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나온 후속작. 제목부터 어지럽다. 이 게임은 Dunk Dream '95(일본) Hoops '96(유럽) Hoops(북미), 이름이 총 세 가지나 된다. 내수판과 수출판 이름이 다른 게임은 얼마든지 있지만, 유럽판과 북미판의 이름이 다른 게임은 보기 드문 편이다.
게다가 내수판 제목과는 달리, 수출판 제목은 어떤 게임의 후속작인지조차 불분명하다. (Street Hoop(유럽), Street Slam(북미)) 수출판의 흥행이 썩 좋지 않았던 걸까?
전작은 준수한 아케이드 농구 게임이었다. <덩크 드림, 1994>은 아케이드 특유의 가벼움, 경쾌함이 일품인 게임이었으나, 깊이가 얕았고 공수 밸런스가 나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가 개발과정에서 오갔던 것인지, <덩크 드림 '95>는 전작의 캐주얼함을 계승하면서도 깊이를 더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었다.
새로운 드리블이 생겼다.
→→(앞앞)을 입력하면 한 바퀴 돌아 스윽 전진한다.
덩크 드림 ⓐ 득점에 성공하면 게이지가 찬다. 게이지가 꽉 찬 상태에서 슈퍼 샷을 쏠 수 있다. ⓑ 슈퍼 샷은 반드시 들어간다. ⓒ 슈퍼 샷 게이지가 꽉 찼을 때, 다음에 쏘는 슛이 슈퍼 샷이 된다. (별도의 조작 필요 X) |
덩크 드림 '95 ⓐ 득점에 성공하면 게이지가 찬다. 게이지가 반쯤 차면 슈퍼 덩크를, 꽉 차면 슈퍼 3점을 쏠 수 있다. ⓑ 슈퍼 샷은 슈퍼 디펜스를 써서 무효화할 수 있다. ⓒ 슈퍼 샷은 A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 사용한다. ⓓ 슈퍼 디펜스는 슈퍼 덩크를 쓸 수 있고, 상대가 슈퍼 샷을 사용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
슈퍼 샷을 쓰면 기를 모은 후 슛을 날리는데, 이때 슈퍼 디펜스로 응수할 수 있다.
충분히 보고 반응할 수 있을만큼 딜레이가 큰 편.
슈퍼 디펜스는 덩크와 3포인트 모두 막을 수 있으므로,
서로 슈퍼 샷을 쏠 수 있는 상태라면 슈퍼 샷을 봉인하게 된다.
전에 <덩크 드림> 리뷰에서 더블 클러치와 3점이 비정상적으로 잘 들어간다고 투덜거렸는데, <덩크 드림 '95>에선 살짝 하향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공격 양상이 다양해진 건 긍정적이나, 덩크슛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조삼모사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전작의 수비도 별로였지만 이번작은 한 술 더 뜬다.
블로킹은 물론 스틸 판정도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야박함.
덩크 슛이 강화되면서 좋은 타이밍에 점프를 해도 실패하기 일수.
블로킹 판정을 이렇게 나쁘게 만들 필요가 있었나?
<덩크 드림>이 흥행한 이유는 가벼운 게임성과 함께, 아나운서가 만들어주는 흥겨운 분위기가 한 몫했을 것이다. 후속작 <덩크 드림 '95>의 아나운서는 분위기가 달라져, 전작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특히 "쓰리 포인트 바스킷!" 음성이 없어진 것과, 리플레이가 재생될 때 "굿 플레이" 한 문장으로 퉁치는 게 심하다.
또 다른 아케이드 농구 게임인 <런 앤 건, 1993>의 리플레이는 해설과 결합되어 실제 경기를 중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덩크 드림 '95>의 리플레이는 <런 앤 건>보다 발전된 편의성을 선보였다. 그러나 리플레이의 순기능은 경기의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데에 있다. 이래저래 현장감, 몰입감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2022.07.19 - [게임 비평] - 런 앤 건 (1993)
당시의 게임들은 내수판과 수출판의 게임성이 다소 다른 게임들이 많았다. 이 게임 역시 마찬가지로 다양한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유럽판에 해당하는 <훕스 '96>은 리플레이 빈도를 줄였다. 또한 이동 속도 증가, 시합 시간 단축으로 속도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속도감을 즐길 틈도 없이, 경기가 순식간에 끝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고받는 공방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30초 바이얼레이션 룰의 도입은 전작의 볼 돌리기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덩크 드림 '95>의 경기 시간이 짧아, 30초만 볼을 돌려도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래선 룰이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다. 15초 정도면 충분했을 것을...
평가점수 ★★★
전작의 캐주얼함을 계승하면서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고 밸런스를 다듬은 후속작. 디테일이 아쉬운 게임이다. 스포츠 게임에서 보고 반응하는 즐거움을 없애버리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슈퍼 샷이 슈퍼 샷을 봉인하는 이상한 구도도 심심찮게 나온다. 수비측이 불리한 것은 전작 <덩크 드림>도 마찬가지지만, 블로킹의 형편없는 성능 때문인지 <덩크 드림 '95>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더 컸다.
기본 시간 설정도 아쉽다. 꼴랑 2분 가지고는 점수 쟁탈전이 잘 나오지 않고, 2쿼터도 없어 순식간에 끝난다. 굳이 기본 세팅을 2분으로 둬야 했을까, 게임 템포가 빠른 수출판은 더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벌써부터 전작의 상쾌함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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