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AVICII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클럽과는 연이 없던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아비치는 1989년생으로 지금쯤 서른이 넘었을 터이나, 2018년 서른이 채 안 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DJ, 프로듀서로서 활동하여 많은 명곡을 발표했으며, 그의 족적은 음악계 뿐만 아니라 게임계에도 닿아있다. 아비치의 이름을 내걸고 만들어진 게임, 아비치 인벡터가 그 주인공이다.
어떻게 해야 아비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리듬게임이다. 리듬게임은 음악과 게임메카닉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고, 게임플레이가 신선하지 않아도 좋은 수록곡으로 커버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물론 음악인을 다룬 게임 중에도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1990> 같은 돌연변이가 있지만, 아비치는 댄스 가수가 아니기에 액션 게임을 만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뻘소리는 이쯤에서 끝내고 게임을 살펴보자.
이미지 출처 : https://www.amazon.com/Avicii-Invector-PlayStation-4/dp/B07YVSJS2X
엑스박스 게임패드를 쓰면 A B X Y 처럼 대응되는 버튼이 화면에 뜬다.
만약 키보드로 플레이한다면?
키보드 세팅에 맞게 표시된다.
오 괜찮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이런 스토리가 붙은 것 같다.
처음에는 리듬게임이라 스토리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스토리를 보여주니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나 모든 챕터를 클리어해도 '결국 말하고 싶은 내용이 뭐야?'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 게임의 스토리를 보고 구입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오디오서프, 2008>처럼 좌우를 움직일 수 있는 게 특징.
<오디오서프>와 다르게 비행기를 갖다대면 입력되는 방식이 아니라 박자에 맞춰 정확한 키를 눌러줘야 한다.
좌우 키도 눌러야 하고, A B X Y도 눌러야 하고, 바쁘다 바빠.
점수를 쌓다보면 부스터가 충전된다. 부스터를 발동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리듬게임에 서툰 사람들은 오히려 패널티처럼 느껴지겠지만, 패드로 플레이하면 부스터를 켰을 때 진동이 상당한 편. 점수고 뭐고 손맛을 보려고 킬 때가 많았다.
처음엔 유명인의 이름에 기댄 게임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니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아비치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챕터를 진행하다보니 게임의 완성도에 대해 회의적으로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게임은 가끔씩 ← → 같은 키를 입력해야 하는데, ←를 입력하면 왼쪽으로 화면이 돌아간다.
즉 화면이 상시 돌아가는 게임인 것이다. 벌써부터 어지럽다. 게다가 좌우 화살표가 똑같은 색이고, 모양이 좌우대칭이라 멀리서 구분이 잘 안 된다. 화면이 휙휙 돌아간다. 미칠 것 같다.
EASY 난이도는 A B LB ← →만 신경쓰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 X Y키가 추가되고, 채보가 복잡해져 정신이 없다. 그런 와중에 좌우 화살표까지 정확히 구분하면서 플레이한다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다. 좌우 화살표의 색깔을 다르게 해놓거나 모양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평가점수 ★★★
잘 만들어진 게임메카닉에 아비치의 곡.
좋은 리듬게임이 될 자격이 충분했지만, 휙휙 돌아가는 화면과 구분이 잘 안 가는 좌우 키가 많은 걸 망쳤다. 분명 구별이 잘 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게 불가능한 게임이었다.
엔딩만 본다면 플레이 타임은 3시간 남짓. 20,500원짜리 게임치고는 분량이 짧기 때문에 엔딩만 볼 사람은 추천하지 않음. 노멀 난이도 이상으로 2시간쯤 해보고 '자신이 해볼만 하다, 구별이 간다' 싶으면 그 때 구매를 확정해도 될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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