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시절 FMV를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을 잊지 못한다. 비록 그 게임이 드래곤즈 레어였는지, 7번째 손님이었는지, 판타즈마고리아였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게임 속에서 제대로 된 동영상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저 멀리 비디오테이프 얘기할 것도 없이, 동영상을 다운 받아 PMP에 일일이 집어넣던 때가 불과 15년 전의 일이다. 게임 속 컷 신을 4K로 즐길 수 있는 현재, FMV가 누렸던 '게임에서 동영상이 나온다'는 특권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그럼에도 FMV는 사멸되지 않았다. AAA 게임을 보고 흔히 영화 같다고들 표현하나, 실사 영화와 AAA 게임의 컷 신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의 컷신과 <탑건: 매버릭>을 보고 어느 쪽이 영화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에 대한 게임계의 동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나는 게임계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최근 FMV 게임의 약진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OTT 서비스의 일인자 넷플릭스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2018>를 통해 FMV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게임이라기보다 영화에 가까운 이 컨텐츠는 어디서 많이 본 형태를 띠고 있었다.
게임 북, <밴더스내치> 모두 독자가 이야기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잊힌 장르를 세련된 형태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인터랙티브 무비)
이미지 출처 :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901031407001
최근 FMV에 투자하는 회사를 들여다보면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그중엔 RPG 명가 스퀘어 에닉스의 이름도 있었다. <백 년>은 스퀘어에서 만든 FMV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 FMV는 예나 지금이나 마니아틱 하다. 게다가 미스터리라니, 이 바닥에서 흔치 않은 장르 두 가지가 힘을 합쳤다. 한쪽은 게이머에게 드라마를 보라고 유혹하고 있고, 한쪽은 대중들에게 게임과 유사한 감각을 체험시켜 게임 시장의 고객을 확대하려 한다.
스퀘어 에닉스는 일본에 뿌리를 둔 회사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부터 미스터리 장르를 소비한 국가.
어릴 적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폐쇄적인 공동체, 섬찟한 인습, 미스터리와 오컬트를 오가며 호기심 많은 독자를 현혹하는 이야기. 주변 사람들이 판타지, 무협물에 심취할 때 나는 미스터리를 읽고 또 읽었더란다. 일본의 미스터리물은 '범인 맞추기'라는 장르로 분화되어 소비되는데, 소년탐정 김전일, 명탐정 코난, 고전부 시리즈(빙과), 쓰르라미 울 적에 역시 일본의 이러한 경향이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스퀘어 에닉스는 보도 자료에서 <428 봉쇄된 시부야에서, 2008>(이하 428)의 게임 디자이너 이토 코이치로의 이름을 언급했다. <428>은 매너리즘에 빠진 비주얼 노벨 장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어차피 FMV 게임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보통 이상만 되어도 좋다. "<428> 제작자가 만들었다면 중박은 치겠지." 그런 맘으로 <백 년>을 예약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2022.12.08 - [게임 비평] - 428 봉쇄된 시부야에서 (2008)
* 닌텐도 스위치로 플레이하였으며, 초반 설정을 제외한 스포일러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중반부의 몇몇 장면, 사용 기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은 이 리뷰를 읽지 않으시는 걸 권장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store.playstation.com/ko-kr/product/JP0082-PPSA05644_00-SHIJIMASTORY0001
출처 : https://www.facebook.com/SquareEnixAsia/posts/1138575416998738
<백 년>이 어떤 게임인지 알고 싶다면 트레일러 영상을 추천한다.
게임 시스템, 등장인물, 이야기의 소재가 버젓이 등장한다.
이야기가 무르익으면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100% 드라마로 이루어진 파트.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잘 찾아보도록 하자.
몇 번이든 다시 볼 수 있다.
미스터리 드라마를 즐기는 사람은 ⓐ그냥 보는 사람 ⓑ 직접 추리하는 사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의 시청자는 화면을 멈추거나 되감기 기능을 활용한다. 드라마는 구간 탐색이 불편한 장르다. 시청자는 수상쩍은 곳을 살펴보고 싶지만, 그 장면이 몇 분 전에 나왔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VOD를 돌려보며 내가 원하는 장면을 찾아봐야 한다.
