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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로스트 인 메모리즈 (2020)

by 눈다랑어 2022. 1. 27.

무슨 흥미가 동해 이 게임을 깔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인기 있는 ip라고 들었지만 원작, 애니메이션 모두 접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왜 이 게임을 설치했을까? 어디선가 홍보를 보고 최근의 모바일 게임들이 어떤지, 아니메 기반 게임이 뭘 내세우는지 궁금해서 설치했던 것 같다.

 

Re: 제로부터...(이하 리제로)는 다양한 미디어믹스로 진출했으며, 로스트 인 메모리즈(이하 리제로스)는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게임이다. 따라서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는 이 게임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고작 게임 하나 리뷰하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괜찮았기 때문에 약간이나마 보상을 받은 느낌이었다. 한편으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기반인데 왜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했나.

 

 

* 2022년 8월 30일부로 한국 서버가 문을 닫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전개를 따라가는 스토리

꿈도 희망도 없는 니트, 나츠키 스바루가 이세계에 넘어오게 되는 이야기. 이세계에서 새롭게 출발해 팔자도 고치고 예쁜 미소녀와 어화둥둥할 생각에 부풀었지만, 이세계는 냉혹한 곳이었다.

 

처음에는 정해진 루트로 진행된다.

 

선택지에 따라 이야기가 바뀐다.

엄밀히 말하면 선택지 고르는 소설에 가깝다.

대부분의 선택지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게 아쉽다.

 

if 스토리

<리제로스>의 가장 큰 장점은 if 스토리일 것이다.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할 지 뻔하기 때문에 공략하는 재미는 없다. 캐릭터들의 행동, 동선을 파악하여 선택지를 고르는 <카와라자키 가의 일족, 1994> 같은 게임과는 전혀 다르다. 게임이라기보단 전자책에 가깝다. 원하는 루트를 골라 이야기를 감상하는 방식.

 

다양한 if 스토리

 

if 스토리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일러스트들

리제로 팬이라면 인질이 꽤 강력하게 느껴질 법하다.

 

스토리 모드는 선택지를 고르는 게 전부.

한 화면에 나오는 건 캐릭터 한 명이 전부, 상체밖에 나오지 않고 표정이나 동작이 다양한 것도 아니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흔한 풀 보이스 지원조차 없다. 풀 보이스는 커녕 "후후후, 소오데스네, 이야이야, 마지카" 같은 추임새만 음성 녹음이 되어있다. 참 김샌다.

 

다만 드래그 방향에 따라 캐릭터의 방향이 바뀌는 연출은 소소하게 괜찮은 편. 스토리를 보기 위해 스펙을 과도하게 높일 필요도 없다. 매일 3개씩 주는 정신력을 소모하여 스토리를 감상하면 된다. 기간 한정 이벤트를 진행하여 if 스토리 감상에 필요한 키를 얻을 수도 있다. 스토리를 보고 싶은 사람은 이벤트가 숙제처럼 느껴질 것이다.

 

스토리 도중에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도 한다.

리제로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전투 장면.

중요 장면을 이렇게 표현했으면 괜찮았을 것 같지만,

 

어설픈 연출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죽어버렸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만 골라내 애니메이션이랍시고 틀어줄 때가 많았다.

이게 무슨 애니메이션인가, 그냥 흔들림 효과를 넣은 스크린샷이잖아.

 

이래 봬도 전투 요소가 있다.

아무리 모바일 게임이라지만 이게 정녕 2020년 산 게임이란 말인가.

 

<에픽 세븐, 2018>의 컷씬 연출

<리제로스>의 한국 서비스 개시에 발맞춰 진행된 리제로 콜라보.

같은 기종, 같은 시기인데 왜 이리 차이가 나는지.

 

그나마 괜찮은 연출이 이 정도.

