것 같지만...

 

 

 

탈칵

 

 


로마) 

아...

 


타마는 일순간 내게 시선을 보내더니, 차의 조수석에 탑승했어.

 


로마) 

...

아마 타마의 남자친구겠지.
녀석... 귀찮은 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러브 호텔 앞으로 가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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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냐. 나 그다지 그런 생각이었던 게...

남자) 

아니. 그건 네 본심이 아니야

???) 

그런...

 

 


우와왓... 뭔가 대단한 곳에 와버렸다.

 

 


남자) 

전부터 알고 있었어. 정말로 네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녀석이다

???) 

그, 그러니까 그건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남자) 

그 녀석은 소꿉친구라는 거지?

???) 

응...

남자) 

정말로 그것뿐일까?

???) 

네?

남자) 

네가 녀석에게 품고있는 감정은, 소꿉친구를 대하는 태도일 뿐 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

???) 

그, 그건...

남자) 

거봐

???) 

하지만 난 당신이ㅡ

남자) 

이제 됐어
왠지 귀찮게 되어버렸으니, 역시 끝내자

???) 

그, 그런...

남자) 

이제 만날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꽤 즐거웠어요. 그럼 이만

???) 

앗, 기다려!

쿵!

???) 

꺄악!

 


큰일났다. 호텔에서 달려나온 여자랑 부딪혔어.
이래서는 사랑 싸움을 엿듣고 있었다고 생각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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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아니, 타마!

타마키) 

아...

타마키의 남자친구) 

...

 

 


이, 이런...
그럼, 아까 아수라장의 주인공이...

 

 

 

타마키의 남자친구) 

흐음. 그런 거였구나
너도 오늘로 끝내려고 생각했던 거였어

타마키) 

무, 무슨 이야기죠?

타마키의 남자친구) 

이걸 봐. 이렇게 남자친구가 마중 나와 있잖아

타마키) 

나 그럴 생각은...

타마키의 남자친구) 

괜찮다니까. 이제 숨길 필요 없으니 좀 더 솔직해지자

타마키) 

나, 정말로ㅡ

타마키의 남자친구) 

그래 그래~ 이제 변명은 싫증날 정도로 들었어. 그럼 행복하게 지내, 두 분.

타마키) 

앗...

로마) 

...

타마키) 

...

로마) 

쫓아가지 않아도 돼?

타마키) 

...어디부터 듣고 있었어? 들었겠죠. 우리들 이야기

로마) 

아, 아니, 그...

타마키) 

...

로마) 

미안

타마키) 

...

로마) 

타마?

타마키) 

...

로마) 

혹시 나 때문인 거야?

타마키) 

...

로마)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몰라. 쫓아가서 제대로 얘기하면ㅡ

타마키) 

이제 됐어

로마) 

뭐?

타마키) 

이제, 됐어...

로마) 

하, 하지만

타마키) 

게다가, 그 사람이 말한 게 틀린 말은 아니니까

로마) 

뭐? 틀린 말이 아니라니...

타마키) 

미안하지만 나 당분간 혼자 생각하고 싶어

로마) 

그, 그런가...

타마키) 

그러니까... 미안

 

 


타마 녀석, 많이 쇼크였던 모양이야...
침울한 데다 평소의 활기찬 느낌이 전혀 없어...
당분간 그냥 놔두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남녀간에 좋게 헤어진다는 게 가능한 걸까? 그런 점에선 참 현실적이다. 

어쨌든 타마키는 큰 충격을 받고 칩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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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로마) 

오, 오우...

타마키) 

...미안. 

지금은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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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있잖아

로마) 

어!?

타마키) 

앗, 아니. 아무것도 아냐

 

 

수 차례 만나면 타마키가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하고,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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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로마

로마) 

...

타마키) 

있잖아

로마) 

그래

타마키) 

...

로마) 

...

타마키) 

고마워

로마) 

어?

...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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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로마

로마) 

타마

타마키) 

걱정 끼쳐서 미안해

로마) 

신경쓰지마.

우리 사이라면 걱정하는 게 당연하겠지? 그보다 이제 정말로 괜찮아?

타마키) 

응. 회복했다

로마) 

그런가

타마키) 

로마

로마) 

응?

타마키) 

정말로 고마워. 앞으로도 나 좀 잘 부탁해


로마) 

응. 맡겨줘

타마키) 

아하핫. 역시 이래야지

 


음. 왠지 지금 이상의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

 

 

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타마키와의 데이트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타마키의 행동은 남자친구와 깨지자 로마를 고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서 대화에서 살펴봤듯이, 타마키가 로마를 의식하는 장면이 수 차례 나왔다. 정답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한다는 비난을 받을지 모르겠다. 표현 방식이 썩 좋다고 할 순 없지만, 타마키가 어장관리녀란 비판은 다소 과장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날 다른 여성과 놀아나면, 그 다음날 일어날 때 발생하는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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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나갈 준비를 해볼까
뭐야? 뭔가 좋은 냄새가... 킁킁킁

 

 


타마키) 

앗, 좋은 아침

로마) 

좋은 아침...

타마키) 

아침식사 준비됐으니까 잘 챙겨 먹어.

로마) 

그래...

타마키) 

그리고 쓰레기는 분리수거 해뒀으니까

로마) 

어?

타마키) 

안되요.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을 분리해놓지 않으면


로마) 

아, 그렇군...

타마키) 

그럼 미안한데 먼저 갈게. 

실은 기다려주고 싶지만, 위원회라던지 이런저런 것들이 있으니까

로마) 

아, 그렇군...

타마키) 

아하하. 조금 전부터 똑같은 소릴 하네. 그럼 다음에 또. 

다녀오겠습니다~

 

 


아, 아니. 왜 내 방에 타마가 있는 거지?

뭐... 깊게 생각하지 않도록 할까.
설마, 어제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
이런 일로 지각해도 바보 같고, 냉큼 타마가 준비해준 밥을 먹고 가도록 하자.

 

 

 

<하급생>은 다른 여자와 놀아난 후 티나가 핀잔을 준다. 이 이벤트가 <하급생 2>에선 타마키가 별 말 없이 다정하게 요리해주는 걸로 바뀌었다. 또한 이 이벤트는 타마키의 호감도가 높아야 발생하기 때문에, 타마키를 공략하지 않으면 볼 일도 없다. 

 

전작의 티나는 기분을 잡치게 만들었지만, 타마키의 아침 이벤트는 그렇지가 않다.

주인공을 전혀 탓하지도 않고, 분위기를 조져놓지도 않는다. 오히려 다정하게 대해주니 애수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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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와 관계 시 나오는 대사

 


로마) 

타마
하나... 물어봐도 될까?

타마키) 

으, 응...

로마) 

싫다면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조금 확인하고 싶은 것뿐이니까

타마키) 

...

로마) 

너 말야, 역시 그 녀석과, 그... 했어?

타마키) 

...

로마) 

...

타마키) 

...응

로마) 

그런가..

타마키) 

미안해. 처음이 아니어서...

로마) 

아니, 별로 나는ㅡ

타마키) 

하지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했었어...

로마) 

타마...

나는 말없이 타마를 꼭 껴안았다.

로마) 

별로 신경쓸 것 없어. 일단 확인했을 뿐이야
처음이라면 여러가지로 힘들겠지? 그러니까 미리 물어보려고 생각했던 거야

타마키) 

로마...

 

 

남자친구가 있는 이상 이런 건 당연한 일이고, 현실에서도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지만, 2004년의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타마키와 관계를 이어나가면 전 남자친구를 연상케 하는 말이 종종 나온다. 로마가 자격지심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타마키가 직접 언급하기도 하고, 타마키가 의도하진 않아도 간접적으로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관계가 진진될수록 전 남친에 대한 언급이 없어지고, 타마키가 로마 바라기가 되면서 새로운 사랑으로 옛 사랑을 치유하는 전개가 된다. 

 

(다만 타마키가 주인공과 비교한답시고 전 남친을 언급하는 건 설득력이 별로 없다. 설령 그런 말을 내뱉었어도 타마키가 돌아서서 자책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납득했을 것이다. 이왕 언급할 거면 무의식적으로 이야기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게 최선이었을텐데, 여러모로 연출이 아쉽다.)

 

데이트 후 집에 바래다주면 타마키가 주인공을 꼭 껴안아 준다.

 

크리스마스 데이트

 

<하급생 2>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도

관계가 깊어지면서 주인공에 꼭 달라붙어 데이트를 만끽하는 장면.

 

타마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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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아직 찾는 중이야?

타마키) 

그야 그렇지. 아직 결정된 게 없잖아?

로마) 

그렇긴 한데... 오늘은 이만 단념하고 돌아가자

타마키) 

조금만 더 참아. 한 채만 더 보고

로마) 

한 채만이다?

타마키) 

응... 앗, 있다 있다
저기, 이거 괜찮지 않아?

로마) 

응? 어디 보자... 오오, 꽤 싼데

타마키) 

그렇지?

로마) 

역세권이고, 귀퉁이 방이고... 아니 목욕탕이 없잖아

타마키) 

앗, 진짜네

로마) 

나는 상관없지만 타마가 곤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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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응... 둘이서 함께 목욕탕 가는 것도 로맨틱하고 좋을지도

로마) 

이봐, 그럼 함께 들어갈 수 없잖아?

타마키) 

엥? 자, 잠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로마) 

핫하하. 타마 새빨개졌어

타마키) 

정말. 이상한 소리 해서 그런 거잖아?

 

 


우리들은 지금 방을 찾고 있다.

물론 둘이서 함께 살기 위한 방이다.

뇌진학원을 졸업한 지 1년. 공부에 전념한 보람이 있어 타마와 같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로마)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타마키) 

음... 하지만

로마) 

딱히 서두를 필요 없다고. 

지금 이대로도 아무렇지 않잖아?

타마키) 

그렇지만 말야, 역시 조금 좁아. 

원래 내가 혼자서 살고 있던 방이고

로마) 

그 좁은 것이 좋잖아

타마키) 

엥?

로마) 

쭉 들러붙을 수 있겠지?

타마키) 

바, 바보!

 

 

이상으로 타마키 시나리오를 얼추 살펴보았다. 타마키의 심리 변화는 종종 엿볼 수 있지만, 주인공의 심리 변화는 드러나지 않았다. 시나리오의 설득력이 부족한 건 이런 탓이 클 것이다. 이래서야 플레이어의 장난질에 두 남녀가 놀아난 것처럼 느껴진다.