미스터리 드라마는 해결편을 나중에 틀어주는 형태가 많다. 몇 년 전 종영한 <안락의자 탐정>이 딱 그런 형식이었다. 영상을 보고 곧바로 범인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함) 미스터리 드라마에서 시청자의 참여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유튜브는 타임스탬프를 통해 '보고 싶은 주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FMV를 드라마로 표현할 수 있다. 굳이 게임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 매체의 특성상 타임스탬프를 활용하면 스포일러에 노출되는 문제가 생긴다. 영상이 언제 끝나는지, 앞에 어떤 전개가 기다리는지 책갈피가 다 알려주기 때문이다.
게임은 구간 탐색이 자유로운 편이다. 시청자는 제작자가 만든 수많은 책갈피를 보고, "저 장면이 수상 쩍은 것 같다" 싶으면 썸네일을 클릭한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주도권을 쥐어준다. 어떤 장비를 낄지, 어떤 파티원을 영입할지, 어떤 길로 나아갈지 고르는 건 모두 '나 자신'에게 달렸다.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서 스스로 추리하는 사람들이 딱 이쪽이다. 그들은 미스터리 소설, 영화, 드라마를 소비하면서 게임 같은 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youtu.be/b1Fo_M_tj6w
FMV의 본질은 드라마지만,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많다.
어쩌면 새로운 기법의 드라마가 FMV일지도 모르겠다.
의문에 맞게 가설을 채워 넣는 파트.
그중에는 엉뚱한 가설도 많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해결편은 드라마와 추리가 혼재된 구성이다.
추리편에서 검토한 가설을 바탕으로 알맞은 답을 내놓자.
배드 엔딩이 궁금해 일부러 틀린 적도 있었다.
앳되 보이지만 어느덧 연기 경력 15년이 넘은 베테랑.
<용길이네 곱창집> <드림팀>에 출연하며 한국 팬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2022년 7월 내한 당시의 인터뷰 : http://www.economicsmagazine.kr/news/articleView.html?idxno=13035
TV에서 한창 SG 워너비, SS501, 버즈 등이 활동할 때 덕질을 했던 양반이라면 익숙한 얼굴일 것이다. 이 무렵 일본의 연예계에서는 오오츠카 아이, 마츠모토 준 열풍이 불고 있었다. 히라오카 유타는 그 정도의 빅 네임은 아니었지만, <스윙 걸즈> <NANA>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은 하이틴 스타였다. 그는 꾸준한 활동을 거듭하다 아사미 미츠히코 TV 시리즈(TBS)의 4대 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동명의 미스터리 소설을 원작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영상화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히라오카 유타가 '아사미 미츠히코' 역을 맡은 배우라는 건 미스터리 팬으로서 참 흥미로운 일이다.
그 이유인즉슨 에노키 타카아키의 대표작이 아사미 미츠히코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 <천하전설 살인사건>에서 처음 이 역할을 맡았으며, 훗날 후지테레비의 TV 시리즈에 출연해 아사미 미츠히코 = 에노키 타카아키의 이미지를 강하게 굳혔다. 마치 한국의 중장년 층이 이성계 역 = 김무생을 떠올리듯이 말이다.
초대 아사미 미츠히코와 TBS 아사미 미츠히코의 만남.
