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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넷에서 테니스 (2000)

by 눈다랑어 2021. 7. 13.

넷에서 테니스(ねっと de テニス)란 게임이 있었다. 캡콤 스포츠 클럽에서 스매시 스타즈 종목을 끄집어내, 온라인 기능을 추가하여 드림캐스트로 이식한 작품. 제목에 사용된 넷토(ねっと)라는 표현은 네트워크&네트의 중의적 표현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https://capcom.fandom.com/wiki/Net_de_Tennis

 

<캡콤 스포츠 클럽, 1997> 이후 3년 만의 첫 가정용 이식작.

 

2021.07.13 - [게임 리뷰] - 넷에서 테니스 (2000)

 

넷에서 테니스 (2000)

넷에서 테니스(ねっと de テニス)란 어떤 게임인가? 캡콤 스포츠 클럽의 스매시 스타즈 종목을 따로 끄집어내,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여 가정용으로 이식한 게임이다. 제목에 사용된 넷토(ねっ

daisy1024.tistory.com

 

그 시절 아케이드 키드에게 있어, 오락실 게임을 집에서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충격이었다. 이식작의 발매는 거진 1년 이상 걸렸기에, 집에서 친구와 즐길 그날을 기다리며 애간장이 타는 기분을 절절히 느꼈다. 아래의 표는 아케이드 게임이 가정용 콘솔로 이식된 시점을 보기 좋게 정리한 것이다. (이식 기종 : 드림캐스트)

 

 

2년 만에 이식 (1998~2001)

버추어 파이터 3

겟 배스

건 버드 2 

 

1년 만에 이식 (1998~2001)

기가 윙

소울 칼리버

크레이지택시 

세가 랠리 2

파워 스매시

전뇌전기 버추얼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데드 오어 얼라이브 2

마블 vs 캡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

다이너마이트 형사 2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

 

당해 이식 (1998~2001)

파워 스톤

파워 스톤 2

죠죠의 기묘한 모험 미래를 위한 유산

마블 VS 캡콤 2

캡콤 VS SNK

캡콤 VS SNK 2

 

이식에 1~2년 걸린 사례는 흔해도 3년 이상 걸린 게임은 드물다. 특히나 인기 게임은 더더욱. 벌써부터 불안감이 싹튼다.

 

캐릭터 생성

아케이드 때와 달리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바꿀 수 있는 건 용모와 능력치, 이름. 40포인트를 잘 배분하여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한데, 써먹을 곳이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깝다. 리그나 월드 투어 같은 게 있으면 좋으련만.

 

대전은 있는데 아케이드가 없다.

원작의 축구, 농구 종목이 빠진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테니스마저 불완전 이식이란다. 이럴 거면 대체 왜 이식까지 3년이나 걸렸을까. 아케이드에서 히든 캐릭터 난입하는 재미가 쏠쏠했건만. 

 

복식(2 on 2) 룰의 추가

 

투어, 챔피언십이 없는데 오리지널 캐릭터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같은 테니스 종목인 <파워 스매시, 1999>는 월드 서킷을 추가하여 가정용으로 내놓는 성의를 보였다. 월드 투어 없고, 성장 요소 없고... 결국 네트워크 말고 놀 게 없네?

 

90년대 게임, 특히 가정용 게임은 온라인과 거리가 멀었다. 온라인 게임의 니즈는 꽤 오래 전부터 관찰됐다. 90년대 말에는 LAN을 연결해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게임을 즐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id소프트와 블리자드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였다.)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등의 온라인 게임 또한 PC에서 탄생했다. 당시에는 온라인 환경이 불안정했기에 RPG는 온라인으로, 슈터, RTS 등의 장르는 LAN이 기본 소양처럼 여겨졌다.

 

콘솔 시장은 어땠나.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콘솔은 곧잘 있었다. 그러나 '네트워크 게이밍'을 지원하는 콘솔은 '드림캐스트'가 최초였다. 콘솔 시장은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드림캐스트 이후의 콘솔, 초대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2조차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드림캐스트가 온라인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린 건 오카와 회장의 입김이 컸다고 전해진다. 세가는 <츄츄 로켓!>을 시작으로 온라인 환경을 테스트했고, <판타시스타 온라인>으로 제한적인 온라인 환경 구축에 성공한다. <넷에서 테니스>의 등장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될 것 같다.