 

스토리의 설득력이 썩 좋지 않지만, 타마키와 <하급생 2>에게 가해진 비난의 수위는 그 이상으로 가혹했다. 타마키 루트가 온갖 루머로 점철되고 원색적인 비난을 들어야할 정도였을까? 아니면 플레이해본 사람이 별로 없어서 비난이 확대 재생산된 걸까.

 

시라이 유리, 지갑을 주운 일로 알게 된 후배.

킥복싱 동호회 존립을 고민하던 때, 유리가 지갑을 주워줬다. 유령 부원이라도 좋으니 가입해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인 유리. 잘 배운 규수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일을 적극 체험하는 타입이다.

 

취주악부에서 클라리넷을 불고 있는 유리. 

고정 출현 장소가 있어 친밀해지기 쉽다.

 

부둣가에서 유리가 뭔가 촬영하는 걸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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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상대 배우가 사고로 늦어져 오늘은 어찌될지 모릅니다
대역을 찾으면 괜찮을 거 같지만, 구하지 못하면 로케는 중지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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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리와 이야기하고 있는 로마를 감독이 부르게 된다. 
작은 배역을 소화한 로마가 마음에 들었는지 감독이 명함을 준다. 

 

유리네 교실에 찾아갔더니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유리 친구의 얼굴을 봐서는 실험 대상이 되고 있는 모양. 로마도 맛없다고 생각하지만 입 밖에 내진 않았다.

 

상황은 로망 그 자체인데 먹기 전에 각오를 해야하는 주인공.

 

옆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보는 유리

"이렇게 마주 앉아 있는 것도 좋지만, 옆에 앉아 같이 야경을 보고 싶어서요."

 

자리를 옮기던 도중 넘어질 뻔한 로마. 

이 틈을 타서 바로 무드를 잡는데,

 

"이러면 되나요?"

 

크리스마스 데이트의 로망

 

 

같이 운동하면서 데이트도 하고,

 

 

 

감독) 사이좋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미안한데, 한 번 더 부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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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계속된다. 

유리는 수영, 스키, 궁도를 배웠고 현재는  클라리넷 연주에 도전하고 있다. 

유리가 계속 촬영을 하는 것도 새로운 일을 계속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엔딩은 유리가 배우의 길을 택하고, 로마가 유리의 촬영에 동참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나간다는 이야기.

 

 

사와무라 카즈키

과일을 떨어뜨린 카즈키를 보게 된 주인공. 

그 후로도 몇 번 정도 마주치게 된다.

 

학원 교생으로 부임하게 된다.

이름은 카즈키이고 연상이라는 걸 깨닫게 됨.

 

시도 선생의 훈계

"압수한 과자를 학생과 같이 나눠먹었다니 정말이지..."

 

"하지만 신제품이라구요?"

스스로 까일 거리를 제공하는 교생 선생님.

안 그래도 어려 보이는데 애들 같은 면이 있다.

 

중학생이 이런 시간에 이런 장소를 배회하냐면서 카즈키를 잡아세운다.

 

중학생이 아니라, 교육 실습생임을 알려주는 로마.

주인공 역시 선생이 아닌 카즈키 짱이라고 불러왔었는데, 카즈키는 자신을 어리게 보는 것에 대해 컴플렉스가 있음. 교생 실습이 끝나고 로마와 데이트를 거듭하면서, 이러한 컴플렉스를 의식하게 되는 것이 주된 골자.

 

역에서 한 여대생을 만나게 된다.

"역시 그렇군요. 그럼 당신이 카즈키의 애인인가요?"

 

"카즈키의 상태가 이상한데 짚이는 게 있나요?"

 

연상 컴플렉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겹쳐 망설이는 카즈키.

로마의 답변을 듣고 마음을 다잡게 됨.

 

부활동이 끝나고 방문한 카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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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옷차림으로?"

"응, 어울리지?"

"아니, 어울리는 정도가 아닌데..."

예전에 여길 다닐 땐 남자친구가 없었다며, 교복을 꺼내 입었다고 한다.

 

후일담에서는 주인공이 카즈키의 대학에 합격한 후 선생이 된다.

 

와카이 미사키

이번에 새로 부임하게 된 미술 선생, 운동 신경이 좋고 늘씬한 체격을 가졌다.

로마와 친해지면서 진로 상담을 해주고, 그림을 그려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에 로마가 역제안을 한다. 미사키 선생의 업무가 끝나면 둘만의 수업을 하기로 함. 가드가 세서 여기까지 오는 것도 만만치 않다.

 

석고상을 봐도 집중을 못하는 로마.

미사키 선생을 모델로 하면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소리를 한다. 이 말을 들어주는 미사키.

 

계단에서 발을 헛딛은 미사키를 구해주기도 한다. 

 

비밀 수업을 끝까지 진행하면, 야외에서도 수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오늘 일은 꼭 비밀로 해주세요. 아무리 야외수업이라고 해도, 우리 둘만 나간 것은 사실이니깐요."

미사키 시나리오는 로망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져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수족관으로 야외수업을 나간 주인공.

 

미술관으로 야외수업을 빙자한 데이트를 나갔다. 

르누와르의 누드화를 보는 주인공.

 

문화제 기간 미술부를 방문하면 미사키 선생이 안내해준다.

익숙한 그림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보는 로마. 

비밀 수업 때 미사키를 모델로 그린 그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걸 유화로 만들었어. 즉, 나와 너의 합작이라는 것. 어때? 감상은?"

 

미술관이나 공원에 자주 가긴 해도 그림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고 한다.

 

미대생이 된 주인공

서로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면서 동거 계획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그렇지 않아! 애초에 그쪽도 비슷하지 않나!

"그딴 빌어먹을 요리, 개도 먹지 않는다고!"

 

부 활동 관련으로 회의에 참석한 주인공 일행.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격렬하게 대립하는 대표들.

 

타카토 나나세

"당신들은 각 부의 대표로서 여기에 온 거지요? 대표자라는 인간이 이런 저속한 언쟁이나 벌일 셈인가요?"

 

 

나나세는 학생회의 부회장으로 규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몹시 엄하다.

로마는 유명 트러블 메이커인 만큼 초기 호감도가 매우 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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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나나세 아직 돌아가지 않았네?

나나세) 

네, 당신과 달리 용무도 없는데 돌아가지 않은 것이 아녜요.

로마) 

...

 


나도 그렇다구,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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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나나세는 휴일에 뭘 하고 지내?

나나세) 

휴일에 내가 뭘 하고 지내냐니, 당신에게는 관계없지 않나요

로마) 

아니,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나세)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거에요

로마) 

그건... 네게 흥미가 있으니까

나나세) 

네?

로마) 

...

나나세) 

후우... 뭐 좋아요. 그다지 비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로마) 

좋았어

나나세) 

휴일은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집안일을 돕거나 해요.

로마) 

그렇군...

나나세) 

미안하지만, 이제 갈게요

로마) 

그런가

나나세) 

나, 당신만큼 한가하지 않으니까

로마) 

...

 

 

나나세의 차가운 시선도 익숙해지면 꽤나 기분이 좋... 

이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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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오! 나나세잖아

나나세) 

어머, 당신은 누구시죠?

로마) 

하아?

나나세) 

농담이에요. 그래서 뭔가 하실 말씀이라도?

 

 


변함없이 심한 농담으로, 나나세는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러 왔어

 

 


로마) 

너에게도 취미 정도는 있지

나나세) 

실례네요. 취미 정도는 있지 라니

로마) 

취미 정도 알려줘도 괜찮지?

나나세) 

...뭐, 별로 알려져서 곤란할 것도 없고. 알려 줄게요
취미는 없어요

로마) 

하?

나나세) 

그러니까, 취미는 없다고 하는 거야

로마) 

전혀 없어?

나나세) 

끈질기시네요. 없다고 했잖아요. 

아니면 제 취미가 없으면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는지?

로마) 

아니, 별로...

나나세) 

그럼 됐잖아요

로마) 

뭐, 그건 그렇지만...

나나세) 

그럼, 저 이만 갈게요

로마) 

응. 또 보자, 나나세

나나세) 

네. 마음 내키면요

로마) 

...

 

 

 

대놓고 관심있다고 해도 까인다.

만날 때마다 이런 식의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조금씩 태도가 누그러지고 데이트를 받아들이게 된다.

 

학생회에서 낮잠 자는 나나세

 

"...좋아. 정했다!"

상점에서 예쁜 소품을 고르는 나나세. 

철벽녀이긴 하지만 의외의 면도 있다.

 

평소엔 준법시민 같은 사람이지만, 미술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혼돈이라는 작품을 보고 옆에 가서 슥 보더니,

 

유명 트러블 메이커 로마조차도 나나세를 말리지만 소용이 없다.

직접 만져보지 않으면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며 민폐 행동을 일삼기 시작하는데,

 

왼쪽에서도 보고,

 

오른쪽에서도 보고, 구석구석 살핀다.

 

"이 조각은 쓰레기네."

그 결론을 내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까...

 

나나세의 작품 탐방

전작(PC98판)에 없던 음성 지원이 붙어 풍부해졌다.

풀 보이스가 아니라는 점이 조금 아쉽다.

 

앞서 타마키 이야기를 할 때 현실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런 거 보면 이 게임도 영락없이 성적 판타지를 추구하고 있다. 

미사키 시나리오 만큼 심하진 않지만.

 

친밀한 관계가 될수록 표정이 좋아진다.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평소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

 

문화제를 순찰하는 나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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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세) 

음, 올해는 특히 더 들어있는 것 같네. 실행위원으로서도 만족스러워

로마) 

...야, 나나세

나나세) 

뭐?

로마) 

너, 이런 소란스러운 거 싫어하지 않아?

나나세) 

본인이 직접 데려다 놓고 무슨 소린가요

로마) 

아니, 내가 나쁜 짓을 한 게 아닐까 해서...

나나세) 

후훗... 당신이 신경을 쓰다니, 희안한 일도 있네요

로마) 

실례.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나나세) 

네. 좋아하지 않아요, 평소라면

로마) 

평소라면?

나나세) 

오늘은 축제니까요. 축제는 이렇게 활기찬 게 평범한 일이잖아요? 

규칙에 맞게 떠들라느니, 아무리 나라도 그렇게 하지 않아요

로마) 

그래? 그렇다면 좋지만

나나세) 

뭐, 그래도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입장상 주의는 해요. 