우연이라곤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어 인터뷰를 찾아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있었다. 주연 사쿠라바 나나미와 히라오카 유타의 캐스팅 비화 말이다.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캐스팅에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한 것 같다. 서브컬처에선 소위 성우 장난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배우인 것 같다. 아무래도 귀로 듣는 성우보단 눈으로 접하는 배우 쪽이 확 와닿으니 말이다. (드라마 용의 눈물과 정도전에서 유동근과 선동혁, 안재모가 역할을 바꿔 합을 맞추었듯이)
패미통 인터뷰 : https://www.famitsu.com/news/202202/10250372.html
<백 년>은 100년 동안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각 사건은 배우가 겹치고, 공통된 키워드가 많아 연속된 사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게임 플레이는 옴니버스 형태에 가까워, 과거의 사건을 몰라도 현재의 사건을 푸는 데 지장이 없다. 후반부에는 연결고리가 밝혀지면서 과거의 사건이 중요해지지만, 어차피 그 챕터에서 되새김질 시켜주기 때문에 옴니버스로 접근해도 문제가 없었다. 확실히 매주 방영되는 추리 드라마에 가까운 구성이다.
* <백 년>이 FMV로서 유니크한 점 (핵심 스포일러 주의, 결말 포함 X)
주인공 하루카는 옛 기록을 읽으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의 인물을 과거에 대입해보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종의 서술 트릭이 작동하게 된다. 서술 트릭이란 독자에게 편향된 정보를 제공해 착오를 일으키도록 만드는 추리 소설의 기법으로, 독자는 하루카가 설정한 배역에 맞춰 이야기를 상상하는 한계에 놓인다. 하루카가 사에이타 역을 '사노 가쿠'로 대입했다면, 독자는 은연 중에 '사노 가쿠'의 이미지를 '사에이타'에 대입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백 년>이 FMV가 아니었다면 이런 시도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지마 집안에는 불로 열매 전설이 전해진다. 가문의 차남 에이지는 세포 주기 학자로, 불로 열매가 실존한다면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신념 아래 아버지(료에이)에게 불로 열매의 진상을 캐묻는다.
여기까지만 해도 나는 불로 열매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누군가 정보를 조작했거나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거겠지. <백 년>은 초자연적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게임에서 명시하고 있다. "당연히 불로 열매가 있을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불로 열매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초자연적 소재를 인정해버리면 추리가 꼬이기 시작한다. 초자연적 소재를 어느 정도까지 활용했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역전재판, 2004>은 <백 년>처럼 추리에 판타지 설정을 곁들인 게임이다. 이것이 신본격 추리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현실에선 불가능해도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은가?"
<역전재판>의 세계는 판타지다. 현실에 없을 법한 제도, 사람이 한가득이다. 영매라는 터무니없는 설정이 먹힌 것은 <역전재판>의 세계가 비상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백 년>은 어떤가, 아무리 영화 같은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라지만, FMV 만큼 리얼한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은 단 하나도 없었다. 리얼함이야말로 FMV 장르의 원점이다.
코난 도일의 소설 <바스커빌 가문의 개>는 눈과 입에서 불을 뿜는 사냥개의 존재를 언급한다. 왓슨 박사는 거짓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냥개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 앞에 막연한 공포가 싹튼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설정은 호러 장르의 단골 레퍼토리이다. 그러나 <백 년>은 호러 장르가 아니다. 불로 열매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현실감이 사라지고 거짓이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백 년>은 정답 맞추기 스타일의 게임이다. <역전재판>의 영매가 공인된 설정인 반면, <백 년>의 불로 열매는 진위 여부조차 의심스러운 물건이다. 처음부터 불로 열매의 존재를 못 박고 시작했다면, 나는 현실의 법칙에서 단 하나의 예외를 인정하고 쇼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불로 열매의 진상이 도중에 밝혀지더라도 "실은 가짜였습니다"라고 하면 "그럼 그렇지"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불로 열매가 사실로 판명되었을 때, '신본격'이라는 걸 알면서도 몰입이 깨지고 말았다.
<백 년>이 신본격을 표방한 이상 불로 열매가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 그러나 FMV와 신본격의 결합은 그리 조화로워 보이지 않는다. 현실 세계를 다룬 FMV 게임인 만큼, 장르의 특색과 각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탈출 파트의 퍼즐은 꽤 어려운 편이다. 다른 파트의 퍼즐이 평범한 추리물이었다면(가설을 세우고 정답을 맞히는 방식) 탈출 파트의 퍼즐은 수수께끼 해독이다. 퍼즐을 푸는 방법이 완전 딴판이다. 셜록 홈즈에서도 암호를 비중 있게 다룬 에피소드가 있었다. 암호 해독이야말로 추리물의 중요한 구성 요소 아니던가. 비록 난이도가 높아 아쉬웠지만 말이다.
