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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쇼트 하이크 (2019)

by 눈다랑어 2021. 7. 18.
기분 좋은 템포로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

영상에 달린 댓글 하나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 쇼트 하이크가 전해주는 기분 좋은 감정이다.

 

영어 실력이 안 좋아서 미안합니다.
우리 엄마는 몇 년 전에 뇌졸중을 겪으셨습니다. 아프고 걱정했던 게 기억납니다. 우리 가족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죠. 이 게임은 제가 그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떠올리고 울게 만들어요.
지금은 이 노래를 들을 때, 가끔 엄마가 곁에 있어서 행복하다고 울어요. 저는 감성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 음악은 특별합니다. 감사합니다.

 

Sorry for my english. 

My mom suffered a Stroke a couple of years back. I remember being sick worry 'bout her, it was a very difficult time for all of us, this game make me feel how i felt back then, even cry. 

Now i listen to this song, and sometimes i cry of happiness 'cause i still have my mom with me, i'm not usually an emotional person, but this is special. Thank you very much.

 

가끔은 도시에서 떠나 모든 것을 잊고 쉬는 것도 좋지.

<쇼트 하이크>를 함축한 인트로.

 

과거 DS 시절의 뭉개진 도트를 연상케 하는 그래픽. 

외진 곳이라 호크 피크까지 가야 전화가 터진다고 한다. 결국 정상까지 등반하라는 얘기.

 

게임에서 '기분 좋은 등산'이 가능한가?

정상에 올라 전화하는 게 목표 아니었던가?

왜 활강과 등산 같은 목표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한담.

 

Z를 눌러 공중에서 활강한다.

글라이더 마냥 바람을 타고 천천히 내려올 수 있음.

높은 곳에서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내려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험이 가득한 세상

<쇼트 하이크>는 목적이 있어도 강제성이 없다.

활강, 탐험, 수집이 메인 체험, 목표는 자연스레 뒷전이 된다.

 

산책로를 따라 탐험하는 여정.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쇼트 하이크>의 철학.

겉목표는 '방향'을 주고, 속목표가 '체류'를 만든다.

 

맵 곳곳에 놓인 금빛 깃털

힐링 게임의 핵심은 '편안함'이 아니라 죄책감 제거에 달렸다. 딴짓은 때때로 스토리 진행을 미루는 느낌이 들고,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찜찜함을 동반한다. 그래서 <쇼트 하이크>는 말한다. 딴짓은 이 게임에서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깃털이 많을수록 스태미너가 빵빵해진다.

 

물고기 전종 수집 도전!

 

물고기 교환소, 자주 오는 장소인데 미니맵이 없어 종종 헷갈릴 때가 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미니맵 없음'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쇼트 하이크>의 맵은 작다. 상호작용도 촘촘하다. 이런 구조라면 방황이 고립으로 빠지기 어렵다. <쇼트 하이크>에서 '길 잃음'은 위험이 아니라 경험이고, 놀이가 된다.

 

풍혈의 두 가지 목적

바람 구멍(풍혈?)은 하늘 높이 솟아오를 수 있어 인근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높이 솟아올라 급강하를 시도,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도 있겠다. 주 목적(정상 등반)과 부 목적(놀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오브젝트. 

 

두 친구가 만든 비치스틱볼이라는 오리지널 게임.

막대기를 들고 참전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공원에서 배트민턴을 치는 사람들을 흔히 보곤 한다.

승패보다 랠리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 비치스틱볼은 딱 그런 느낌의 미니게임이다.

 

<쇼트 하이크>의 약속. 보상은 크지 않게, 대신 자주 줄 것.

 

새싹(파란 원)에 물을 주면 순식간에 자란다.

성장한 식물은 점프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

 

야숨인 듯, 아닌 듯?

산 정상에 다다를수록 악천후가 심해진다. 악천후는 깃털이 회복되지 않아 등반에 제약이 걸리는 구간. 등반/스태미너/악천후/활강 등의 요소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2017>과 유사한 감각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게임, <야숨>처럼 3인칭이 아니다. 쿼터 뷰는 세상을 보는 관점을 크게 제한한다. 

 

3인칭 시점은 개인의 서사를 표현하기 쉽다. (라스트 오브 어스)

<쇼트 하이크>는 시점의 한계를 등반으로 극복한다. 등반은 z축으로 표현되어 쿼터 뷰의 부족한 공간감을 보완했다. '개인의 서사'를 표현하는 데 있어 쿼터 뷰는 상당히 불리하다. <쇼트 하이크>는 주인공 '클레어의 이야기'가 아닌, '클레어가 경험하는 호크피크 공원의 이야기'에 주안점을 뒀다. 쿼터 뷰는 시점이 제한되어 배경이 단조롭게 보이기 쉽다. <쇼트 하이크>의 해결책은 단순했다. 게임을 짧게 만들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쿼터 뷰의 역습은 지금부터다. 이 시점은 주인공 주변의 너른 시야를 확보하기 쉽다. 3인칭에서 찾기 힘들었던 것들이, 넓은 시야로 인해 쉽게 눈에 띄는 것으로 바뀐다. 돈, 아이템, 숨겨진 길목까지 각양각색이다.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기 쉽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쇼트 하이크>는 농축된 보상과 적은 스트레스로 결합된, 보기 드문 게임으로 거듭났다.

 

 

 

 

 

평가 점수 : ★★★★★

<쇼트 하이크>는 목표를 강조하지 않는다. 빨리 올라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이 게임은 수많은 '딴짓'을 유도하여, 어린 시절, 바깥에서 오만가지 놀이를 즐기던 감정을 떠오르게 만든다. 닌텐도 DS 시절에나 볼법한 저품질 픽셀 아트 선택조차 그러한 감각의 연장선처럼 보인다. 투박한 그래픽이 친근하고 소박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성장 스트레스는 어떤 게임이든 흔하게 발생한다. 이 게임에도 성장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동기가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면, 성장 스트레스 따위는 사소한 것이 된다. 작은 공간 안에 꽉꽉 채운 상호작용. 그래서 짧은 분량에 의미가 생긴다.

 

힐링 게임은 분량이 긴 게임과는 잘 맞지 않는다. 시간이 길면 '해야할 것'이 늘고, 그 자체가 부담으로 작동한다. 그런데 <쇼트 하이크>는 분량이 짧기 때문에, 금빛 깃털을 줍든, 낚시를 하든, 정처없이 헤매든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는다. 짧은 길이는 '볼륨 부족'이 아니라 휴가의 조건이다.

 

<쇼트 하이크>를 플레이한 뒤, 마음 한 켠에 있던 응어리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회복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성취해서가 아니다. "내 속도로 움직여도 괜찮다"는 믿음. 이게 <쇼트 하이크>의 힐링이다. 기분 좋게 나들이하고 싶을 때, 삶이 팍팍하고 지쳤을 때, 치유가 필요한 순간에 즐기기를 권한다. 삶의 윤택을, 마음에 여유를 되찾아줄 것이다. 이만한 휴가는 달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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