그럴려고 순찰을 도는 거니까요

로마) 

순찰...이라고?

나나세) 

그 가시가 있는 것 같은 말투는 뭐죠?

로마) 

...순찰이라고 하는데, 내 손에 이것저것 많이 들려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만. 

기분 탓인지?

나나세) 

아아, 그거? 본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줄 것. 열심히 일해주니 그 보답이에요



간식인가...
야키소바에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에 붕어빵.
모두 먹을 것이기 때문에 답례품으로는 딱 좋을지도 모르지만...



로마) 

이거 전부 나나세 자비로 충당한 거지? 괜찮아?

나나세)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고 괜찮아요. 

애초에 자기가 지불하지 않으면 답례가 될 수 없잖아요?

로마) 

그건 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나세) 

게다가 참가단체의 시찰도 할 수 있고 매상에도 공헌할 수 있다. 일석이조에요

로마) 

하아...

 


나나세 정도의 위치라면 이 정도는 돈을 내지 않아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텐데
실제로 "맛보기 용으로 가져가 주세요" 라는 단체도 많았고.
그걸 거절하고 일부러 돈을 지불하고 사는 거니까, 성실하다고 할까 뭐랄까...

 



로마) 

...뭐, 나나세 답네

나나세) 

네? 뭐라고 했어요?

로마) 

아니, 아무것도

나나세)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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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그런데 나나세. 아까부터 신경이 쓰였는데. 
나나세 손에 들고 있는 그거, 그것도 답례품인가? 

나나세) 

네? 이거? 무, 물론 그렇죠. 그 이외에 어떻게 보인다는 거죠? 



답례품으로 요요 낚시와 물풍선을 가져간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아까부터 딱지 같은 것도 꽤나 맘에 들어하는 것 같고. 



로마) 

...흠ㅡ. 그 쪽의 크레페도? 

나나세) 

네, 네. 물론이죠 

로마) 

그런 거 치고는 깨문 자국이 있는데, 그 크레페. 

독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부위원장에게 줄 생각이야?

나나세) 

그래요. 그런 셈이에요 



하하하. 왠지 모르게 나나세 녀석도 학원제를 즐기는 것 같네. 
평소보다 나나세의 표정도 풀렸고... 뺨 주변이라던지. 



나나세) 

뭐에요. 사람 얼굴을 보고 히죽히죽 웃기나 하고 

로마) 

아~무 것도 아냐. 

그보다도 다음엔 어디로 갈 거야? 순찰도 일이잖아? 

나나세) 

글쎄요... 건물 밖은 다 봤으니까, 다음은 안쪽을 둘러볼까요? 

 

 

 

문화제 파트 플레이 영상

 

불량배에게 주의를 주다가 위기에 몰린 나나세

로마가 구해주긴 하지만, 의견 차이로 로마와도 언쟁을 하게 된다. 

로마는 세상엔 말 안 통하는 놈들이 있다며 네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나나세도 결국 수긍하고 잘못을 시인하게 됨.

 

벨 레큅에서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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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세) 

역시 마실 건가요. 술이라니...

로마) 

괜찮대도. 그렇게 독한 술도 아니니까

나나세)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런 곳 아는 사람에게 목격된다면

로마) 

괜찮아 괜찮아. 

뇌진에 다니는 학생은 동료니까, 일러바치진 않겠지

나나세) 

그런 알지만...

로마) 

만일 교사에게 들키면, 나한테 속아서 마셨다고 말해. 

네 말이라면 믿어줄 거야

나나세) 

그런 말 할 수 있을 리가 없겠죠? 

날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해요

로마) 

아니, 그렇게 본 게 아니라니까

나나세) 

여기서 데이트한다는 건, 저도 승낙했단 거니까. 

자신의 책임은 자신이 집니다

로마) 

...과연 나나세. 각오했구나

나나세) 

네, 네. 그건 뭐...

로마) 

나나세도 사실은 흥미 있는 거지? 

나나세) 

...조금은


로마) 

좋아, 그러면 힘차게 가보자구. 

관심 있는 걸 방치하는 건 정신건강 상 좋은 일이 아니니까

나나세) 

정말 말을 그럴 듯하게 잘 한다니까

로마) 

하하하. 너무 칭찬할 필요 없어. 그럼 힘차게 마시자구.

나나세) 

...알겠어요. 그럼 조금만

 

 


우등생에게 나쁜 놀이를 가르치는 배덕감. 

뭐 괜찮겠지 이런 거. 오싹오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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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세) 

...꿀꺽 꿀꺽 꿀꺽

 


오 마셨다♪
...아니 나나세. 평범하게 잘 먹네?

 



나나세) 

...휴우

로마) 

나나세

나나세) 

네?

로마) 

너... 혹시 술 마시는 게 처음이 아닌가?

나나세) 

그렇지 않아요. 제대로 마시는 건 오늘이 처음

로마) 

그렇군...

 


그래도 꽤나 격식을 잘 차린 것 같은 모습이었지...

 


로마) 

제대로 된 술?

나나세) 



로마) 

그게 무슨 말이지?

나나세) 

무슨 말이냐니, 제대로 된 술 외에는 마셔본 적이 있다는 거에요

로마) 

제대로 되지 않는 술? 뭐야 그건

나나세) 

아, 이상한 술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술로 마셔본 적은 없다는 것. 

가끔이지만 홍차에 브랜디를 조금 넣기도 하니까...

로마) 

헤에... 과연

나나세) 

그러니까 술로서 마신 적은 없어요. 이렇게 마셔본 건 오늘이 처음

로마) 

흐ㅡ음...

나나세) 

그래도... 생각보다 맛있네, 술. 

달고 입에 닿는 감촉도 좋고. 이게 정말 술이야?

로마) 

그래, 확실한 진짜 술이야. 

넌 처음일 거라고 생각해서 마시기 좋은 걸 골랐어. 

뭣하면 더 술다운 걸 시켜볼래?

나나세) 

괜찮아요. 나는 이걸로 할래요

로마) 

사양하지 말라니까. 

뭐든 도전해보면 좋잖아? 

안되면 내가 마실 테니까, 다음엔 좀 더 강한 녀석을... 어때?

나나세) 

별로 내키진 않지만... 알겠어요. 

그럼 조금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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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로마) 

... 누~가 "조금만"이라고?

나나세) 

에~? 뭐~?

로마)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혼잣말이야

나나세) 

흐~음

로마) 

그보다 나나세, 슬슬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나나세) 

뭐가~?

로마) 

뭐라니 술 말이야. 꽤나 취한 거 아냐?

나나세) 

안 취했어요~. 게다가 막 마시기 시작했잖아~

로마) 

아, 아니, 마시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긴 했는데...

나나세) 

시끄러워요~ 모처럼의 술 마시는데 맛없잖아요~

로마) 

하아...

나나세) 

뭐예요. 보란 듯이 한숨이나 쉬고. 

나랑 마시는 술이 즐겁지 않다고 하는 거야?

로마) 

그런 뜻이 아냐

나나세) 

어차피~ 나는 하찮은 여자에요~ 

...딱딱하고 금방 화내고, 심한 말 하고...

로마) 

아, 저기 말야...

나나세) 

우후후♪ 하지만 말이지~ 

그런 나라도 걱정해주는 사람은 있으니까

로마) 

엥?

나나세) 

경박하고 적당한 데다 여성에게는 칠칠치 못한 사람이지만... 

우후후♪ 그래도 정말 상냥한 사람이에요

로마) ...

 

 


혹시 이건... 나를 말하는 건가?

 

 



나나세) 

아~ 왠지 굉장히 기분이 좋아~ 자, 당신도 마셔요♪

로마) 

아니, 그래서 그렇지. 이제 그만둬야 할텐데...

나나세) 

뭐예요~ 제가 주는 술은 못 마시겠다는 거에요?

로마) 

그게 아니고

나나세) 

이봐, 남자라면 힘차게 가야지

로마) 

참, 어쩔 수 없군...

나나세) 

아하하하하~ 그래 그래, 남자라면 그래야죠. 좋아, 저도 쭉 마실게요~

로마) 

...하아


설마 이럴 줄이야.
마시기 시작했을 때와는 입장이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어.

 

 

 

로마와 본격적으로 교제하면서 맨 정신에도 적극적인 애정 행각을 펼친다.

내가 이런 기분이 된 건 너 때문이라며 팔짱을 껴오는 나나세.

 

식물원에서의 데이트

 

신년 맞이 소원을 비는 모습.

데이트 시간대에 따라 배경이 조금씩 바뀌는 요소가 추가되었다.

 

2월 14일 학생부에 들리면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

 

대담한 일을 벌이는 나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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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지? 갑자기 나나세가 내 입술을...

혀..인가, 나나세의 혀가...

아, 아니, 나나세와의 키스가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나세가 이런 대담한 일을... 어?

입 속에 퍼지는 이 씁쓸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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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세의 혀로 내 입 속으로 보내온 것은... 

혹시 초콜렛인가? 그럼 이 갑작스러운 키스는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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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세) 

어때?

 

로마) 

어, 어떠냐니 너도 참, 갑자기 이런 일을 하면 깜짝 놀라지 않겠냐

 

나나세) 

당연하잖아, 깜짝 놀래키려고 이런 일을 한 건데

 

로마) 

어?

 

나나세) 

어차피 너, 많이 받았겠지? 초콜렛.

 

로마) 

아, 아니, 그건...

 

 

 

나나세) 

괜찮아요, 그건.

네가 매력적인 남성이라는 증거인걸

 

나나세) 

그래서 말이지, 

어떻게 해야 네 인상에 제일 강하게 남을지 생각해서, 이런 대담한 일을 해본 건데...

 

로마) 

나나세...

 

 

나나세)

혹시 마음에 안들었어? 좀 더 평범하게 건네주는 쪽이 좋았을까?

 

로마) 

기분 나쁠 리가 없지, 나를 위해 열심히 생각해준 일인데, 화낼 이유가 없겠지?

 

나나세) 

그럼, 기뻐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네

 

로마) 

그렇지

 

나나세) 

그렇다면 한 번 더...

 

다시 키스를 해온다.

게임 시작 후 거의 4개월에 걸쳐 차가운 태도를 보여온 나나세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

나나세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 특별하진 않지만, 오랜 기간 공을 들이면 쌀쌀맞은 태도가 점차 따뜻하게 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절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이런 모습 보이면 훅 넘어가지.