 

추억향 퀘스트

추억향은 기억을 잃은 스바루가 오리지널 캐릭터 '시온'의 도움을 받아 기억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메인 스토리와 달리 분량도 적고, 기승전 전투로 이어지는 바람에 스토리의 매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결국은 스토리 감상 + 수집형 게임

이 게임은 <소녀전선, 2016>처럼 인게임에서 모든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가챠를 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얻을 수 없게끔 만들어졌다. 그나마 일일 가챠, 무료 보석 퍼주기로 보완하고 있지만, 일일 퀘스트, 이벤트, PvP 등의 컨텐츠가 있어 무과금, 소과금 유저가 진입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게임이었다.

 

전력 4만으로도 8층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핵심 재화를 획득하려면 '강자의 탑'을 돌아야 한다. 이 게임은 전력을 뛰어넘을 만큼 전략이나 컨트롤이 중요하지 않다. 결국 순수하게 좋은 캐릭터, 높은 전력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전형적인 p2w 게임이다.

 

스펙이 안 되니 상위 던전은 엄두도 못 낸다.

 

다양한 캐릭터를 육성하지 않으면 레이드 진행이 버겁다.

더 무서운 점은 가챠가 이벤트와 연계된다는 것이다.

 

신규 이벤트가 추가될 때 신규 가챠도 추가된다.

신규 가챠의 픽업 캐릭터를 뽑지 못하면 이벤트 고득점이 불가능하다. 벌어들이는 점수가 다르고, 보스에게 박히는 대미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 매번 지르라는 거야 뭐야. 단점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니 모든 게 삐딱하게 보인다.

 

공략하는 재미, 던전 기믹 같은 걸 기대해선 안 된다.

그저 얻는 재화만 다를 뿐이다.

 

기억의 심연

가챠에서 얻는 일부 캐릭터, 이벤트 보상 캐릭터의 캐릭터 조각을 얻을 수 있다.

캐릭터 조각을 얻어 캐릭터를 각성시킬 때 사용할 수 있다.

 

같은 걸 두 개 합성하여 새로운 능력을 개화시킨다.

과연 캐릭터만 이런 요소가 있을까?

당연히 아님.

 

캐릭터에 끼는 장비도 마찬가지다.

11,000 보석을 써도 픽업 1개가 나올까 말까 한 게임에 이런 걸 집어넣다니.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지만 화가 나는 걸 어떡하나. 게임이 재미있다면 모를까, 재미도 없는데 과금 정책마저 형편없으면 어쩌나.

 

파밍한 재화로 캐릭터 스킬 레벨을 올리기도 하고,

 

이런 걸 개방하기도 하고,

 

자신의 원하는 스탯을 랜덤으로 붙일 수도 있다.

어떻게든 게임 X뺑이 치게 만드려고 작정한 것 같다.

 

턴제 게임을 만드는 건 쉽지만, 재미있는 턴제 게임을 만들기란 어렵다. 특히 PvP처럼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턴제 게임은 더더욱 만들기 어렵다. <포켓몬스터>의 더블 배틀조차 밸런스가 잘 잡혀있진 않은데, 하물며 이 게임은 4대 4 게임 아닌가. 신규 게임이 턴제 PvP의 노하우를 <포켓몬스터>에게 한 수 가르쳐 줬을까?

 

무승부 제조기

생각이 있다면 이런 캐릭터를 내지 않았을 것이고, 실수로 냈다 한들 빠르게 패치해줬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특정 픽업 캐릭터가 없으면 돌파조차 불가능하게 해 놨다. 턴제 이해도가 얼마나 형편없길래 이런 걸 만들었을까.

 

 

 

 

 

평가 점수 ★★

'if 스토리가 있다는 것' 만큼은 좋다. 원작 팬들에게 이만한 인질은 별로 없으니까.

그러나 아무리 흥미로운 스토리라도 전달 방식이 이 모양이면 소용이 없다. 전투 시스템은 턴제 게임을 모독하는 수준의 완성도로 짜여 있다. 개선 의지도 별로 안 보인다. 창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이래서는 팬들도 만족하지 못하고, 게이머도 만족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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