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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사요나라 와일드 하트 (2019)

by 눈다랑어 2021. 7. 15.

 

처음 이 게임을 봤을 때 영문 모를 제목과 삐까뻔쩍한 색감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스팀에선 이 게임을 '액션, 캐주얼, 음악, 웅장한 사운드트랙, 리듬'이라는 태그로 설명다.

 

어린 시절 DDR로 접한 리듬게임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박자에 맞춰 진행되는 게임 방식, 귀에 쏙쏙 꽂히는 사운드 트랙. 춤과 연주에 서투른 사람이라도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1999년 10월 17일자 MBC 뉴스

국내에서 DDR 붐이 얼마나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지금은 정치인이 된 박영선 앵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리듬게임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그 시절이다. 리듬게임은 다른 아케이드에 비해 2~3배 이상 이용료가 비쌌다. 어릴 때 덜 해봐서 인지 그냥 못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난이도 높은 스테이지는 가볍게 거를 정도로 허접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요나라 와일드 하트>는 이런 어중간한 사람에게도 쉽게 느껴지는 게임이다.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까지 2시간 정도, 스팀 환불 정책에 맞춰 충분히 즐겨보고 환불해도 되는 게임이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게임치고 국내에서 자료를 얻기 힘든 게임이지만, 게임 어워드 2019에서 세 가지 부문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게임이다.

 

 

* 버전은 스팀, 컨트롤러는 키보드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하길래 장대한 서사가 있는 줄 알았다.

별 거 없으니 가볍게 읽고 넘어가자.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쉽지만, 겉보기에는 아름답다

모바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보니 그래픽이 많이 아쉽다. 막상 플레이해보면 색감 배치가 좋고 이펙트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어, 직접 플레이했을 때와 스크린샷으로 볼 때의 감상이 정말 다르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설정놀음 하기 좋은 게임은 아니다.

 

푹 자던 주인공, 집에 나비가 날아들어 잠에서 깬다.

 

나비를 잡으려다 집이 기울어져 떨어지는데...

 

낙하하면서도 나비를 잡으려는 주인공.

 

나비를 잡았더니 카드로 변했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짠~~~!

남자 주인공이 히로인으로 바뀌었다.

 

거대한 하트에 흡수되는 주인공.

이게 호접지몽인가?

 

나선의 탑이 만들어지는 과정

처음에는 탑을 형상화한 타워 카드일 줄 알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연인'이었다.

왜 '연인'을 배치한 걸까? 게임 내에선 설명해주지 않는다. 짠돌이 같으니.

 

현대적인 것 같으면서도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필드.

 

굳이 따지자면 리듬게임보다 음악게임에 가깝다.

 

왜 두 개의 타롯카드를 펼쳐놓은 것일까?

머릿속에 의문점이 가득하지만 속 시원하게 해소되는 건 하나도 없다.

 

골드 랭크 달성!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짧은 스토리를 보여준다. 그러나 대사가 없고 직관성이 떨어져 이해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게임은 명확한 스토리를 제기하기보다, 어렴풋한 이미지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브론즈, 실버, 골드의 세 가지 랭크가 표시된다. 랭크는 점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어떤 구간에서 고득점이 가능한지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만약 업적 달성까지 노린다면 플레이 타임은 엄청나게 길어질 것이다.

 

엉겹결에 업적을 딴 모습

업적 이름을 보면 나름대로 세계관이 있는 것 같은데,

스토리 설명이 턱없이 부족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광과민성 발작, 3D 멀미가 심한 사람 주의

누군가에게는 사이키델릭을, 누군가에게는 멀미를 선사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일본풍의 이름과 달리 제작은 스웨덴의 Simogo가 맡았다

음악 게임과 슈팅 장르의 결합은 마치 <레즈, 2001>를 연상케 한다. 나중에 알았는데, 제작자가 <아웃 런> <그라디우스> <F-ZERO> <레즈> <아키라> <모던 댄스> 등의 영향을 받아 제목을 일본어 Sayonara로 지었다고 한다. 모던 댄스와 Sayonara가 무슨 관계가 있담.

 

2021.12.15 - [게임리뷰] - 레즈 (2001)

 

레즈 (2001)

테트리스 이펙트, 루미네스 리뷰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한 단어가 세 가지 있다. 미조구치 테츠야, 빛과 소리, 그리고 레즈. 미조구치의 최고 흥행작은 스페이스 채널 5: 파트 2일 테지만, 게임 인

daisy1024.tistory.com

스테이지 선택 화면

스크린샷에서는 좀 무덤덤하게 나오는 느낌이지만,

게임 화면에서는 반짝반짝 해서 상당히 예쁘다.