 

호리이데 미카. 저녁 광장에서 기타를 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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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로마 씨!
지금 손님 없어서 딱 좋을 때 왔어요

 

.
.
.

 

로마) 

너의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야?

미카) 

...

로마) 

...응? 왜 그래?

미카) 그 이야기는 그만두지 않을래요?

로마) 

아, 그래...

 


뭐지 뭐지? 갑자기 화를 다 내고.
... 혹시 이 녀석,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나?

 


커플녀) 

저기... 저 기타 가지고 있는 애, 꽤 귀엽지 않아? 잠깐 듣고 가자

커플남) 

그럴까. 저기요. 마음에 들만한 노래 한 곡 들려줘요.

미카) 

아, 네! 기꺼이!

로마)

손님이 왔으니, 더 이상 방해하면 안되겠지

미카) 

미안한데, 그럼 다음에 또

 

 

------------------------------------------

 

 

로마) 

너는 부모님과 사이가 나쁜 건가?

미카) 

...사이가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로마) 

...아니

미카) 

그러면 묻지 말아 주세요... 

나, 그 사람들의 얼굴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신물이 나니까요.

 


그, 그렇게까지 싫은가?

 



로마) 

그럼 나, 슬슬 갈게

미카) 

그래요? 그럼 난 어떻게 할까...

로마) 

...기타로 돌아가는 거겠지?

미카) 

에헤헤, 그렇군요... 

그럼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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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미카, 너. 부모님과 싸움이라도 한 거야?

미카)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거에요?

로마) 

아니, 이봐. 너 부모님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고 했었지? 그러니까...

미카) 

후우... 싸움 수준이 아니에요. 분명히 말해, 단절이에요

로마) 

다, 단절?

미카) 

건드리는 것도, 이야기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싫어해요. 시야 안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신물이 나요

로마) 

그, 그런가...

미카) 

저기요! 그런 사람들 이야기는 그만하고, 더 재밌는 걸 얘기해요~

로마) 

아, 아아... 응...

 

 


... 이게, 부모에 대한 평가야?
가, 강렬하네...

 

 

 

데이트를 거듭하면 미카가 약속을 무단으로 펑크낼 때가 있다.

미카네 집에 찾아가도 별다른 기척이 없다. 2주 후에 가보면 미카를 만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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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데이트를 바람 맞았지만... 그 후로 미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혹시 방에서 쓰러지거나 한 건 아니겠지?

 


똑 똑

 


로마) 

어이, 미카! 있어?

 

 


음... 미카 녀석 없나?

 

찰칵... 찰칵

 

아니 문이 열려있잖아?
정말... 있으면 있다고 대답 정도는 해

 

 


로마) 

어이, 미카! 들어간다?

 

 


우와, 깜깜하다. 방 안. 
혹시 문 잠그는 걸 잊고 나갔나?

 

 


???) 

...누구?

로마) 

우와왓! 아니 뭐야, 미카인가. 놀랐어

미카) 

놀란 건 저에요. 마음대로 들어오면...

로마) 

그건 네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니 너 뭐하는 거야? 불도 켜지 않고

미카) 

좀, 생각할 일이 있어요...

로마) 

생각할 것?

미카) 

...네

로마) 어쩐지 어울리지 않네

미카) 

아니,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도 이번은 진짜니까

로마) 

뭔가... 있는 거지?

미카) 

...

로마) 

미카?

미카) 

저번에 부모님이 방에 왔어요
자취는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 라고...

로마) 

그것이 고민할 정도의 일인가?

미카) 

물론 단칼에 거절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분노하고, 어머니는 울고...

로마) 

그런가...

미카) 

마지막엔 둘이서 책임 떠넘기기로... 이젠 같이 살지도 않는다고요

로마) 

...

미카) 

제멋대로인 사람들이야...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주제에, 갑자기 학교로 돌아가라고

로마) 

학교로 돌아가는 게 그렇게 싫은 거야? 

그걸로 원만히 수습된다면 그 정도는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미카) 

이제와서 학교로 돌아가 뭘 하라는 거에요? 

매일 학교에 가서, 하고 싶은 것도 아닌 공부를 하라니

로마) 

그, 그건, 뭐...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미카) 

집에 돌아가면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고, 망가진 레코드처럼... 

기타를 만질 틈도 없다구요?

로마) 

전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도 그렇다고는 할 수 없잖아?

미카) 

이제와서 학교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건, 어차피 세간의 눈 때문일 게 분명해요

로마) 

아니, 그렇다고 단정지을 순 없잖아? 

시기적으로 슬슬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진심으로 너를 걱정하는 걸지도 모르고

미카) 

내가 싫어하는 것만 시키려고 하는 데도요?

로마) 

딱히 네가 싫어하는 것만 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미카) 

나 이제 지쳤어요... 

아버지나 어머니가 바라는 착한 아이가 되는 것도, 학교에서 우등생을 연기하는 것도...

로마) 

미카...

미카) 

이제 지긋지긋해요. 

학교든 부모든 뭐든...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걸까?

로마) 

그건...

미카) 

학교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나,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요?

로마) 

확실히 쓸데없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학교에 돌아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미카) 

어, 어째서죠!?

로마) 

뭐라 말하면 좋을까... 

지금 이대로 우왕좌왕하는 것이 네게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미카) 

나도 별로 우왕좌왕하는 건 아니에요! 

분명히 아르바이트도 해서 내 밥값을 벌고...

로마) 

결국은 프리터라는 거지? 

게다가 넌 정해진 장소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거 아닌가?

미카) 

하, 하지만, 그 쪽이 수입이 좋고, 

마음대로 일정을 바꿀 수도 있는 데다, 역전 광장에 갈 시간이...

로마) 

정말로 그것뿐이야? 

단지 계획을 세워 행동하는 게 귀찮을 뿐 아닐까?

미카) 

그, 그건...

로마) 

나도 너와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 알아. 

부모가 짜증난다거나, 학교가 너무 엄격하다든가... 

그런 건 단순한 핑계가 아닐까?

미카) 

...

로마) 

처음부터 퇴짜 놓지 말고, 우선 부모님과 차분하게 이야기해보는 게 어때? 

네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전부 말하는 거야

미카) 

...그래서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죠?

로마) 

그때는 어쩔 수 없지

집을 나와도 좋고, 부모 말을 졸업까지 참는 것도 좋아. 

뭐, 2년은 순식간~

미카) 

이제 됐어요

로마) 

어?

미카) 

이제 됐어요, 지긋지긋해요! 

격려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랑 똑같아... 

이제 적당히 해요, 귀에 딱지가 붙을 것 같다구요!!

로마) 

이, 이봐. 나는 너를 위해...

미카) 

시끄러워 시끄러워! 

이제 당신은 남자친구도 친구도 아니에요! 

빨리 여기서 나가!

로마) 

이, 이봐

미카) 

나가~~~~~!

 

 

 

미카 시나리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몰라주는 부모를 원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카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와 자취하고 있었고, 부부 사이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

로마는 미카를 설득하여 잘 해결해보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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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저기~...

로마) 

응? 뭐야, 미카잖아... 무슨 일이지?

미카) 

그게, 그...

 

 


앗! 그러고 보니 우리들 다퉜었지.
...아니, 미카가 일방적으로 화냈을 뿐이지만

 

 


미카) 

아니, 그... 저번에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로마) 

요전에 나가! 라고 했던 거 말하는 거야?

미카) 

그래요.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준 거죠? 

그런데 그런 말을 해서...

로마) 

아니, 상관없어. 그보다... 어떻게 됐지?

미카) 

아버지와 이야기했어요. 

내 목표나, 고민 같은 거, 전부 말예요...

로마)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지?

미카) 

그래서요... 결국 학교에 다시 다니기로 했어요. 

그래도 지금부터 다녀봤자 유급 확정이니까, 내년부터 가야겠지만

로마) 

그런가... 잘 됐네

미카) 

응. 그때 진심으로 내 엉덩이를 걷어차준 덕분에 정신 차릴 수 있었어요! 

그, 그래서...

로마) 

응? 왜 그래?


미카) 

그때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내 상대를 해주지 않을래요?

로마) 

뭐?

미카) 

앗, 역시 안 될까요? 

그렇군요...

로마) 

앗,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고...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뭔가 새삼스럽다고 생각해서

미카) 

저, 정말이에요!?

로마) 

그래

미카) 

다, 다행이다... 

나 그런 말을 해서 혹시 미움받고 있으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로마) 

과장이 심하네...

미카) 

에헤헤~ 그럼, 그런 걸로... 나 기타를 두고 와서, 그만 실례할게요!

로마) 

그래, 힘내라!

 

 

유리, 나나세 등 성적 판타지에 가까운 히로인도 있지만, <하급생 2>에는 타마키나 미카 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투영한 히로인도 있다. 미카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이야기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극복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값어치 있는 게 아닐까.

 

요코미조 후미, 뇌진학원의 사서

후미는 교사는 아니지만, 학원에서 업무를 보는만큼 로마와 동등한 입장은 아니다.

연애게임에서 교사 히로인은 공략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도키메키 메모리얼 2, 1999>의 보스 캐릭터 아소 카스미가 그렇다. 카스미는 주인공이 어릴 적부터 보아 온 동네 누나지만, 사회적 입장 상 주인공과 친하게 지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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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는 왜 사서가 된 거야?

후미) 

왜냐고 물어도,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로마) 

전혀 없었던 거야?

후미) 

뭐, 굳이 말하자면... 충동이었어

로마) 

충동이라니?

후미) 

대학생 때 무조건 교사가 되라고 부모에게 강요받아서 말야, 그래서...

로마) 

반발심으로 사서가 된 거야?

후미) 

그런 셈이지

로마) 

후미 씨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후미) 

나도 그 때는 아직 어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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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사서는 급료가 좋아?

후미) 

있잖아... 그런 건 쉽게 물어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로마) 

그런가?

후미) 

뭐 됐어. 너한테 섬세함을 원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것 같고... 

그래서 급료 말이지? 지극히 보통이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아. 

여자 혼자 살아가기에는 충분한 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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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 모처럼 또 왔으니까 가끔은 책이라도 읽어보는 게 어때?

로마) 

우선 후미 씨와 이야기하고 나서

후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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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의 집을 물어봤을 때

 


로마) 

후미 씨는 어디에 살아?

