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코마 2를 플레이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코마 1에 관심이 갔다. 당시에는 굳이 안 해도 되겠다 생각했지만, 전작을 안 해보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마침 4,650원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길래 궁금해서 플레이하게 되었다.
* 이 리뷰에서는 코마의 리마스터 버전인 코마: 리쿳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일러스트의 샤프한 영호와는 다른 인상을 준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러려니 했는데,
뛰는 폼이 부자연스럽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벌써부터 이 게임은 지뢰라는 감이 온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기에 일단 진행하기로 했다.
화이트데이(2001)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스토리를 알려준다.
분명 아침에 만난 다른 학교 여학생이었지.
어째서 이런 곳에?
게임 진행은 크게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로 나누어져 있다.
코마의 서브퀘스트는 스토리 전개에 필수적이다.
서브퀘스트를 강제한다면 그것이 어찌 서브퀘스트란 말인가.
세상 팍팍하네.
학교 곳곳에서 심하게 뒤틀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야기가 어찌될지 궁금하긴 하지만, 게임이 어설퍼서 환불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꾹 참고 해보기로 하자.
일러스트의 질이 상당히 낮고, 인게임 모션이 허우적거리며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져 몰입감을 해친다. 코마 세계관에 빠져들어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시간은 별로 없고 지도는 무용지물. 아무런 힌트도 없이 찍기를 강요하는 퍼즐은 죄질이 나쁘다.
그래도 꾹 참고 해보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만 벗어나면 엔딩이다.
킬러를 만나면 재빨리 교실로 들어가 숨으면 되지만,
이렇게 한 번 숨으면 30초 넘게 킬러가 물러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못 참을 정돈 아니니 "그냥 이런 게임이구나" 하고 넘어갔다. 다시 나가면 같은 위치에 킬러가 대기하고 있다. 물론 피해서 이동할 수 있지만, 킬러가 쫓아오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맵을 추측으로 움직여야 한다. 스태미너가 한정적이라 계속 뛸 수가 없고, 아이템 사용창을 열어도 게임은 멈추지 않고 실시간으로 흐른다. 스태미너 물약을 먹을 시간조차 빠듯하다.
코마 2는 갑자기 눈 앞에서 킬러가 튀어나오는 일이 적고, 주변에 킬러가 있으면 "또각-또각-" 하는 구두 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쪽으로 가면 안 되겠구나, 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코마 1은 눈 앞에 킬러가 급작스럽게 뛰쳐나오고, 킬러 등장 전의 전조가 미묘하여 알아차리기 어렵다. 킬러 AI는 진행이 힘들 정도로 개판이며, 킬러에게 도망쳐도 숨는 동안 30초 이상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러니 템포가 뚝뚝 끊기고 게임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까지 6시간을 플레이했으나, 버그 같은 상황이 계속 연출되자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래도 한 게 아까워서 계속하려고 했는데, 외부 사이트를 검색하던 도중 선택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엔딩을 보자니 흥미가 떨어지고, 처음부터 다시 하자니 이 재미없는 걸 또 해야한다. 30분이나 1시간 정도 더 하면 엔딩은 볼 수 있겠지만, 굳이 더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이걸 보고 진엔딩 조건인지 어떻게 아냐고!
평가 점수 : ★★
국내 인디게임의 열악함을 알고 있지만, 게이머는 그런 뒷사정을 다 생각하고 플레이할 필요가 없다.
냉정하게 돈 내고 플레이하는 게임으로서 평가했을 때, 코마 스타일을 제대로 살린 게임은 코마2(2020)이지 이 게임이 아니다. 물론 코마 시리즈의 기본 틀은 이 게임에서 만들어졌지만, 그 만듦새가 너무나 어설픈 것이 문제다.
게임 내적으로, 비주얼적으로 전혀 하고 싶은 게임이 아니다.
리마스터가 되었음에도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호러게임으로서의 가치를 논하기 이전에,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철저하게 나쁘다. 장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지만, 그 장점을 모조리 묻힐 정도로 형편없다. 세일해서 4,650원에 샀지만 단돈 1,000원도 아깝다. 코마에서 삽질한 끝에 코마2 같은 게임이 탄생했으니, 거기에 위안을 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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