 

게임 방식은 10년 전에 유행한 게임 <템플 런>과 비슷하다.

 

<사요나라 와일드 하트>는 <템플 런>처럼 앞으로 달려가면서 하트를 수집해 스코어링을 하는 러닝 게임이다. 곳곳에 고득점 하트가 숨겨져 있어, 골드 랭크를 따려면 이를 잘 파악해 동선을 짤 필요가 있다. 지형지물에 스쳐 지나가면 RISK 점수를 획득할 수 있으나, 스코어가 눈에 띄게 오르진 않으므로 중요하진 않다.

 

초반에 만나는 대형 스테이지, Begin Again

"너무 쉽다" "그냥 음악 듣는 게임인가?" 생각했던 내게 큰 전환점이 된 스테이지다.

여기서도 매력을 못 느꼈다면, 진지하게 환불을 고려할만한 지점이라 본다.

 

 <페르시아의 왕자, 1989>의 스토리 텔링 방식

RPG, 어드벤처 게임이 아닌 이상, 1990년대 초반에는 게임 속에서 스토리를 풀어내는 게임이 드물었다. 플레이어는 인물의 행동이나 효과음, 배경음악, 이펙트 등으로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짐작할 뿐. 세계관이나 동기 같은 것을 게임 내에 담지 않고 매뉴얼에 담아내던 시절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페르시아의 왕자>의 스토리텔링은 당시 게임답지 않게 구체적이다. 공주로 보이는 여성이 뭔가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 때 불길한 효과음과 함께 등장하는 남자. 공주는 남자가 다가와 손을 내밀자 뒤로 물러선다. 남자는 모래시계를 불러내고 퇴장한다. 모래시계에서는 점점 모래가 떨어지고 공주는 고개를 떨군다. 뭔가 잘못 됐다는 걸 플레이어도 느낄 수 있다.

 

챕터 2 보스전에서 가면녀가 쫓아오는 모습

<사요나라 와일드 하트>는 가면녀의 목적이 뭔지, 이 곳은 대체 어떤 곳인지, 왜 카드로 바꾸는 것인지 아무런 해설을 덧붙이지 않는다. 마치 고전 액션 게임을 보는 듯한 전개다. 인트로의 설명과 몽환적인 배경은 "이 게임 설정에 뭔가 있구나" 라는 기대를 갖게 하지만, 사실은 어렴풋한 이미지로 기대감을 키웠을 뿐, 최소한의 설정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다. <페르시아의 왕자>처럼 핵심을 간단히 표현하면 어땠을까 싶지만, 특유의 모호함이 몽환적인 작품의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챕터 2 보스전

힘을 한껏 모아 배때기에 구멍을 낼 수 있다.

 

승룡권에 배가 뚫려버린 보스

스샷으로 보면 형편없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훌륭하다.

부족한 그래픽을 잘 감추려면 이 게임처럼 해야 되는 것 같다.

 

공식 트레일러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도중에 죽어도 직전 상황으로 되돌아가지만, 대신 점수 획득이 어려워져 고랭크 달성이 어려워진다.

 

업적 헌터를 위한 게임

조디악 수수께끼를 눌러보면 수수께끼 같은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사이드 B로 넘어가면 이렇게 힌트가 나온다. 뭔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싶지만, 이걸 스스로 풀어나가는 게 <사요나라 와일드 하트>가 가진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한 번의 플레이로 Risky!를 반복해서 띄워보기로 했다.

수수께끼 같은 문구는 아마 이걸 말하는 거겠지.

 

도전과제 조건이 어려운 만큼, 수수께끼가 풀렸을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설명을 봐도 제대로 된 조건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도전과제가 많다.

 

조건을 알 수가 없어 포기한 도전과제. 이런 게 상당히 많다.

 

 

평가 점수 : ★★★★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는 퍼즐이나 리듬게임으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작품은 청자들의 체험을 곁들인 일종의 인터랙티브 팝 앨범에 가깝다. 앨범의 트랙은 게임 속 스테이지에 대응하며, 트랙1부터 트랙10까지 정복하는 과정은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아우르는 한 편의 코스요리와 같다. 예전엔 이런 식으로 음악을 많이 들었더랬지. 만족감이 남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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