후미) 

어디냐니, 전에도 말했지만...

로마) 

놀러오지 말라고 말하는 거죠? 

알고 있어요. 후미 씨가 좋다고 말할 때까지 안 갑니다.

그러니 장소만이라도 알려줘요. 

후미) 

그렇게 알고 싶다면 직원 명부를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왜 나한테 묻지?

로마) 

그런 거 정해져 있잖아. 

후미 씨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기 때문이에요.

후미) 

그런 건가?

로마) 

그런 것입니다.

후미) 

흠...

로마) 

그래서, 가르쳐 주지 않는거야?

후미) 

...뭐, 괜찮겠지
놀러오는 것은 괜찮지만, 적당히 와주었으면 좋겠어

로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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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저, 후미 씨. 괜찮다면 내일 나와 데이트하지 않을래?

후미) 

이봐, 제정신이야?

로마) 

물론이지. 후미 씨 같은 매력적인 여성에게 권하지 않는다면 남자라고 할 수 없지.

후미) 

그렇게 말해도...

로마) 

괜찮지요? 나와 데이트. 내일은 함께 놀러가요

후미) 

... 어쩔 수 없군. 알았어요

 


~데이트 후~

 


로마) 

후미 씨, 오늘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요.

후미) 

하하하, 네 부탁이었으니까

 

 

아직은 의리 데이트 같은 냄새가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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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안녕, 후미 씨.

후미) 

오늘도 활기차네, 오리야.

 


오늘도 후미 씨는 어른의 매력이 가득하구만.

 



후미) 

오리야

로마) 

응?

후미) 

너, 좀 더 네 또래와 노는 게 어때? 

나랑 노는 것보다 그 쪽이 즐거울 거야.

로마) 

저기 있잖아...

후미) 

혹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건가?

로마) 

아니라니까

후미) 

그렇지

로마) 

나는 후미 씨와 함께 놀고 싶은 거야. 

괜찮겠죠, 이게 내 취향이니까

후미) 

하하하. 너는 늙은이 취향인가

로마) 

쳇. 그런 말 하지 말아요

후미) 

후후후, 어쩔 수 없잖아. 

사실이니까

로마) 

정말이지...

후미) 

그럼 오리야, 슬슬 실례하지

로마) 

아, 응. 

또 봐, 후미 씨

후미)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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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 전화번호는 몇 번?

후미) 

그 건은 전에 거절하지 않았던가?

로마) 

거절당했지

후미)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와 전화하고 싶어?

로마) 



후미) 

...미안하다. 

역시 이해할 수 없어. 너의 그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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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를 몇 번 거듭한 후

 


로마) 

후미 씨, 도착했어요

후미) 

귀찮게 배웅하게 해서 미안해

로마) 

괜찮다니깐. 나와 후미 씨 사이잖아

후미) 

나와 너의 사이라니... 어떤 사이야?

로마) 

어찌 됐든 데이트하고 이렇게 집까지 바래다주는 사이

후미) 

...뭐, 그 정도라면 인정해줘도 되겠지

 

 

후미와 친해지면서 데이트를 받아주게 되었지만, 후미는 데이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과 후미의 입장이 정말 다르게 느껴짐.

 

항창 츄리닝만 입는 시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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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너 요코미조 씨와 친하냐?

로마) 

요코미조? 아 후미 씨를 물어보는 건가. 

뭐, 꽤 사이가 좋긴 하지만... 무슨 일이에요?

시도)  

궁금한 게 있어서 말야. 

하지만 네가 알고 있을 리가 없군...

로마) 

그런 거, 묻지 않으면 모르잖습니까

시도) 

그거야 뭐, 그렇지만...

로마) 

뭐가 궁금한 건데요. 후미 씨의 스리 사이즈입니까? 

그거라면 저도 모르니까 다음에 물어보지요

시도) 

저, 정말이냐!? ...아니, 아니야!!!

로마) 

그럼 뭐가 궁금한데요?

시도) 

아, 아니. 이제 됐다.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

 

 


시도 녀석.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동급생 2의 텐도가 떠오르는 캐릭터지만, 겉보기만 그렇지 사람은 멀쩡하다.

텐도에 비해 비중이 매우 낮지만, 후미 시나리오 만큼은 쓸만한 조연으로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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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뭐, 뭡니까? 시도 선생님. 사람 얼굴을 주시하시다니

시도) 

너... 요코미조 씨가 학교 직원이라는 걸 알고 있나?

로마) 

엇? 당연하죠

시도) 

그렇다면 이상한 소문 날 것 같은 시늉은 그만둬라.

로마) 

이상한 소문?

시도) 

...요코미조 씨가 너와 사귀고 있다... 라든지

로마) 

켁!?

시도) 

이봐, 그 태도는 뭐야. 

너 설마 정말로 요코미조 씨랑...

로마) 

딱히 그런 건 아니라구요. 깜짝 놀라서 그렇죠...

시도) 

그, 그런가. 그렇다면 괜찮다만...

로마) 

...

시도) 

어쨌든 요코미조 씨에게 이상한 참견은 그만해. 

소문나면 상처받는 건 너뿐만이 아니니까

 

 

혹시 시도 녀석... 후미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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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나한테 어떤 일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후미) 

그렇군... 호스트 같은 게 적합하지 않을까?

로마) 

호스트?

후미) 

후훗. 그럴싸하게 말해서 여자를 기분 좋게 하는 게 특기잖아? 너는

로마) 

아, 저기 말이지...

후미) 

후후후

 

 


뭐, 부정은 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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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 후미 씨

후미) 

응, 뭔데?

로마) 

나... 후미 씨와, 그... 단둘이 있고 싶어

후미) 

...

로마) 

후미 씨?

후미) 

그건 무슨 농담이야? 

로마) 

엇?

후미) 

농담이라면 괜찮지만, 진심으로 한 말이라면 문제다?

로마) 

무, 문제라니, 나는 후미 씨와

후미) 

후우. 이번은 듣지 않은 것으로 할게. 그럼 이만

로마) 

...

 

 


후미 씨, 나와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지 않은 건가...

 

 

후미 루트는 기존의 연애 게임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후미는 <하급생>의 마유미 같은 캐릭터가 아니다. 상대방이 나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는데도 '단둘이 있는다' 를 선택해야 한다. 

 

제대로 진도도 안 빼놓고 다짜고짜 저런 말을 한다? 공략을 보지 않고는 쉽사리 하기 힘든 선택이다.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저런 말을 했다간, 호감도가 왕창 까이던지 공략이 아예 막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미의 독특한 공략법은 로마와 후미 사이의 괴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넣은 장치가 아니었을까.

앞서 주인공과 후미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후미의 기분 따위는 신경쓰지 않은 채, 주인공은 후미에게 내 입장을 강요하는 행동을 취한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인해, 장난 삼아 로마를 돌봐주던 후미가 진지하게 돌이켜보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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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

후미) 

응? 아, 너였구나...

로마) 무슨 일 있어? 

*등이 그을렸다고? (마작 만화 哭きの竜에 나오는 대사로 보인다)

후미) 

...뭐, 여러가지 생각할 게 있어서...

로마) 

그렇군

후미) 

...

로마) 

후미 씨는 흡연자였구나

후미) 

응? 아, 이건가... 

가끔 연기를 들이마시고 싶어질 때가 있어. 

생각할 때라던지

 


...

 


로마) 

그럼, 후미 씨. 생각하는 걸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 나 이만 돌아갈게요

후미) 

기다려

로마) 

어?

후미) 

사실 생각하고 있던 건 너에 대한 거야

로마) 

나?

후미) 

이전에 말한 것 말인데, 어째서 나한테 그런 말을 한 거지? 

단지 하고 싶어서?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로마) 

그게 말이지 

 

 

 

선택지 (하고 싶을 뿐 / 좋아하니까 / 분위기에 휩쓸려서)

 

 


로마) 

좋아하니까

후미) 

그렇게 섹스가 좋은 거야?

로마) 

트, 틀려. 후미 씨를 말하는 거야

후미) 

...과연

로마) 

과연이라니... 그게 끝?

후미) 

뭐야? 뭔가 할 말 있어?

로마) 

그러니까... 기뻐요 라든지 나도 그렇다 라든지

후미) 

과연...

 


역시, 그것뿐인가...

 



로마) 

어째서 그런 것을?

후미) 

왜라니, 신경이 쓰였으니까...

로마) 

내가 신경쓰였던 거야?

후미) 

뭐 그렇지. 

혹시라도 네가 진심이 아닌가 생각해서 말이야

 


...

 


후미) 

그럼, 슬슬 가볼게

로마) 

아, 응

후미) 

기분이 내키면 도서실에 와. 

일 없으면 상대 정도는 해줄테니

 

 


진심이 되지 말라니, 어떤 의미야?
...성인 여성이 생각하는 것은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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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화

 

 


로마) 

후미 씨의 첫사랑은 몇 살 때야?

후미) 

첫사랑? 그렇군... 

그걸 사랑이라고 말해도 좋을진 모르겠지만, 처음 이성에 대해 동경을 가진 것은 유치원 무렵이었던 것 같아

로마) 

빨라!

후미) 

그런가? 그 정도는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로마) 

그래서 상대는? 상대는 대체 누구야?

후미) 

후훗. 듣고 싶어?

로마) 



후미) 

상대는 유치원의 선생님이야

로마) 

우와, 끈적끈적해...

후미) 

어쩔 수 없잖아. 첫사랑은 그런 거지

로마) 

...뭐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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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의 본가는 멀어?

후미) 

가깝진 않은데, 당일치기는 가능한 거리지

로마) 



후미) 

왜 그런 걸 묻지?

로마) 

아, 아니. 

가까운 곳이라면 집에서 출근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후미) 

후훗.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아. 친가는


로마) 

그래?

후미) 

나와 같은 처지라면 말이지

로마) 

흐음...

 

 

부모님은 소중한 존재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싶은 미묘한 마음이 느껴진다.

 

만남을 거듭하면서 후미는 주인공에게 호감이 생기고, 결국 관계를 맺는다.

 

옥상에 후미가 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로마에게 물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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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나... 후미 씨와, 그... 단둘이 있고 싶어

후미) 

이대로 계속한다면 브레이크가...

로마) 

안 돼?

