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 개방 전의 이야기다. 그 당시에도 일본만화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남자 청소년치고 드래곤볼, 슬램덩크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오락실의 인기 게임은 항상 일본산이었다. 국산게임은 처참한 퀄리티로 철저히 외면받았다. 무단도용, 표절 문제도 심각했다. 발 딛을 틈 없었던 국산 게임은 90년대 말, 온라인 게임 붐을 타고, 오락실에선 펌프와 EZ2DJ의 인기에 힘입어 차츰 성장세를 보였다.
<도미노 블럭>은 1996년에 발매된 아케이드 게임이다. 오락실을 자주 다녔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이런 게임은 듣도보도 못했다. 그런데 낯선 게임이 어찌나 낯익던지. 나도 모르게 심연을 들여다 보았다.
벽돌깨기는 공을 튕겨 블럭을 지우는 유사 핀볼 형태의 장르다.
장르의 시초인 <알카노이드>, 윈도우 초창기 높은 보급률을 보였던 <DX-Ball>이 유명하다.
벽돌깨기의 기본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아미가용 <메가볼>을 윈도우로 컨버전한 <DX-Ball>.
윈도우 95~98 세대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타이틀이다.
<동급생>은 연애 게임의 효시. 히로인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녹여낸 성인게임.
<알카노이드>와 <동급생>,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 두 개를 합치면?
ALL RIGHTS RESERVED, 1996, WONWOO SYSTEM, SEOUL, KOREA
타이틀 화면의 문구가 나를 낯간지럽게 만든다.
주인공의 친구 카즈야는 나츠코에게 홀딱 반해, 여자친구를 등한시하고 나츠코를 만나러 다닌다. 나츠코와의 연애 사업이 안되면 여자친구(쿠루미)에게 돌아가려는 못된 심보가 일품이다.
지금은 낡은 그림체에 불과하지만, 한 때는 인기가 굉장했었다.
<동급생 2, 1995>까지 싹싹 긁어먹은 원우 시스템.
* 지금 보시는 화면은 동급생 시리즈가 아니라 <도미노 블럭>의 스샷입니다.
아주 기초적인 것조차 <알카노이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나온지 오래됐는데도 효과음이 찰진 <알카노이드>.
그나마 <알카노이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슈팅 게임의 폭탄 개념이 있다는 것 정도. 할 얘기가 너무 없다. 엔딩 장면은 'CONGRATULATIONS! THANK YOU!'와 함께 그동안 깬 배경을 보여주는 게 전부. 성의 없는 엔딩에 무단도용까지. 세상 잘~ 돌아간다.
평가점수 ★
동급생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무단 도용한 게임. <알카노이드>보다 도리어 퇴화한 게임 플레이. 효과음의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제작자의 안일함. 플레이하는 내내 성의라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게임 구성.
ALL RIGHTS RESERVED, 1996 WONWOO SYSTEM 문구는 선을 지나치게 넘었다. 아무리 그 시절 국산 게임이 열악했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건 창작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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