탈출 파트에서 느낀 아쉬움은 난이도만이 아니었다. 나는 이 장면에서 <판타즈마고리아, 1995> 같은 형태를 떠올렸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 건 전통적인 어드벤처 게임의 그것이었다. 이 순간 <백 년>은 자기가 FMV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이미지 출처 : https://youtu.be/cH8H6vMVchM
한 챕터가 끝나면 추리 등급이 매겨진다. 해결편에서 오답을 제출해도 직전 상황으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 대신 랭크가 하락한다. A랭크를 받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혹시 추리 등급에 따라 진엔딩이 나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100% 정답을 맞힐 때까지 세이브 로드를 시도했다. 세이브 구간은 해결편 시작점에 있기 때문에,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더 플레이해야 A랭크를 달성할 수 있었다.
에필로그까지 완료하고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게임은 A랭크를 달성해도 얻는 이점이 하나도 없다. 배드 엔딩이 궁금해 일부러 틀린 적도 많았다. 그때마다 해결편 시작점으로 돌아가 문제를 다시 풀어야 했다. 고작 A랭크 하나 때문에 말이다. 이럴 거면 랭크에 집착하지 말라고 처음부터 알려줬으면 좋았다.
일본의 연기는 타국 사람들이 볼 때 과장되어 있을 때가 많다. 다행히 <백 년>의 연기는 꽤 안정적인 편이나, 에이잔 연기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에이잔의 화난 연기는 과장을 넘어 온몸으로 "나 화났다"를 보여주지 못해 안달난 것 같았다. 꼭 이렇게 안 해도 화났다는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 특정 챕터에 국한된 얘기라 망정이지, 이런 장면이 널려 있었으면 게임의 평가를 깎아야 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평가 점수 ★★★
<백 년>은 게임보다 드라마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고 있다. 드라마 한 편 보는 것 같은 즐거움, 바로 FMV 장르의 특징일 것이다. "드라마치고 왜 이렇게 비싼 건데?"(59,800원)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추리 드라마가 게임 매체로 옮겨지면서 얻는 이점을 생각하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한가로운 휴일 낮, 거실 소파에 앉아 타인과 의견을 교환하며 선택해나가는 것이야말로 FMV 장르가 가진 진정한 강점이다. 본디 선택 위주였던 FMV가, 추리 드라마와 만나 정답을 맞히는 형식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백 년>은 유명 배우를 섭외하고, 굵직한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사람들을 다수 참가시켰다. 확실히 이름값만 보면 출중하다. 그러나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인터뷰에서 공언했던 '우선 게임으로서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미완에 그쳤다. 선택지를 고르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2회차 요소가 전무하고, <428>처럼 숨은 요소를 집어넣은 게임도 아니다. 가설 단계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턱없이 부족하다. 유독 추리편의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는 점도 게임의 평가를 낮추는 원인이다.
비록 <백 년>이 빛 좋은 개살구이긴 하나, 정답 맞추기와 FMV의 결합은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서구권의 FMV 게임이라면 으레 겪었던 연기력 논란도 <백 년>은 얼추 피해 가는 편이다. 확실히 빅 네임을 영입한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배우 사쿠라바 나나미, 히라오카 유타, 마츠모토 와카나, 사노 가쿠의 팬이라면 거부하기 힘든 타이틀이다.
그래도 6만 원은 조금 비싼 가격이 아닌가... 넷플릭스 프리미엄 1개월이 17,000원, 도라마코리아가 무료 시청(여긴 돈을 어찌 버는지 궁금할 따름이다)인 시대에서, <백 년>을 제 값 주고 해 볼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결국 세일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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