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에서 테니스(ねっと de テニス)란 어떤 게임인가?
캡콤 스포츠 클럽의 스매시 스타즈 종목을 따로 끄집어내,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여 가정용으로 이식한 게임이다. 제목에 사용된 넷토(ねっと)라는 표현은 네트워크&네트의 중의적 표현으로 보임.
이미지 출처 : https://capcom.fandom.com/wiki/Net_de_Tennis
<캡콤 스포츠 클럽, 1997> 이후 3년만의 첫 가정용 이식.
2021.07.12 - [게임리뷰] - 캡콤 스포츠 클럽 (1997)
아케이드를 콘솔로 이식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보자.
(드림캐스트 기준)
이식까지 2년 걸린 게임 (1998~2001)
버추어 파이터 3
겟 배스
건 버드 2
이식까지 1년 걸린 게임 (1998~2001)
기가 윙
소울 칼리버
크레이지택시
세가 랠리 2
파워 스매시
전뇌전기 버추얼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데드 오어 얼라이브 2
마블 vs 캡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
다이너마이트 형사 2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
발매된 해에 이식된 게임 (1998~2001)
파워 스톤
파워 스톤 2
죠죠의 기묘한 모험 미래를 위한 유산
마블 VS 캡콤 2
캡콤 VS SNK
캡콤 VS SNK 2
이식에 1~2년 걸린 게임은 흔하지만, 3년 걸린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작 1년 만에 나온 게임이 초월이식으로 칭송받던 시대, 3년 만에 나온 <넷에서 테니스>는 어떨까?
아케이드 때와 달리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바꿀 수 있는 건 용모와 능력치, 이름. 40포인트를 잘 배분하여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캐릭터를 만들어도 써먹을 곳이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깝다. 리그나 월드 투어 같은 게 있으면 좋으련만.
엑시비션 모드에서 대전을 즐길 수 있지만, 정작 원작에 있었던 아케이드 모드는 빠졌다.
원작의 축구, 농구 종목이 빠진 것도 모자라 테니스마저 불완전 이식이라니? 대체 왜 이식까지 3년이나 걸린 것일까. 히든 캐릭터 난입하는 재미가 쏠쏠했건만.
복식(2 on 2) 룰이 추가되었다
엑시비션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챔피언십, 투어 등이 없어 모처럼 만든 선수를 활용할 곳이 없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기능도 없다. 같은 테니스 종목인 <파워 스매시, 1999>는 월드 서킷을 추가하여 가정용으로 출시하는 성의를 보였다. 결국 네트워크 말고 놀 게 없네?
그동안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콘솔은 드물게 있었지만, 네트워크 게이밍을 지원하는 콘솔은 드림캐스트가 최초였다. 콘솔 게임에도 온라인 시대가 열린 것이다.
* 당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했던 게임들 (일부)
츄츄 로켓! (1999)
세가 랠리 2 (1999)
모여라! 구루구루 온천 (1999)
전뇌전기 버추얼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1999)
넷에서 테니스(2000)
트레저 스트라이크 (200)
판타시스타 온라인 (2000)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 사이쿄류 도장 for Maching Service(2001)
아웃트리거(2001)
드림캐스트는 혁신적인 게임기였지만 온라인 환경이 자리 잡기에는 시기 상조였던 것 같다.
지금도 빠른 반응이 필요한 게임들은 1600km(서울~대만)만 떨어져도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 반응이 느려도 상관없는 게임이라면 모를까, 즉각 반응이 필요한 FPS, 격투, 스포츠 같은 장르들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주기 힘들다. 속도 지연, 렉 현상이 빈번했기 때문. 99~01 시기의 네트워크 환경으로는 국내 서비스(일본)조차 불완전했던 것이다.
<넷에서 테니스>는 반응이 안 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임이다.
SLOW 모드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면 공이 느려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여기에 컨트롤러의 인풋렉이나 넷코드, 드림캐스트의 보급 문제, 인터넷 접속 요금 같은 변수까지 더해지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드림캐스트는 선구자적 콘솔이었으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던 것이다.
네트워크 문제는 이쯤에서 잠시 접어두자.
거츠와 미라클을 제외한 다른 스탯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거츠가 높을수록 다이빙 범위가 늘어나며, 미라클이 높을수록 미라클 샷이 잘 터진다.
미라클 슛이 발동하면 공에 잔상이 남는다.
확실하진 않지만 확률, 미라클 능력치, 정확한 타이밍, 이 삼박자가 맞아야 나가는 것 같다. 미라클 슛은 스피드가 빨라 상대가 일반 공에 익숙할수록 대응이 어렵다. 이 게임은 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반응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빠른 공을 대처하려면 상대 행동을 예상하여 선입력을 해야 하는데, 강공격, 약공격, 로브, 미라클 슛이 섞이면 경기 템포가 달라지게 된다.
자신이 고르는 캐릭터에 따라 플레이 방향성이 달라진다. 파워가 강한 호주, 미국은 보고 막기 어려운 공을 강요할 수 있고, 일본, 영국은 닿지 않을 공을 다이빙으로 쳐낼 수 있다. 당연히 노리는 득점 루트나 움직임을 다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만약 발리가 좋은 독일 상대로 네트에 찰싹 달라붙었다간 로브로 뒷공간을 공략당하고 말 것이다.
평가 점수 ★★★
<캡콤 스포츠 클럽>을 하면서 "스매시 스타즈만 빼서 내면 딱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넷에서 테니스>를 출시한 2000년은 아케이드 게임을 그대로 가정용으로 이식해도,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든 시대였다. <철권3> <소울칼리버> 같은 초월이식이 등장하면서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반면 <넷에서 테니스>는 가정용 이식이 너무 늦었고, 아케이드 모드를 삭제했으며, 네트워크 환경이 불완전한 시대에 발매되었다. 처음부터 잘 될 수 없는 기획이었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은 <넷에서 테니스>의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3>나 <소울칼리버> 같은 이식을 기대했을 것이다. 슈퍼패미컴 시대만 해도 아케이드 게임의 완벽 재현, 추가 요소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이식해준 게 어디냐" 당시 게이머 태반이 이렇게 생각했던 때였다. 그런 생각을 2000년에 다시 하게 될 줄이야, 실망스러운 타이틀이지만 게임이 재미있는 게 더 서글프다.
그동안 <캡콤 스포츠 클럽>은 레트로 붐이 들이닥친 요즘 시장에도 이상하리만치 소외되었다. 유일한 이식작인 캡콤 홈 아케이드는 라이센스를 받아 오픈소스 에뮬레이터를 사용한 복각판 게임기, 어떤 의미로 스매시 스타즈의 이식작은 <넷에서 테니스>가 유일한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초월이식 따윈 기대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현세대 기기로 이식되지 않았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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