 

 

 

* 당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했던 게임들 (일부)

츄츄 로켓! (1999)

세가 랠리 2 (1999)

모여라! 구루구루 온천 (1999)

전뇌전기 버추얼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1999)

넷에서 테니스(2000)

트레저 스트라이크 (200)

판타시스타 온라인 (2000)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 사이쿄류 도장 for Maching Service(2001) 

아웃트리거(2001)

 

그러나 온라인 환경이 자리 잡기에는 시기 상조였다. 지금도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게임은 1600km(서울~대만 정도의 거리)만 떨어져도 지장이 생긴다. 속도 지연, 렉 현상이 빈번했기 때문. 요즘 이야기되는 딜레이 넷코드니, 롤백 넷코드니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99~01 시기의 네트워크 환경은 국내 서비스(일본)조차 불완전했다.

 

템포를 낮추는 SLOW 모드.

세가는 <스매시 스타즈>의 가벼운 게임성이 온라인 테스트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손해를 감수하며 저변 확대에 열을 올린 자세는 훌륭하다. 문제는 플레이어의 경험이다. <넷에서 테니스>는 즉각 반응이 대단히 중요한 작품이다. SLOW 모드라면 또 모르겠지만,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은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여기에 컨트롤러의 인풋렉, 넷코드, 드림캐스트의 보급 문제 등이 더해지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스탯

네트워크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게임 내적인 얘기를 해보자. <넷에서 테니스>가 여타 테니스 게임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크게 두 종류다. 첫 번째는 직관적이고 템포가 엄청 빠르다는 것, 두 번째는 비현실적 요소가 일부 삽입되었다는 것이다. 스탯의 파워, 백핸드, 컨트롤 같은 요소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미라클과 거츠다. 미라클은 미라클 슛 확률과 비례하며, 거츠는 다이빙 범위와 직결된다. 다이빙 슛은 웬만한 미라클 슛 저리가라 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므로, 대단히 중요한 전략 자산이 된다.

 

템포 변화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미라클 슛.

공이 플레이어 옆을 지날 때 정확한 타이밍에 대응하면 미라클 슛이 나간다. 공이 빠르고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게 특징. 이에 대처하려면 상대 행동을 예상하여 입력해야 하는데, 상대가 강공격, 약공격, 로브, 미라클 슛을 섞어 사용하면 템포가 망가져 대응이 어려워진다.

 

능력치 영향이 굉장히 크다

<스매시 스타즈>는 자신이 고르는 캐릭터에 따라 플레이 방향성이 달라진다. 이는 <스매시 스타즈>를 그대로 따온 <넷에서 테니스> 또한 마찬가지다. 파워가 강한 호주, 미국은 극단적인 반응을 강제하고, 일본, 영국은 수비 상황에서 닿지 않을 공을 다이빙으로 반격할 수 있다. 당연히 노리는 득점 루트나 움직임을 다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만약 발리가 좋은 독일 상대로 네트에 찰싹 달라붙었다간, 뒷공간을 로브로 공략당하고 말 것이다.

 

 

 

 

평가 점수 ★★

<캡콤 스포츠 클럽>을 하면서 "스매시 스타즈만 빼서 발전시키면 딱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넷에서 테니스>를 출시한 2000년은 아케이드 게임을 그대로 가정용으로 이식해도,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든 시대였다. <철권3> <소울칼리버> 같은 초월이식이 등장하면서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반면 <넷에서 테니스>는 가정용 이식이 너무 늦었고, 아케이드 모드를 삭제했으며, 새로운 콘텐츠 없이 날것 그대로 발매되었다. 네트워크는 시대적, 장르적 한계에 부딪혔다. 처음부터 잘 될 수 없는 기획이었다.

 

이 게임의 팬들은 <넷에서 테니스>의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나 <소울칼리버> 같은 이식을 기대했으리라. 과거에는 아케이드 게임의 완벽 재현, 추가 요소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한때는 이식해 준 게 어디냐며 만족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 그런 시기는 사라졌고, 가정용 게임에 걸맞은 추가 요소가 필요했다. 그것이 '네트워크'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본다. 왜 이렇게 방향성을 잡았을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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