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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범피의 아케이드 판타지 (1992)

by 눈다랑어 2021. 7. 21.

아타리 800, 아미가 같은 건 꿈도 못 꾸던 시절 얘기다. 90년대의 외국어는 외계어였다. 한국에서 얼리어답터로 산다는 것은 자연히 외국어의 학습을 동반했다. 오늘 소개하는 <범피의 아케이드 판타지>(이하 범피)는 그런 논란에서 자유로운 타이틀이다. 이 작품은 영어를 몰라도 직관적인 학습이 가능했다.  

 

<범피, 1992>는 <범피, 1989>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뚝뚝 끊기는 구간들이 없어져 게임 속도가 빨라졌다. 쾌적함이 비교가 안 되기에 1992년작을 적극 추천함.

 

비선형적 레벨 디자인

범피는 정해진 순서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

가장 어려운 스테이지부터 도전해도 무방하다.

 

타이밍을 요구하는 퍼즐

<범피>는 보통의 퍼즐게임이 아니고, 입력 정밀도를 요구하는 퍼즐 액션 플랫포머다. 게임의 기본 루프는 단순하다. 모든 아이템을 먹으면 출구가 열리고, 출구에 닿으면 게임이 클리어된다.

 

문제는 조작이다. 이동은 부드럽게 미끄러지지 않고 한 칸씩 튀듯이 움직이고, 점프는 높게 치솟으며, 공중에서 좌우 이동은 딱 번만 허용된다. 아래 입력은 대 점프를 끊는 브레이크로 사용된다. 즉, 이 게임의 핵심은 "어디로 갈까"보다 "언제 입력할까"에 있다.

 

맵 하나에 장애물이 대체 몇 개인지

<범피>는 반사신경과 퍼즐 독해, 물리의 특이성을 동시에 갖췄다. 그래서 이 작품은 독특하다. 논리의 퍼즐과 컨트롤 요소가 정확히 5:5로 붙어있는 게임이니까. <범피>와 닮은 게임이 있었던가? 적어도 나는 모르겠다. 이런 게임 한 번도 못 본 게 현실이니까. 100개가 넘는 스테이지는, 게임에 목마른 당시의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았다. (다소 지루한 구간도 있지만...)

그림판 발퀄작 '범피의 체감 난이도'

챕터 2~3 정도만 돼도 풀리지 않는 퍼즐들이 속출한다. 난이도를 단계적으로 높였으면 좋았을 것을. 어쩔 땐 가파르다가, 어쩔 땐 너무 쉽다. 패스워드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범피의 플레이 영상

 

평가 점수 ★★★★

<범피>의 개성은 퍼즐과 컨트롤의 비율에서 나온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도가 이 게임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눈이 갈리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 나온다. 맵을 먼저 읽고, 플레이 방향성을 정한 뒤에 타이밍 퍼즐에 도전한다. 독특한 효과음을 배경음 삼아 듣고 있노라면, 이 작품은 확실히 감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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