후미) 

...후우. 어쩌면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걸지도 몰라.
아무 것도 아냐. 그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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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맺은 후

 

 


로마) 

저기, 후미 씨. 대답하기 싫으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데

후미) 

그렇게 생각한다면 애초에 묻질 마...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런 식으로 말해도 너한테는 의미가 없겠지

로마) 

하, 하하하...

후미) 

그래서, 뭘 묻고 싶은 건데?

로마) 

후미 씨는 지금까지 이런 관계가 된 사람이 얼마나 있어?

후미) 

또 진심으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로마) 

하하하. 대답하고 싶지 않아?

후미) ...2명이다. 

대학 때 세미나의 선배랑 사서 과정 때의 동급생. 

그러고보니 둘 다 연상이었어

로마) 

그럼 연하는 내가 처음?

후미) 

뭐, 그런 셈이지...

로마) 

그런가. 헤헤헷. 조금 기쁜 걸

후미) 

그렇다곤 해도, 이상한 걸 묻는군. 내 과거가 신경 쓰여?

로마) 

신경 쓰이죠. 무슨 일이든 후미 씨에 관한 거라면

후미) 

...정말. 너는 어리광 피우는 데 도가 텄구나

로마) 

그런가?

후미) 

후훗. 그럼, 오늘은 슬슬 작별이야

로마) 

아, 응. 그럼 또 봐. 후미 씨

후미) 

그래

 

 

옛 남자를 떠올렸을 때의 후미 씨, 굉장히 부드러운 표정을 있었어... 

저런 표정 처음 봤다.
... 즉, 추억의 두 사람과 비교하면, 나는 아직이란 건가...
후우. 더 노력하지 않으면. 

힘내자, 나 자신

 

 

후미가 주인공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인공에게 흥미가 있지만 그게 끝인 것이다. 그럼에도 후미는 주인공과 관계를 맺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납득이 가는 일이긴 해도 이 미묘한 심리를 풀어서 설명하지 않는다.

 

주인공을 좋아하지만 연인 관계는 아니다. 데이트를 거듭하다가 주인공의 청에 못이겨 관계를 맺는다. 주인공에게 진심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 주인공의 마음을 외면하면서 엔조이 관계로 둘 사이를 규정하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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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오리야

로마) 

뭡니까 시도 선생님. 이상한 소릴 다 내고

시도) 

요코미조 씨 최근 갑자기 요염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

로마) 

네?

시도) 

아, 아니. 

전에는 성적 매력이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고, 

전부터 성적 매력이 있는 여성이었는데, 최근 한층 더...

로마) 

좀 진정해요

시도) 

아, 아아. 미안.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

로마) 

그런 말 해도...

시도) 

이봐, 여러가지 변화하고 있잖아. 

허리의 당김이라든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지 않는 몸짓이라든지, 

먼 곳을 응시하는 시선이라든지...

로마) 

시도 선생님. 언제나 그런 눈으로 후미 씨를 관찰하고 있는 건가요?

시도) 

바, 바보야. 늘 그렇진 않아

로마) 

평소가 아니라는 건 가끔은 있는 겁니까?

시도) 

그래, 나도 남자니까, 가끔은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로마) 

...

시도) 

왜 말을 안 하는 거야!

로마) 

선생님이 멋대로 말했잖아요

시도) 시끄러워. 

어쨌든 요코미조 씨가 전보다 더 매력적으로 변했으니까,

이상한 기분이 드는건 아니야. 그럼 이만!


로마) 

네에~ 선생님 폭주하면 안되요

시도) 

할까보냐!

로마) 

...

 


혹시 후미 씨가 변화한 건, 나와의 그것 때문은 아닐까?
그것의 영향으로 호르몬 밸런스가 어떻다는 등, 가끔 들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시도 녀석, 잘도 보고 있네
설마 나와 후미 씨의 관계를 알고 있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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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때 도서실을 방문하면 이런 회화를 볼 수 있다.

 

 


오늘은 도서실이 열지 않을텐데... 열려있잖아?
후미 씨 안에 있나?

 


로마) 

안녕하세요. 누군가 있나요?

후미) 

네, 지금 갑니다

후미) 

...어머나?

로마) 

오, 후미 씨 발견

후미) 

아, 아아. 잘도 왔네...?


후미 씨가 놀라고 있군


후미) 

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로마) 

왜라니, 

나도 모르게 왔더니 열려있어서, 

어쩌면 후미 씨가 있지 않을까 했지

후미) 

그, 그래? 

...뭐 잘 됐나

로마) 

잘 됐나?

후미) 

지금부터 티 타임을 즐기려고 하고 있었어. 

괜찮다면 한 잔 하고 가지 않을래?

로마) 

오, 럭키. 그럼 사양 않고

후미) 

...자, 어서 들어와

로마) 

너무 충실한 거 아니야?

후미) 

아, 오늘은 한가할 줄 알았으니까

로마) 

일부러 컵까지 들고 온 거야?

후미) 

그건 상비품이다

로마) 

아~ 일과 관계없는 것을 가져오다니, 시도에게 말해버린다

후미) 

하하하. 이 정도는 내 직권이니까 괜찮아

로마) 

쳇. 어른이란 건 꼴불견이야. 

그래서는 밤의 교사창, 유리창을 부수고 다닐 수 없어

후미) 

뭔 소리야? 그것보다 빨리 마시지 않으면 식어버릴 거야

로마) 

좋아. 그럼 잘 먹겠습니다.

 

 


음. 꽤 맛있는 걸 이라고 말해도 홍차 같은 건 잘 모르겠다.
여기에 케이크 같은 게 있다면 무지 행복할텐데, 우리 반 찻집에 가지러 갈까?

 

 


후미) 

응? 혹시 맛이 별로 없어?

로마) 

어? 아니 그렇지 않아

후미) 

훗, 그래? 

그래도... 그러면 왜 멍한 거지?

로마) 

아, 아니. 

모처럼 후미 씨와 차를 마시고 있으니까, 케이크라도 가져올까 해서

후미) 

호오~ 케이크인가

로마) 

우리 반 올해는 찻집 하니까.

후미) 

후후후...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돼

로마) 

사실은 내가 먹고 싶은 것뿐이지만 말야

후미) 

하하하. 역시나

 


뭔가 느낌이 좋다
학교 축제와는 전혀 관계없는 느긋한 시간이지만 말야

 


후미) 

그런데 괜찮아? 이런 데 있어도

로마) 

뭐가? 

후미) 

오늘은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잖아. 

이런 데 있는 것보다 다른 걸 즐기고 오면 좋지 않을까?

로마) 

그거야 나중에 가면 되지. 

게다가

후미) 

게다가...?

로마) 

나는 후미 씨와 함께 있는 편이 즐거우니까

후미) 

...

로마) 

...

후미) 

지금, 웃을 뻔 했지 뭐야

로마) 

저기...

후미) 

후후후. 미안 미안. 

네가 그런 말 할 거라고 생각 못해서 나도 모르게

로마) 

것참

후미) 

...고마워

로마) 

어? 왜? 갑자기

후미)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이봐. 그런 것보다 뭔가 말해주지 않을래?

로마)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후미) 

글쎄... 후훗. 뭐든지 좋아

로마) 

음~ 그럼 학교 축제 준비 중에 있었던 재미있는 사건을...

후미) 

후후후후...

 


...

 


후미)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이제 일하러 돌아가야겠네

로마) 

도와줄까?

후미) 

아니, 사양할게. 아까 말했지만 모처럼의 축제니까 즐기고 와

로마) 

음... 후미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따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말해줘

후미) 

후후후, 글쎄... 그럼 이만

로마) 

...


축제 날까지 일이라니, 사서란 힘들구나
뭐, 후미 씨 나름대로 숨을 고르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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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

후미) 

응? 아, 너인가...

로마) 

...

 

 


뭐지? 묘하게 쌀쌀맞은 느낌인데... 무슨 일이 있었나?

 

 


로마) 

왜 그래? 또 뭔가 생각하고 있어?

후미) 

응? 뭐 그런 거지

로마) 

그렇군

후미) 

...들어주었으면 하는데...

로마) 

뭐지?

후미) 

너는 진심이야?

로마) 

뭐?

후미) 

진심으로 나와의 관계를 생각하는 거야?

로마) 

응... 후미 씨가 말하는 진심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농담이나 개그로 여자를 안거나 하지는 않아

후미) 

...그렇군

로마) 

후미 씨는 어때?

후미) 

나?

로마) 



후미) 

...싫어하는 상대와 그런 일을 하진 않아

로마) 

그렇군. 

그럼 문제 없잖아

후미) 

그렇...겠지

로마) 

...

후미) 

...그럼, 나는 슬슬 돌아갈게

로마) 

응, 또 보자 후미 씨

후미) 

...그래, 또 보자

 

 

시도에게 데이트 장면을 들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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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 오늘은 재밌었어?

후미) 

후훗, 그저 그렇네

로마) 

쳇, 변함없이 채점이 짜네

후미) 

후후후...

 

 


언젠가는 반드시 최고였다는 말이 나오게 해 보이자구

 

 


후미) 

아!

로마) 

응?

시도) 

오리야

로마) 

켁! 시, 시도...

시도) 

응? 뭐야 너. 

휴일까지 요코미조 씨를 쫓아다니는 거야?

로마) 

쪼, 쫓아다닌다니, 이건...

시도) 

전에 말했잖아, 요코미조 씨에게 폐를 끼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로마) 

그, 그러니까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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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시도 선생님

시도) 

네, 넷. 무슨 일입니까, 요코미조 씨

후미)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할게요. 

여기서는 다른 사람 눈이 있으니, 가능하면 장소를 옮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시도) 

그, 그렇습니까. 그럼 찻집은 어떠세요? 

이 근처에 아는 사람이 하는 가게가 있는데, 커피가 맛있습니다

후미) 

알겠습니다. 저는 상관없어요

시도) 

그럼 당장...

후미) 

오리야

로마) 

네?

후미) 

오늘은 여기까지다. 너는 이제 돌아가라.

로마) 

도, 돌아가라니...

후미) 네가 있으면 오히려 혼란스러워. 

여기서부턴 어른들의 이야기야

로마) 

그, 그렇다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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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그만 돌아가라

로마) 

...

후미) 

알아줬으면 해. 

잘 수습하려면 이게 제일 좋을 거야

로마) 

...알았어

후미) 

좋아...그럼 시도 선생님, 갈까요

시도) 

네, 넷

 

 


후미 씨, 엄한 얼굴이었지...

