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과 도둑들의 술래잡기 코미디 영화.
나 홀로 집에 시리즈의 영향력은 지금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영화로서 나 홀로 집에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고, 크리스마스 시즌 TV 채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영화이다. 이쯤되면 우려먹기의 대명사 사골도 한 수 접어줘야 될 것 같다.
영화가 흥하면 게임도 나오기 마련. 게임 <나 홀로 집에>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되었으나, 플랫폼마다 판이하게 다른 게임성을 갖추고 있었다.
플레이 방식은 NES, SNES 버전이 유사하고 PC와 Genesis 버전은 각자 스타일이 다르다. NES, SNES, Genesis 버전은 무고한 시민을 점프, 딱총으로 공격하지만, PC 버전은 도망가면서 도둑만 노릴 수 있어, PC판이 그나마 원작을 잘 구현한 버전이라 볼 수 있겠다. 이런 이유로 이 글에서는 Capstone에서 만든 PC 게임 <나 홀로 집에 2>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한다.
NES, SNES 버전은 원작 영화와 같은 1992년에 발매되었지만, PC판의 1993년인에 발매되었다. 구글링을 해보니 PC판 발매일자를 1992년으로 서술한 글이 많이 보이는데, 이 글에서는 위키 페이지의 서술을 믿기로 하고 1993년으로 기록하기로 한다.
규칙은 간단하다. 케빈이 도망치고 도둑들이 따라온다.
케빈보다 도둑의 발이 빠르기 때문에, 주변의 물건을 줍거나 활성화해서 도둑들의 추격을 저지해야 한다. 도둑에게 잡히면 라이프를 잃고 재시작된다.
바나나 껍질을 깔아두면 도둑이 밟고 비틀거리다가 쓰러진다.
쓰레기통 뚜껑, 휴지 두루마리를 던져서 도둑들이 철푸덕 쓰러지는 게 재미있다.
도둑들을 잘 유인하면 NPC를 이용해 공격을 줄 수도 있다.
쏠쏠한 재미 포인트.
<나 홀로 집에 2>는 영화를 잘 따라가는 만큼 팬 게임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 시절 영화 기반 게임들은 그런 기본조차도 지키지 않는 게임들이 많았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게임에 대한 평가는 잡지나 구전을 통해 접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큰 맘 먹고 구입한 게임이 지뢰작임을 알았을 때 그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란.
그네에 머리를 맞는다면 어떻게 될까?
도둑들의 내구성은 이미 인간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어렸을 땐 웃고 넘겼는데 다 커서 보니 도둑들이 참 안됐다. 케빈 앞에 말린 양탄자가 있는데,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헤맬 수 있는 파트이다. 그동안 달리면서 던지면 지뢰만 깔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지만, 여기서는 점프를 사용하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기 때문.
던지기는 space bar, 점프는 number pad 0으로 할당되어 있어, 키보드의 모든 키를 눌러보지 않으면 점프가 있다는 것조차 알아차리기 어렵다. 누가 넘버 패드에 버튼이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건물 옥상에서 내려가는 연출.
여기서 조금 내려가면,
축하합니다.
당신이 이겼습니다 !!!!!
게임 시작 후 10~15분 정도면 게임이 끝나며, 클리어 이후에는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는 것 외에 할 게 없다. 아케이드 게임에서 이 정도 플레이 타임이라면 납득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처음부터 가정용을 타깃으로 한 게임이다. 당연히 가정용에 걸맞는 볼륨을 갖췄어야 했는데 아무리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해도 플탐이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렇다 할 파고들기 컨텐츠도 없다.
부모님을 조르거나 용돈을 최대한 끌어모아서 <나홀로 집에 2>를 구입했는데, 30분 만에 질렸다고 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특히 NES나 SNES로 발매된 버전이라면 그 충격이 훨씬 컸을 것이다. (카트리지 게임은 타이틀 값이 굉장히 비쌌다.)
앞서 이 게임이 1993년에 나왔는지, 1992년에 나왔는지 사이트마다 다르다는 얘기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1993년으로 기록하고 싶지 않았다. 이 불경한 게임이 한 해라도 늦게 나왔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85년에 나온 게임도 이것보단 완성도가 높다. 하물며 1993년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명백하다.
평가 점수 : ★★
도둑들이 엎어지는 연출은 재미있지만, 그조차도 10분이면 무덤덤해질 정도로 볼륨이 너무 적다. 추가 스테이지가 늘어난다고 쳐도 단순함에 금방 질렸을테니 좋은 게임이 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스테이지를 늘리되 <콘트라, 1987>가 그랬던 것처럼 스테이지 별로 차이를 둬야했다. <나 홀로 집에 2>는 스테이지도 적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도저히 돈 받고 팔 만한 게임처럼 보이진 않는다. 플래시 게임처럼 접근한다면 그럭저럭 할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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