이건, 혹시 꽤 위험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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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아... 오리야

로마) 

후미 씨

후미) 

...

로마) 

저, 저기. 지난 번에 그거... 어떻게 됐어?

후미) 

...

로마) 

잊어버렸어? 데이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도가...

후미) 

잊어버리지 않았어

로마) 

그, 그래...

후미) 

안심해라. 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니까

로마) 

네?

후미) 

시도 선생님이 안내해준 가게에 가서 차분히 이야기했더니 오해는 잘 풀렸다

로마) 

그렇구나. 그럼 이제 문제는 없는 거네

후미) 

아니, 그렇지도 않아

로마) 

뭐?

후미) 

...나는 나 자신의 기분을 잘 알 수 없게 되었다

로마) 

무, 무슨 소리야?

후미) 

너와 단둘이 외출하고, 그런 관계가 되어... 

과연 그래서 정말로 좋은 건지 어떤지

로마) 

그, 그런...

후미) 

오리야

로마) 

뭐, 뭔데?

후미) 

당분간 거리를 두자

로마) 

!?

후미) 

머리를 식히고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

로마) 

자신을 돌아본다니, 그렇다면 따로 거리를 두지 않아도...

후미) 

네 곁에 있으면 나는 나 자신을 알 수 없게 된다. 

넌 내게 있어 좀 자극이 강해

로마) 

후미 씨...

후미)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너와 조금 거리를 두고 대할게. 

너도 그렇게 해줬으면 해

로마) 

...알았어

후미) 

만약 이것으로 끝나버린다면, 결국은 그 정도의 관계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잊어버리면 돼

로마) 

어른...이구나

후미) 

그렇지. 

너는 그걸 알고 나를 선택한 거 아니야?

로마) 

...

후미) 

그럼 이만. 

너도 조금 머리를 식혀라

로마) 

...

 


이걸로... 끝인가?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끝날 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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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오리야

로마) 



시도) 

방해한 것처럼 되어버려서 미안하다

로마) 

무, 무슨 일입니까

시도) ...말해 두지만, 내가 뭔가를 말한 건 아니야. 

요코미조 씨가 스스로 생각해서, 너와는 저렇게 하는 편이 좋다고 결정했다

로마) 

...

시도) 

나도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해. 

저대로라면 너도 요코미조 씨도 상처입을 뿐이니까

로마) 

...

 

 

하고 싶은 말은 알지만, 가능하면 내버려 두었으면 했지
뭐, 시도의 기분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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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있는 것은 후미 씨?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은, 또 고민하는 건가...
음... 굉장히 신경 쓰이지만, 그 이후로 계속 피하고 있고, 내가 말을 걸어도 괜찮을까?

 

 


후미) 

...누구지?


로마) 

네? 아, 아아... 나, 로마인데

후미) 

뭐야, 너인가...

로마) 

무슨 일 있었어?

후미)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로마) 

그거야 뭐, 담배 피우고 있으니까

후미) 

...

로마) 

...

후미)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발설하지 마. 

절대로,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마

로마) 

으, 응..

후미) 

맞선을 보기로 했어

로마) 

...어?

후미) 

그런 걸 좋아하는 숙모가 있어서 말야. 

지금까지는 적당한 핑계를 대서 거절해 왔는데...

로마) 

자, 자, 자, 잠깐 기다려!

후미) 

뭐야?

로마) 

맞선이라니, 즉 그거? 

결혼을 전제로...라든지, 앞으로는 젊은 둘이서...라든지 그런?

후미) 

뭐, 그렇지

로마) 

그걸 후미 씨가?

후미) 

그래...

로마) 

언제!?

후미) 

이후에 집에 돌아가서 바로 출발한다... 

오늘은 저쪽에서 하룻밤 자고, 맞선 자체는 내일이야

로마) 

왜 그렇게 급작스럽게?

후미) 

...

로마) 

후미 씨?

후미) 

... 내겐 입장이나 연령, 장래... 

여러가지로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어...

로마) 

네?

후미) 

그것들은 굉장히 무거워서... 

젊은 너처럼 홀가분하게 움직이거나 간단하게 결정할 수는 없는 거야

로마) 

후미 씨...

후미)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한 번 정하면 그걸로 모든 게 정해져 버리기 때문에...

로마) 

...할 생각이야? 그 혼담?

후미) 

글쎄... 사진 만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실제로 만날 필욘 없겠지?


로마)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후미) 

...

로마) 

내, 내일은 돌아오는 거지?

후미) 

...모르겠어

로마) 

...

후미) 

후우. 준비도 해야하고, 슬슬 돌아갈까

로마) 

저기 말야...

후미) 

그럼 이만. 

답을 내기 위해서, 다녀올게

 

 


답을 내기 위해서... 다녀온다?
그 말은 내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가?
이런 말, 갑자기 들어도...

 

 

다음날 18시, 후미의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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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앗... 오리야?

로마) 

어? 아, 아아. 후미 씨

후미)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로마) 

뭘 하냐니... 후미 씨가 돌아왔나 해서

후미) 

혹시... 기다리고 있었어?

로마) 

아, 응. 뭐, 그런 거야

후미) 

그런가...

로마) 

그런데, 후미 씨. 맞선은 어땠어?

후미) 

그렇군... 뭐, 그 나름대로 즐거웠어

로마)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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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

로마) 

후, 후미 씨?

후미) 

...좀 더 빨리 알아차렸으면 좋았을텐데...

로마) 

알아차렸으면 좋았다니...

후미) 

잊고 있었어... 

그저 어리광을 받아주기 위해 너와 사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말야

로마) 

후미 씨...

후미) 

그래 그래. 꼭 해야할 말을 잊고 있었군


로마) 

꼭 해야할 말?

후미) 

맞선의 결과... 그게 듣고 싶은 거지?

로마) 

아, 응

후미) 

거절했어. 단호하게

로마) 

그렇구나. 다행이다...

후미) 

정말로... 이걸로 괜찮을까?

로마) 

네?

후미) 

...아니, 그냥 혼잣말이야.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해

로마) 

...

 

 


이걸로 괜찮을까 라니 후미 씨, 혹시 아직...

 

 


후미) 

후후후... 익숙하지 않은 일을 했더니 어깨가 결리네. 

오늘은 일찍 쉴까?

로마) 

아, 응. 그게 좋겠어

후미) 

뭐...

로마) 

뭔데?

후미) 

...

로마) 

후미 씨?

후미) 

...그럼, 잘 자

 

 


마지막에 후미 씨는 다정한 미소를 짓고 집으로 돌아갔어.
그 다정한 미소... 반드시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말테야.

 

 

고민 끝에 자신을 시험하고, 결국 자신이 주인공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후미.

이제부터 진짜 연애가 시작된다.

 


데이트 도중 시도로 보이는 사람을 목격했다.

이때 단둘이 있는다를 선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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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미안하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오늘은 이대로 헤어져 주지 않겠어?

로마) 

어, 어째서...

후미) 

...이전과 같이, 가벼운 기분으로 응하고 싶지 않다. 

쉽게 허락해버리면 예전의 관계로 되돌아갈 것 같아서

로마) 

...

후미) 

너와는 좀 더 진지하게 사귀고 싶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않겠어?

로마) 

...알았어. 후미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오늘은 단념할게


후미) 

정말로 미안하다... 그럼 나는 이만.

 

 


나랑은 좀 더 진지하게 사귀고 싶다...?
즉, 그만큼 관계가 진전된 셈이지?
남은 건 내가 후미 씨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면 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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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야, 오리야!

로마) 

뭐, 뭡니까. 시도 선생님

시도) 

하아~~~

로마) 

그러니까 도대체 뭡니까. 사람 얼굴 보자마자 한숨이나 쉬고

시도) 

어쩔 수 없겠지. 

어떻게 해도 그런 기분이 되버리니까

로마) 

하아...

 



역시 시도 녀석, 내가 후미 씨와 데이트하는 걸 본 건가?

 



로마) 

...그래서, 나에게 대체 무슨 용무입니까?

시도) 

너에게 한마디 해두려고 해

로마) 

한 마디?

시도) 나도 남자야. 

요코미조 씨가 너와의 교제를 재개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은 없다

로마) 

...

시도)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게. 

절대로 요코미조 씨를 불행하게 만들면 안 된다
적어도 네가 졸업할 때까지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관계니까, 그 부분은 명심해라. 

알았지?

로마) 

아, 알겠습니다

시도) 

그건 그렇고 왜 요코미조 씨는 이 녀석을...

로마) 

...

 

 


시도 녀석, 정말로 후미 씨를...
뭔가 조금 죄책감이 든다.

 

 

동급생 2 텐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선한 인성의 소유자 시도 선생.

 

일상 대화 - 중화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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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후미 씨는 중화만두 중에 뭘 좋아해?

후미) 

중화만두인가? 글쎄... 나는 정통만두가 좋아

로마) 

흐음

후미) 

넌 어때?

로마) 

나? 어~ 그러니까..

 

 


* 선택지
고기만두, 팥빵, 피자만두, 카레만두, 칭바오, 로스만두,  김치만두, 카스타드만두

 

 


로마) 

김치만두

후미) 

뭐야? 그런 게 있어?

로마) 

응, 몇 번 먹어봤어

후미) 

의외로 맛있을 것 같은데 그 조합

로마) 

이번에 찾으면 알려줄까?

후미) 

아, 부탁해. 한 번쯤 도전해 봐도 될 것 같으니까

로마) 

알았어

 

 

설마 김치만두가 선택지로 나올 줄은 전혀 몰랐다.

김치만두 맛있지~

 

크리스마스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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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후후후. 마치 우리만 전세 낸 것 같네

로마) 

그렇네

후미) 

...미안하다

로마) 

응? 뭐가?

후미) 

내 고집으로 이런 장소로 오게 해버려서

로마) 

아니 상관없어. 

퍼레이드 인파가 싫다는 후미 씨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니까

후미) 

사실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로마) 

어?

후미)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이브의 유원지에서 단둘이 있을 수 없으니까

로마) 

후미 씨...

후미) 

굉장히 로맨틱하네

로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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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저기

로마) 

뭔데?

후미) 

키스... 하지 않을래?

로마) 

어?

후미) 

...이런 장소에서는 싫어?

로마) 

그런 건 아니지만... 후미 씨야말로 싫지 않아?

후미) 

평소라면 좀 싫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은 특별하다

로마) 

후미 씨...

후미) 

...빨리, 누가 오기 전에

 

 

적극적으로 변한 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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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오리야

로마) 

뭔가요? 시도 선생님

시도) 

...

로마) 

아, 아니.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기분 나쁜데요

시도) 

모르겠다. 도대체 어디가 좋다고 하는 거지?

로마) 

좋다니, 뭡니까

시도) 

확실히 최근 학생 중엔 드물게 기개가 있는 녀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요코미조 씨에게 어울리는 녀석이라고는...

로마) 

왠지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시도) 

후우...

로마) 

뭐, 뭔데요?

시도) 

...바꾸지 않을래?

로마) 

네?

시도) 

나와 너, 바꿔줄 수 없냐?

로마) 

바꿔달라니, 그런 황당한 말을 들어도...

시도) 

바꿔주면 이번에는 내게 더 반하겠지

로마) 

...

 


시도 녀석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상한 거라도 먹었나?

 



시도) 

오리야!!

로마) 

네, 넷

시도) 

잘 들어. 요코미조 씨를 절대 슬프게 해선 안 돼. 

너희들 관계는 여러가지를 희생하고 있는 거니까

로마) 

희생?

시도) 

하아... 이런 녀석 때문에 내가 몸을 빼지 않으면 안 된다니, 

세상이 단단히 잘못됐군

로마) 

...

 

 


시도, 후미 씨를 아직 잊을 수 없는 것 같군

 

 

킥복싱 동호회에 찾아온 후미

일찍 도서실 문 닫고 가는 김에 얼굴 보고 싶어서 잠깐 들렀다고 한다. 전에 맞선 혼담을 거절한 일로 부모님을 찾아뵈러 가는 중이라고, 별 일 아니라는 후미. 스토리 상 굳이 구현하지 않아도 됐을 일을, 스쳐지나가듯 후일담을 끼워넣는 센스가 훌륭하다.

 

몇 년 후, 회춘한 것 같은 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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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아무리 일요일이라도 슬슬 일어나야지?

로마) 

일~어~났~어~요.

후미) 

일어난 인간은 언제까지나 이불 속에 있지 않아

로마) 

여~기~있~어~요

후미) 

빨리 씻고 오지 않으면 식을 거야

로마) 

네...

 

 

 


나는 지금 일하면서 대학에 다니고 있다
낮에는 학생,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후미) 

정말, 평소에는 제대로 깨어있지?

로마) 

일어나 있다니까. 

단지 어젠 좀 일이 힘들어서...

후미) 

...괜찮을까? 일을 관두고 학교만 다니면 어때?

로마) 

그러면 학비를 낼 수 없잖아

후미) 

그 정돈 내가 내도...

로마) 

안돼. 거기까지는 응석부릴 수 없어. 

그게 아니더라도 주말마다 이렇게 돌봐주러 오고 있으니까

후미) 

내가 진학을 권유했으니 약간 지원하는 것 정도가 당연하겠지? 

게다가... 네 몸이 걱정된다

로마) 

괜찮다니까. 내 터프함은 후미 씨도 알지? 

그런 것보다 약속, 잊은 거 아니겠지?

후미) 

...아, 기억하고 있다. 

네가 제대로 취직하게 되면 같이 살기로 했었지... 맞지?

로마) 

응. 절대 잊어버리지 마. 그걸 꿈꾸면서 매일 열심히 하는 거니까

후미) 

후후후... 어떻게 잊겠어. 

나도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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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출판사에 취직하기로 마음 먹고 대학을 졸업한 나는 그동안 살던 아파트를 나와 중고 아파트로 이사했다. 오늘이 바로 그 이사하는 날.

 

오늘부터 여기가 나의... 아니 나와 후미 씨의 사랑의 보금자리인 셈이다.
언제나 상냥하게 나를 감싸주는 후미 씨. 언젠가는 반대로 후미 씨를 포옹할 수 있게 되고 싶어. 

원한다면 사람은 변한다. 이런 나라도 분명 강하고 상냥한 남자가 될 거야.
나를 기다려주는 후미 씨를 위해서라도 후미 씨가 바라는 것처럼 더 강하고 큰 남자로...

 

 

사실 후미라는 캐릭터는 외형부터 내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 그다지 인기 있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해볼 필요성을 못 느낀 캐릭터였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의외로 현실적인 묘사들이 있는데다 심리묘사가 재미있고, 일상 대화가 가장 풍부했기 때문에 볼륨 면에서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세 명의 히로인(후미, 카즈키, 미사키) 모두 떳떳치 못한 연애를 다루고 있어, 플롯의 유사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락실의 미니게임들

전작 <하급생>에서 미니게임은 게임 같지도 않은 운빨 게임이었다.

<하급생 2>의 미니게임은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뉴 암 캡처

인형뽑기인데 그래픽이 심히 부실하다.

 

카운트 업

다트 던지기는 재미있는 놀이인데 이건 좀...

 

두더지 냥, 어느 쪽입니까!?

두더지 잡기인데 생각보다 어렵다. 미니게임으로 경품을 뽑아서, 나중에 히로인들이 찾을 때 선물로 주면 된다. 필수는 아니지만 깨알 정도의 역할을 하는 미니게임들이다. 문제는 하나같이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미달 수준이라는 것.

 

미니게임에 당구라는 치트키를 꺼내들었다.

당구장에서 직접 당구를 쳐볼 수도 있다. 전작의 볼링은 하면 할수록 실력이 오른다는 묘사가 나오는데, 당구는 직접 쳐서 고득점을 올려야 한다. 당구 실력에 비례해서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 오락실의 미니 게임 같은 것보다 더 동기부여가 된다.

 

문화제

<하급생>은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도키메키 메모리얼>에 있던 문화제는 <하급생>에 구현되지 못했다. <하급생 2>는 문화제와 관련된 이벤트가 존재하고, 그냥 구경을 다닐 수도 있다. 다만 볼거리가 풍부하지 않은 게 아쉽다. 조금 더 신경을 써줬다면 좋았을텐데.

 

2021.08.30 - [게임 비평] - 도키메키 메모리얼 (1994)

 

도키메키 메모리얼 (1994)

게임산업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90년대, 철저한 내수용 게임이 3년 만에 110만장을 팔았다. 또한 이 게임과 관련된 매출이 5년 만에 100억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바로 도키메키 메모리얼 이야기

daisy1024.tistory.com

문화제 날 체육관

유리가 속한 취주악부 공연이 끝나면 체육관에서 연극을 하는데, 익숙한 연극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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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부가 공연하는 것 같다...
저것은... 두 사람의 왕녀인가?
그냥 알고 있는 이름을 말했을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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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키 재보기, 한여름 밤의 꿈, 기적의 사람, 늑대소녀 제인, 야채장수 오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모두 만화 유리가면에 등장하는 연극들이다. 

(기적의 사람 = 원제 Miracle Worker, 늑대소녀 제인 = 잊혀진 황야)

 

<유리가면>의 극중극, 야채장수 오시지를 시연하는 모습

 

다시 <하급생 2> 얘기로 돌아오자.

대부분의 리뷰는 이렇게 길게 글을 적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을 깬 게 <하급생, 1996>이었다. <하급생>을 설명하려면 게임 시스템, 미유키와 아이, 티나 시나리오를 쭉 훑어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급생 2>는 전작 <하급생>과는 평가가 너무 다르다. 요 근래 재조명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인터넷에 찾아봐도 글 하나 찾아보기 힘들고 elf의 흑역사로 퉁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글화도 되지 않아 직접 해보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따라서 시나리오 전체를 보여주면서 어떤 게임인지 공유하고 싶었다.

 

연애 게임에 현실성이 있으면 안 되고, 메인 히로인이 비처녀라면 안 되는 것일까? 나는 이 부분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게임도 있고 저런 게임도 있는 거지, 모에와 다른 노선이라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일 비판받는 NTR 요소는 <동급생 2>가 훨씬 심했음에도 <동급생 2>는 연애 게임 최고의 명작 취급을 받는다.

 

NTR 요소에 앞서 지적받던 건 처녀성 논란이다. 이 점이 <하급생 2> 논란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동급생, 하급생 시리즈의 주인공은 대대로 총각 딱지와는 인연이 먼 인물이다. 주인공은 되고 여성 캐릭터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메인히로인이 비처녀라서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동급생, 하급생 시리지는 문어발 연애를 권장하는 게임이며, 예전부터 메인 히로인 의존도가 낮은 게임이었다. (예외 - <동급생 2>의 유이)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하급생 2>는 많은 대화 패턴 덕분에 후반부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고, 히로인과 친밀해진 후에도 섬세한 관계 형성을 목표로 했다. 설령 NTR 요소를 싫어하는 사람들, 연애게임은 철저하게 성적 판타지를 추구해야 된다는 사람들이라도 공략의 재미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평가 점수 ★★★

빵빵한 볼륨, 보이스 지원, 히로인과의 관계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하급생>의 후속작.

타마키와 관련된 악평은 대부분 루머이며, 납득하지 못할 만큼 설정이 막 나간다고 보긴 힘들다. 표현 방식이 썩 좋진 않지만, 설령 타마키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시리즈 특유의 동시공략은 여전하고, 몇몇 히로인의 심리 묘사는 전작을 능가할 정도로 섬세하다.

 

<하급생 2>는 동급생~하급생 특유의 맛깔나는 텍스트를 버리고 담백함을 취했다. 덕분에 섬세함은 두드러지지만, 메인 히로인 타마키를 필두로 감정 묘사가 미흡해 장점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매력적인 조연, 빌런들의 활약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전작의 아이~미유키 시나리오처럼 문어발 연애를 활용한 시나리오도 없다. 무대 뒤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캐릭터 등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사건이 전무해, 시종일관 밋밋한 느낌을 준다.

 

<하급생 2>는 <하급생>의 단점을 보완했지만, 정작 <하급생> 특유의 재미는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다. <하급생 2>의 신선한 시도들은 캐릭터의 설정, 시나리오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결과물을 보면, 이 시절 elf의 역량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포장만 잘 했어도 이렇게 밋밋하게 느껴지진 않을텐데 말이다. 

 

<하급생 2>의 실패 이후 많은 성인게임들은 '성인게임에도 금기가 있다'는 교훈을 얻고 조심스럽게 변했다. 제약이 없는 장르에서 온갖 제약을 스스로 만들어내다니. 참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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